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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순백의 '나도수정초'

by 고니62 2022. 5. 17.

순백의 '나도수정초'

 

촉촉하게 젖어있는 오월의 숲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숲 속으로 들어서자 

조용할수록 더 아름답게 들리는 자연의 소리, 

수북이 쌓여있는 젖은 낙엽을 밟을 때마다 베어 나오는 숲 냄새, 

오월을 시샘하던 안개비도 잠시 주춤한다.

 

[수정목]
[호자나무]
[금난초]
[은난초]
[나도수정초]

세월이 느껴지는 계곡

연둣빛 이끼 위로, 낙엽 위로 고개 든 숲 속 요정 

'나도수정초'의 고운 자태 

비에 젖은 요정들은 투명한 종이인형처럼 속살이 보일 듯하다.

 

나도수정초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나도수정초]

하얗게 피어나는 모습이 수정을 닮았을까?

하얀 얼굴 속에 숨겨 있는 파란 눈을 가진 외눈박이 외계인일까?

하얀 수정처럼 빛난다 하여 '나도수정초'라 불린다.

 

[나도수정초]

나도수정초는 노루발과의 여러해살이 부생 식물로 

비늘모양의 빽빽한 어긋난 퇴화된 잎과 줄기는 기둥모양으로 곧추 서고 

다 자란 길이는 10~15cm 정도이다.

 

투명에 가까운 흰색의 꽃은 

줄기 끝에 종모양으로 밑을 향해 달리고 수정난풀과 달리 암술머리는 청색이다.

백수정을 닮은 고개를 숙인 모습이 '백마의 머리'를 닮았다.

나도수정초는 수정난풀과 통합되어 부르다 지금은 분리된 종으로 

5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고 

 청색의 암술과 열매는 머리를 숙이고 땅을 향한다.

 

청색의 암술과 열매는 머리를 숙이고 땅을 향하는 모습이 수정난풀과 비교된다.

 

[수정난풀]

수정난풀은 꽃이 피는 시기는 나도수정초보다 늦은 7~8월로 

누런색의 암술과 열매가 위로 향하는 모습이 나도수정초와 구별된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숲

나무 그늘 밑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부생 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못하여 부엽토에서 양분을 얻어 살아가는 식물이다.

뿌리가 빈약하고 광합성 능력을 갖고 있지 않지만 

생태계의 중요한 분해자 역할을 해낸다.

주위를 잘 살펴야만이 만날 수 있는 귀한 아이들이다.

 

세상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계절의 여왕 오월 

내가 머물렀던 아름다운 순간순간들 

나무숲 그늘 아래, 뜻하지 않는 찰나의 기쁨과 설렘을 담았다.

 

고개 드는 초여름 더위 

걷기만 해도 기분 좋은 힐링 숲길에서  

보물을 꼭꼭 숨겨놓고 누군가 찾아오길 애타게 기다린다.

나도수정초의 꽃말은 '숲 속의 요정'이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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