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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수산리 '물메 밭담길'

by 고니62 2022. 12. 7.

수산리 '물메 밭담길'(2022.12.4. 일)

 

수산리가 언제 설촌 되어 사람이 살았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고려 원종 12년(1271년) 삼별초 별장 김통정이 

제주에 들어와서 귀일촌에 기거하면서 항파두리성을 축조하고 기세을 떨쳤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때부터  사람이 살아서 설촌 된 것으로 추측한다.

행정구역상 제주시 애월읍에 속하는 수산리의 명칭은 

정상에 못이 있는 '물메오름(수산봉)' 주변에 형성된 마을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물이 맑고 산이 아름답다 하여 물메라고 불리어 오다가 수산으로 변경되었다.

현재 예원동, 본동, 당동, 하동 등 4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고 

500여 가구에 1,3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제주도 최대 저수지인 수산저수지가 있고 

마을의 수호목 곰솔(천연기념물 441호)과 수산봉 정상에 설치되었던 

수산봉수대와 기우제단, 사장터 등 유물 유적이 많은 유서 깊은 마을이다.

 

[곰솔(천연기념물 441호)]
[수산리 복지회관]

농촌체험 치유마을 수산리 '물메 밭담길'은 

2016년 지역행복생활권 선도 사업으로 추진하는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을 활용한 농촌마을  6차 산업화사업으로 

제주밭담과 농촌의 문화, 환경을 체험하고 지역 홍보와 활성화를 위하여 조성되었다.

물메 밭담길은 수산리 복지회관을 시작과 끝으로 

물메오름(수산봉) 주변에 형성된 밭담길로 약 3.3km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밭담]
[제주밭담캐릭터 머들이네]

밭담길의 시작은 수산리 복지회관 길 건너 마을 안쪽의 밭담길로 시작된다.

아름다운 물과 산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농촌 풍경, 소박하고 평화로운 '물메 밭담길' 

'머들'은 제주어로 '돌무더기'라는 뜻으로 

제주밭담캐릭터 머들이네 가족이 길을 안내한다.

 

[감나무]

고향에 온 듯 느껴지는 넉넉한 가을 풍경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집집마다 울타리 안으로 앙상한 나뭇가지마다 

주홍빛으로 익은 색깔 고운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장관이다.

 

[비파나무]
[참식나무]
[사철나무]
[텅 빈 새집]
[나한송]
[제주밭담캐릭터 머들이네]
[성목동산]

마을길을 걷다 보면 물메 호반 8경을 만날 수 있다.

곳곳에는 시비가 있는데 잠시 여유를 가지고 읽다 보면 

내가 그 안에 있는 듯 마음이 머무른다.

 

[1경 성두적성 차향지예]

성목의 경적 소리, 이 고장 명예 드높인다.

4·3 때 성을 쌓아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했던 길목의 성목이나 

지금은 주변에 인공폭포와 백세로가 조성되면서 

잘 어우러져 또 다른 경관을 연출한다.

2005년 개통된 애조로의 자동차 경적소리, 물메 마을 번영의 메아리로 들린다.

 

[제주도 모형의 지도]

인공폭포를 지나 백세로에 접어들면 소공원을 만날 수 있는데 

그곳엔 제주도 모형을 한 지도가 놓여 있다.

 

[2경 제안행로 수광은파]

제방 발길 호수에는 은빛 물결 출렁인다.

1960년대 조성된 길이 420m의 저수지 제방 길이다.

쌀이 귀했던 시절, 논에 물을 조달하기 위해 저수지가 만들어졌다.

올레 16코스와 연결되어 있고, 수산봉과 잘 어우러져 길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수산리 하동]

제주 최초 수몰마을 수산리 '하동' 

이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수산저수지는 애월읍 수산리 하동마을이 있던 터전이다.

1957년 원벵듸에 논을 만들고 이용하기 위하여 

수산리 하동마을 72가구 중 둑방 아래쪽을 제외한 42가구와 

농토가 수몰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한국농어촌공사수산저수지]

아쉽게도 공사 중이라 제방길을 걷지 못하고...

 

[물메오름 표석]
[숲길]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에 시인이 되어보고 

소나무와 낙엽활엽수들이 어우러진 길게 이어지는 숲길은 아늑하고 편안함이 느껴진다.

 

[3경 산정봉대 일망무제]

산 정상 봉수대, 탁 트인 사방 경계한다.

수산봉수가 설치되었던 군사기지 봉수대이다.

동쪽으로 도원봉수(도두봉), 서쪽으로는 고내봉수(고내봉)까지 

연결하는 통신 역할과 제주 앞바다와 비양도까지 바다를 감시하며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정상]

정상에는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로 시야를 가려 예전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4경 봉도고비 충절문촌]

산자락 오래된 묘비, 충절문촌 증거한다.

물메마을이 충절문촌임을 말해주는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고비다.

 

[8경 원사종향 만령진혼]

원사의 은은한 종소리, 원혼 넋 진정시켜준다.

1933년 창건된 원천사가 뿌리인 사찰 대원정사이다.

이곳에는 호국영령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고 

매년 삼월삼짇날(음력 3월 3일) 충혼제를 올리고 있다.

이따금씩 들려오는 원사의 종소리는

나라를 위해 순국한 모든 영령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듯하다.

 

[은행나무]
[제주수선화]

경내에는 겨울을 알리는 제주수선화가 길손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먼나무]
[5경 노송수호 산유지락]

호반 지킴이 노송, 풍유 멋을 더해준다.

500여 년 전 마을 주민이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441호 노송이다.

오랜 세월 함께한 하동 마을이 호수로 변하면서 

순박하게 안녕을 지켜준 곰솔은 이제 호반과 주변을 격려하며 희망을 주고 있다.

수산리 주민들은 이 나무가 마을을 지키는 수호목이라 믿고 보호하여 왔다.

 

언덕 중턱 소나무에 가지런히 매달아 놓은 그네

누가 걸어두었는지 조금은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주인을 기다린다.

 

[그네 포토죤]

줄 서서 사진을 찍는다는 나 홀로 그네...

수산봉보다 수산유원지 그네 포토죤으로 더 유명세를 탄다.

탁 트인 뷰,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한라산과 저수지가 엽서의 그림 속을 여행하듯 설렘으로 채워지고 

저수지 너머로 물메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구슬나무]
[7경 당동정자 녹음민회]

녹음 쉼터 당동 정자, 민초 민의 키워준다.

고목 팽나무가 잘 어우러진 민회의 본산지 물메 당동 한복판 쉼터 정자이다.

녹음 짙은 그늘 아래서 민의를 나누고,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논의하며 

위안과 행복을 나누던 곳이다.

 

[담쟁이덩굴]
[6경 수운교당 전래민풍]

민족정기 수운교, 민풍 민속 이어간다.

1923년 서울에서 개교한 수운교는 동학 시조 

수운 최제우를 天師(천사)로 유·불·선 합일의 천도이며, 정성과 공경과 믿음의 종교이다.

주민들에게 전래 민풍을 전하고 사람을 섬기고 행복을 누리며 

덕을 펼치도록 안내하며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수산1교]
[큰섬지]

수산리 마을 사람들이 생명수 역할을 했던 '큰섬지' 

큰섬지는 수질이 맑고 수량이 풍부하여 설촌과 더불어 주민들의 음용수로 사용하여 왔으며,

심한 가뭄에도 샘이 마르지 않아 인근 마을인 장전리와 소길리에서도 

이 물을 이용하여 식수를 해결하였다.

물허벅 여인상이 있는 벼랑 측벽과 끝에서 샘물이 용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통 안으로 출입할 수 있는 계단이 놓여있다.

 

[장미]

걷는 내내 길동무가 되어준 여름의 흔적들 

마을 안길에는 철 지난 장미가 담장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하늘 향해 나팔을 부는 '둥근잎유홍초' 

까꿍! 햇빛이 그리운 광대나물도 일찍 세상 밖으로 나왔다.

 

[노아시나무]
[함박이]
[여우콩]
[배풍등]
[며느리배꼽]
[둥근잎유홍초]
[광대나물]
[감나무]

물메 밭담길은 수산저수지를 중심으로 수산리 마을을 걷는 밭담길이다.

솔숲이 아름다운 오름과 물, 그리고 물메 호반 8경을 만날 수 있지만 

저수지 제방길이 공사 중이라 걷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다.

 

물메 둘레길은 수산리 복지회관을 시작과 끝으로

성목동산(제1경)~제방길(제2경)~산책로봉수대(제3경)~기우제연못~

봉도고비(제4경)~대원정사(제8경)~곰솔(제5경)~강씨묘 산담~충혼묘지~생태연못~

당동정자(제7경)~수운교 큰섬지(제6경)~농로돌담길~제석동산~ 희망의다리 하천뚝길~

수산리표지석~능선이길~물뫼힐링팜~리사무소까지 약 8km(2시간 소요)이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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