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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귀덕1리 '영등할망 밭담길'

by 고니62 2023. 2. 10.

귀덕1리 '영등할망 밭담길'(2023.2.1. 수)

 

영등할망 신화마을 '귀덕1리' 

한림읍의 가장 동북쪽에 자리한 해안마을로 

사동, 하동, 중동, 성로동, 신서동 등 5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1300년(고려 충렬왕 26년) 제주도에 14현을 설치할 때

이 지역에서 학자와 무인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하여 귀덕현이 되었다.

귀덕1리의 옛 이름은 '돌여', 또는 '돌덕'으로 

마을 북쪽 바다에 썰물 때만 드러나는 돌섬인 큰여와 작은여가 있어 붙은 이름이다.

해안에는 예로부터 귀덕포로 표기된 '모살개'와 복덕포로 표기된 '복덕개'가 있다.

귀덕1리는 제주문화의 특징인 반농반어의 생활과 문화가 뚜렷이 남아있는 곳으로 

제주신화 속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도대불]

귀덕1리는 제주시내에서 서쪽으로 25km 지점에 위치하여 

한림읍에서 제일 먼저 손님을 맞이하는 곳으로써 한림읍의 16 절경 중의 하나인 

귀덕 석잔도 거북등대에서 바라보는 석천예와 미역 따는 해녀들의 모습, 

그리고 배들이 들고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영등대왕]

음력 2월 영등달의 바람의 축제 

영등할망(해신)은 바람의 여신이자 내방신(來訪神)이다.

할망이 봄을 만들기 위해 뿌리는 바람은 

1만 8천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할망의 변덕이라 한다. 

음력 2월 초하룻날에 꽃샘추위와 함께 바람길의 올레 귀덕1리 복덕개로 들어왔다가 

음력 2월 15일 남풍(마파람)이 불면 우도를 마지막으로 제주를 떠나간다.

보름동안 바다밭에는 해산물 씨앗을, 밭에는 온갖 곡식의 씨앗을 뿌려주며 

제주 산야를 구경하고 영등에 뿌린 바람은 다 거둬간다.

영등신맞이 환영제는 이곳 귀덕리 복덕개, 영등할망 신화공원에서 시작된다.

 

[귀덕1리 마을회관]

귀덕1리 '영등할망 밭담길'은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 보전관리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밭담의 농촌의 문화, 환경을 체험하고 

지역홍보와 활성화를 위하여 2019년에 조성된 밭담길이다. 

또한 2014년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의 대표적인 밭담 유형 중 하나인 잣담이 많아 

'잣질동네'로 불릴 만큼 농어업문화의 다양한 가치를 품고 있는 마을이다.

 

[포제터]

영등할망이 처음 오시는 아름다운 제주의 마을 귀덕1리 

영등할망의 숨결과 기운이 짙게 드리워진 

제주선인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영등할망 밭담길'은 

귀덕1리사무소를 출발하여 약 4km로 60분 정도 소요된다. 

출발지점인 리사무소 주변에는 돌담을 두른 포제터가 자리하고 있고 

좌우로 오래된 팽나무와 소나무는 마을의 역사를 말해준다. 

 

[돌담캐릭터 머들이네]
[송악]
[귀덕향사와 마을 보호수(정자목) '팽나무']

귀덕1리는 한라산맥이 서쪽으로 줄기를 따라 내려오다가

북쪽으로 뻗은 반도와 같은 광활한 마을인데도

산이 없고, 해안가에서 중산간까지 평탄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대부분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다.

 

[방울양배추]
[방울양배추]
[밭담 캐릭터 머들이네]
[밭담길]

마을로 들어서면 밭담과 집들이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고 

마을 안 길을 벗어나면 끊임없이 이어지며 첩첩이 펼쳐지는 밭담을 만날 수 있다.

한라산이 보이는 밭담과 어우러진 풍광 

여덟 개의 밭담길 중에 가장 길기도 하지만 밭담들 자체가 빚어내는 

풍광 앞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게 된다.

 

[잣질]

잣질은 잣담 위로 다니는 길로 

도로에 인접한 밭의 안쪽에 맹지 밭이 자리한 경우에 

잣담을 일부러 그곳까지 갈 수 있도록 쌓았다.

인정과 배려가 주는 넉넉하고 정겨운 농촌풍경이다.

 

[적채]
[농지의 경계표지]

제주밭담은 1,000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 동안 

제주선인들의 노력으로 한 땀 한 땀 쌓아 올려진 농업유산이다.
바람을 걸러내고 토양유실을 막아내며 마소의 농경지 침입을 막아 농작물을 보호한다.

그리고 농지의 경계표지 기능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제주밭담은 농업인들의 삶과 지혜 

그리고 제주농업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농업유산이다.

 

[밭담캐릭터 머들이네]

구불구불 밭담의 향연 

마을 안 길을 벗어나면 모양도 다양한 온통 밭담이다.

쌓는 모양에 따라 외담, 접담, 잣담, 잣굽담으로 구분해 부르는데 

이곳 밭담길에는 외담과 접담, 그리고 잣담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배추]
[멀구슬나무]
[잣지왓의 콜라비]

영등할망 밭담길에는 

자갈로 이루어진 밭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런 밭을 '작지왓'이라 부른다.

한여름에도 자갈이 수분을 머금고 있어 가뭄을 타지 않고 

의외로 농작물이 잘된다고 한다.

작지왓에서 자라는 콜라비가 유독 싱싱해 보인다.

 

[밭담 안에 산담]

고즈넉한 농촌풍경과 그림같이 펼쳐지는 밭담길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진빌레 밭담길, 공세미 밭담길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밭담 안에 산담...

이곳 영등할망 밭담길에서도 많이 보인다.

울담에서 태어나 밭담에서 일을 하다 산담으로 돌아간다는 

제주 선인들의 삶을 이곳에서 만난다.

 

[머들]

제주 바다의 거센 바람을 막아준 밭담 

머들은 제주어로 '돌무더기'를 뜻하는데 큰 돌을 캐거나 깨어 

밭담을 두르고 남은 돌은 쌓아두게 되는데 이곳의 머들은 자갈더미이다.

밭 여기저기에 자리한 머들은 돌탑처럼 보이기도 하고 

힘들게 살아온 선인들의 고된 삶이 느껴진다.

 

[대파]
[쪽파]
[잣질]
[밭담 캐릭터 머들이네]
[동백나무]
[까치집]
[금잔화]
[적채]
[귀덕1리사무소]

멀리서 바라보면 검은색을 띤 현무암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구불구불 흘러가는 밭담은 엽서의 그림 속을 여행하듯 설렘으로 채워진다.

농부들의 지혜와 땀방울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브로콜리, 양배추, 콜라비, 쪽파 등 초록의 잎사귀를 만날 수 있었던 

영등할망 밭담길은 서 있기만 해도 그림이 되어준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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