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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한라산 둘레길 4구간(동백길)

by 고니62 2021. 8. 20.

한라산 둘레길 4구간(동백길) 2021.8.17. 화

 

자연을 만나는 환상 숲길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일제강점기 병참로(일명 하치마키 도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 운송로 등을 

활용한 80km의 둘레길을 말한다.

천아수원지~돌오름~무오법정사~시오름~수악교~이승악~사려니오름

~물찻오름~비자림로 등을 연결하는 환상 숲길이다.

 

자연과 에코 힐링하는 한라산 둘레길은 

제1구간: 천아숲길(천아수원지~보림농장 삼거리 8.7km) 

제2구간: 돌오름길(보림농장 삼거리~거린사슴오름 입구 8km) 

제3구간: 산림휴양길(서귀포자연휴양림 입구~무오법정사 입구 2.3km) 

제4구간: 동백길(무오법정사~돈내코탐방로 11.3km) 

제5구간: 수악길(돈내코탐방로~사려니오름 16.7km) 

제6구간: 사려니숲길(사려니오름 입구~사려니숲 입구 16km) 

제7구간: 절물 조릿대길(사려니숲 입구~절물자연휴양림 입구 3km) 

제8구간: 숫모르편백숲길(절물자연휴양림 입구~한라생태숲 6.6km)이 조성되어 있다.

사려니오름~사려니숲(물찻오름) 구간은 조성 중이다.

 

[동백길]

동백길은 무오법정사에서 동쪽 방향으로 

돈내코 탐방로까지 이어지는 11.3km의 구간으로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성지였던 무오법정사와 4·3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주둔소, 

화전민 터 등과 동백나무 및 편백나무 군락지, 법정이오름, 

어점이오름, 시오름, 미악산, 강정천, 악근천 등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한라산 난대림 지역의 대표적인 수종인 동백나무는 

서귀포휴양림에서 5·16 도로변까지 약 20km에 걸쳐 분포하고 있어 

우리나라 최대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한라산둘레길]

그칠 줄 모르는 비 

일주일째 비가 내렸다 그치길 반복하며 길게 이어진다.

비 오는 날이 잦아지면서 오랜만에 얼굴을 내민 햇빛의 소중함 

젖은 바닥이지만 동백길로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무오법정사 옛터]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성지로

종교계가 중심이 된 무오법정사 옛터이다.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은 조천 만세운동, 제주해녀 항일운동과 함께

제주 3대 항일운동의 하나이다.

법정사 항일운동은 제주지역에서 일어난 집단적인

항일운동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샘물]
[한라산둘레길]
[동백나무 군락지]

한라산 난대림 지역에 최대 군락지를 이루며 

넓게 분포하는 동백나무는 차나무과의 상록활엽수이다.

12~3월 사이에 붉은 꽃이 피는 생장은 느리지만 수명이 길어 관상수로도 많이 사용된다.

그리고 동백기름은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아 식용으로 사용한다.

 

[하천]

하얀 유백색을 띠어 기공 없이 치밀한 조면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하천이다.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하천과는 다른 느낌이 들고

오랜 세월 암석은 하천과 함께 계곡의 황홀한 경관을 만들어낸다.

영실에서 발원한 이곳 하천의 깊이는 얕지만 

도순천~강정천으로 흐른다.

 

[하치마키 도로 흔적]

일제가 한라산 중허리를 돌아가며 건설한

하치마키 도로(병참로) 흔적은 동백길 구간에서 비교적 잘 남아있다.

길을 만들기 위해 바위를 굴착했던 흔적인 착암기 구멍이 

바닥에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시 도로 개설 과정을 엿볼 수 있는 현장들이다.

 

[숯 가마터]

옛날 생활 모습(난방을 위해 숯을 생산하던 곳)을 

엿볼 수 있는 생활유적지로 울타리는 흙과 돌로 축조되었다.

1970년대 초까지 목탄 연료의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다.

 

[황칠나무 잎]
[궤]
[4·3 주둔소]

4·3의 아픈 역사를 가진 비극적인 사건의 하나인 4·3 사건은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 정의하고 있다. 

4·3 사건의 생생한 흔적을 이곳 동백길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4·3 주둔소로 

외성과 내성의 이중구조로 만들어진 모습이 남아있다.

 

[4·3 유적지]

곶자왈 지역이나 한라산의 생태환경은

겨울에도 습도가 높아 버섯이 자라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해발 900 고지 이상인 중산간 이상의

고지대(자연과 비슷한 환경)에서 버섯을 재배한다.

 

[시오름 삼거리]
[한라산둘레길]
[무당버섯속]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숲 

낙엽 위로 노란 입술을 내밀고 유혹하는 하얀 요정 '버어먼초'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식물로 

'석장(錫杖)'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스님들이 들고 다니던 지팡이를 말한다.

 

[버어먼초]
[애기버어먼초]

나무 그늘 밑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부생 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못하여 부엽토에서 양분을 얻어 살아가는 식물이다.

주위를 잘 살펴야만이 만날 수 있는 

숲 속 요정 부생 식물들은 투명한 종이인형처럼 속살이 보일 듯하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엽록체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하여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살아간다.

하지만 녹색식물이 아닌 부생 식물은 동물의 사체나 배설물, 죽은 식물을 분해하거나 

분해되어 생성된 유기물에서 양분을 얻는다.

뿌리가 빈약하고 광합성 능력을 갖고 있지 않지만 

생태계의 중요한 분해자 역할을 해낸다.

 

[구상난풀]
[수정난풀]
[사철란]
[털사철란]
[여름새우란]
[삼나무 군락지]

한라산 둘레길에는 난대상록활엽수와 온대낙엽활엽수, 

일제강점기에 조림된 것으로 보이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등이 특색 있게 분포되어 

자연과 하나 됨을 느끼게 하며 편안한 휴식을 더해준다.

삼림욕(森林浴)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신록이 우거지는 5월을 시작으로 단풍이 지는 9월까지 

숲 속의 나무는 상쾌한 향기를 내뿜는다.

여름 숲에는 나무가 성장하면서 우리에게 이로운 항균 물질을 발산하는데 

피톤치드는 하루 중 오전 10시~12시에 가장 많이 발산한다고 한다.

 

활엽수가 울창한 숲 속~

은은하고 상쾌한 기운이 숲 전체에 감돌고 

하늘을 가리는 초록물결은 숲 터널로 이어진다.

물에 닿으면 고유한 향이 진하게 퍼지는 '편백나무' 

비에 젖은 편백나무가 주는 진한 내음과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회색빛 도시의 정글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까지 쉬어가게 한다.

 

[편백나무 군락지]
[옛 대피소]
[까실쑥부쟁이]
[계곡의 폭포]

 웅장한 폭포와 계곡가를 가리는 짙은 녹음은 없지만 

하류로 갈수록 시원스레 내려오는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는 귀를 열어준다.

하지만, 불어난 계곡의 물...

어떻게 건널까?

 

[불어난 물]
[동백길 끝지점이자 수악길의 시작점]

우렁찬 매미소리와 떠날 것 같지 않았던 한여름 더위도 한풀 꺾인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의 숲 

한라산 둘레길은 제주의 역사, 문화, 생태, 자연의 아름다움과 숨결을 

느끼며 만날 수 있는 제주 자연이 주는 숨은 보석이다.

'내가 머문 건 찰나, 숲이 가진 건 영겁'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