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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엄장 해안길

by 고니62 2021. 10. 9.

엄장 해안길(2021.10.6. 수)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구엄을 비롯한 

중엄과 신엄을 통틀어 속칭 '엄쟁이'라 부른다.

예로부터 소금을 만들며 살아온 사람들의 마을이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이 마을 사람들에겐 소금을 만드는 일이 생업의 일부로 

소중한 삶의 터전 역할을 했고 1945년을 전후하여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생업수단의 변화로 소금밭으로의 기능을 잃게 되었는데 

2009년 어촌체험마을로 선정되면서 일부 복원이 되었다.

 

제주시 서쪽 16km 지점에 위치한 신엄 마을은 

북쪽으로 접해 있는 완만한 해안선과 해안 단애가 잘 발달된 곳으로 

수직 절벽 해안절경이 뛰어난 곳이다.

 

[신엄 포구]

바다가 삶의 터전인 섬사람들은 

바다로 나가는 길목을 개척하는 일부터 해야만 했다.

제주 해안은 돌이 많고 구불구불하여 큰 포구가 들어서기엔 입지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제주의 크고 작은 포구에는 어떤 어려운 여건에서라도 

포구를 만들어야 했던 사람들의 힘들었던 고된 역사가 서려있다.

 

[가는갯능쟁이]
[미국실새삼]
[올레 화살표시]

신엄 포구를 시작으로 구엄 '돌염전'까지 

올레 16코스(고내~광령 올레 15.8km)를 지나는 해안절경 

고내의 작은 포구를 출발한 길은 바다와 맞닿은 길, 숲길, 작은 오솔길,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구엄까지 이어진다.

왼쪽으로 펼쳐지는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구간으로 

가을 늦더위 속 초록 물감을 풀어놓은 듯 바다가 주는 그림 같은 풍경 

여러 모습의 화려한 암석과 세월을 낚는 낚시꾼들, 하얀 소금기가 햇빛에 빛나는 소금 빌레 

지루할 틈도 없이 바다와 함께 걷기 좋은 산책로를 따라 가을을 걸어본다.

 

[테우]
[부릉머리 '해녀상']
[연청정]
[작은 오솔길]
[쉼터]

낭떠러지인 듯 아주 가파르지만

수심이 깊어서 강태공들의 휴식처인 듯 낚시가 잘 된다고 한다.

볼레낭 기정길에는 가을빛에 얼굴을 내민 바닷가 염생식물들이 반겨준다.

 

[도깨비고비]
[돈나무]
[순비기나무]
[함박이]
[며느리밑씻개]
[야고]
[염주괴불주머니]
[털도깨비바늘]
[벌노랑이]
[까마중]
[갯사상자]
[사철쑥]
[낚시돌풀]
[환삼덩굴]
[갯쑥부쟁이]
[화려한 기암괴석]

꼬불꼬불한 해안누리길 

아름다운 바다색과 조화를 이뤄 신비로움을 연출한다.

 

[남두연대]

연대는 조선시대에 사용된 군사·통신 시설 가운데 하나로 

제주도에서는 해안 가까이에 있는 높은 동산이나 언덕 위에 설치했다.

연대는 적선의 동태를 자세히 관찰하는 동시에 

해안 변경을 감시하는 연변봉수의 기능을 수행했다.

 

[외로운 소나무 한그루]
[은빛 멜떼가 반짝거리며 몰려다닌다.]
[신엄리 돈물원]

원담은 제주 해안의 자연 지형과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여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돌을 쌓아

밀물 때 원담 안에 들어온 고기를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해 남겨지면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돌 그물망 방식이다.

 

[쉼터]
[녹고물(노꼬물)]

신엄리의 옛 생명수 녹고물은 

포구의 안쪽 바위틈으로 용천수가 풍부하게 솟아 나온다.

녹고물은 한라산을 발원지로 하여 노꼬메 오름의 정기가 이곳까지...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녹고물'이다.

 

[몽돌 바당]

중엄리는 동쪽으로 구엄리, 서쪽으로는 신엄리가 접하고 있다.

다른 해안지대와 달리 포구가 없는 것이 특징이고, 해안선이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빼어난 해안절벽과 갯바위 낚시로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기를 수없이 하는 동안

바다가 허락한 선물...

매끄러운 몽돌이 끝없이 이어진다.

 

[중엄 '새물']

새물은 중엄리 마을 형성 당시 식수원이었으며 

풍부한 수량으로 인하여 방파제 안쪽으로 해수가 들어오지 않는 

최고 용천 물량을 자랑하는 제주 제일의 해안 용수이다.

지역주민들이 식수원 및 목욕, 빨래터로 사용하며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동절기에 넘나드는 파도 속에 식수를 길어 오는데 어려움이 있어 

현 방파제 중간 부분에 있었던 암석을 발파하고 방파제를 쌓았다고 한다.

 

[중엄리 해안의 기암괴석]

미소를 머금고 있는 사람 얼굴 바위 

중엄리 해안 새물 주변으로 갯바위들이 형성되어 있고 

다양한 형태의 기암괴석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들렁귀]
[억새]

거대한 돌 신전에 들어온 듯 빌레 위로 비행접시가...

기암괴석과 해식동굴, 너럭바위 울퉁불퉁한 돌염전 아래에는 

육각의 절리 형태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엄쟁이 주상절리]

구멍 숭숭 뚫린 현무암 지대 

자연산 소금이 생산되었던 마을 '구엄리' 

돌염전 터는 지금은 소금을 생산하지 않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누구에게나 훌륭한 포토존이 되어준다.

 

[갯쑥부쟁이]
[모새달]
[서치강물 버스 정류장]
[구엄리 어촌 체험마을]

제주시 서쪽 16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구엄리는 

바다와 접해 있는 어촌마을로 

검은색 평평한 바위 위에 특이한 모양을 한 '돌염전' 

구엄 마을 포구 '철무지개' 서쪽 '쇠머리코지'에서부터 중엄 마을과의 경계지점인 '옷여'까지는 

평평한 암반지대를 이루는데 이 암반지대가 소금밭이었다.

이 일대는 제주도의 다른 해안에 비하여 평평한 암반지대를 이루는데 

암반지대를 이용하여 소금을 생산한 곳으로 '소금빌레'라고 불린다.

네모난 곳에 바닷물을 채워 소금을 만드는 염전을 생각하지만 

이곳 '돌염전'은 바위 위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염전이다.

이곳은 북서풍이 셀 때 파도가 쳐 올라올 뿐 바닷물에 잠기지 않는다.

 

[구엄 '돌염전']

'소금 빌레'라고도 부르는 구엄리 돌염전은 

예부터 해안가에 널리 깔려 있는 암반 위에 바닷물을 이용해 

천일염을 제조하여 생활에 도움을 얻었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돌소금은 

색소 등 품질이 뛰어나 굵고 넓적한 천일염으로 

중산간 주민들과 농산물을 교환하기도 하였다.

소금의 생산은 봄, 여름, 가을이 가능하고 

겨울에는 일조량이 부족하고 계절풍(북풍)의 영향으로 

파도가 세어 소금밭을 쓸어버려 불가능했다.

소금밭은 공유수면상에 위치하지만 개인 소유가 인정되어 매매가 이뤄지고 

지적도는 없지만 육지의 밭에 비해 가격도 훨씬 높았다.

한 가구당 20~30평 내외로 소유했는데 큰딸에게 상속하는 풍속이 생겨났다고 한다.

 

[방문객을 반겨주는 물고기 모양 조형물]
[구엄 포구]
[도대불(구엄 옛 등대)]

애월읍 구엄리 포구에 세워진 이 옛 등대는 속칭 도대불이라 한다.

어부가 밤중에 고기잡이를 마치고 포구로 돌아올 때

불을 밝혀 안전하게 길잡이 역할을 하였던 옛 등대이다.

도내에 남아있는 소중한 해양문화유산으로 해안 빌레와 함께 보존해야 할 자원이다.

 

[연자방아]

넓은 소금빌레가 펼쳐진 구엄포구를 지나면 

밭담 너머로 봉긋하게 솟은 수산봉과 수산천을 마주하게 된다.

 

[봉긋하게 솟은 '수산봉']
[수산천]

해변을 감상하며 제주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애월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해안절경의 아름다움에 멈춰 서게 된다.

자연 그대로이거나 이미 개발된 바닷길 중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우리의 해양문화와 역사, 해양산업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작은 포구에서 시작되는 해안길은 

바다와 맞닿은 쪽빛 바닷길을 지나 작은 오솔길로 이어지고 

다시 해안도로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동안 

웅장한 여러모양의 기암괴석, 수직절벽, 주상절리 등 해안절경에 빠져들고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하얀 포말은 또 다른 제주의 매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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