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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까만콩 '시로미'

by 고니62 2014. 12. 7.

까만콩 '시로미'

나무이야기7

 

 

 

시로미과 / 상록활엽관목

학명 : Empetrum nigrum var. japonicum K.Koch     

꽃말 : 사랑

 

 

 

 

몇 해를 다녀도 좀 처럼 눈에 띄지 않았었는데 한라산은 오늘 내게 큰 기쁨을 안겨줍니다.

숲 터널을 지나 광활한 선작지왓이 눈 앞에 펄쳐지는 순간 콩알 크기의 검게 익은 시로미 열매가 눈에 들어옵니다.

눈으로도 담고 사진으로도 담고...

아직도 덜 담았는데 지나가던 등산객이 '횡재했다'며 한 줌 따 버린다.

 

 

시로미는 한라산에 넓게 분포되어 있지만 너무 작아서 눈높이를 낮추어야만이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아이입니다.

우리나라 한라산과 백두산에 분포하고 있는데, 해발 1,500m 이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고산지대 암석이나 바위틈 같은 건조한 곳을 좋아하는 이 아이는 약간의 흙만 있어도 땅위를 기면서 잘 자랍니다.

암수가 다른 이 아이는 6월에 자주색 꽃이 피고, 8~9월에 콩 크기의 열매가 가지 사이에 앙증맞은 검은구슬이 달린 것 처럼 숨어있습니다.

 

[시로미 수꽃]

 

 

 

꽃잎은 3장이며, 수술대는 가늘고 길며 꽃밥은 홍색을 띠고 있습니다.

열매는 식용할 수 있고, 한약재로도 쓰입니다.

 

 

 

 

 

1박을 했던 한라산 등반은 제주 학생이라면 누구나 추억 하나쯤은 달고 살아갑니다.

그 때는 잘 모르고 먹었던 약간의 신맛과 달콤한 맛이 나는 까만 열매가 '시로미'였습니다.

오래전에는 지천으로 깔린 까만 열매를 따다가 술을 담았던 기억이 있는 이 아이는 최근에는 많이 달린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공중습도가 높은 고지대에서 잘 자라는 여건이 한라산을 터전으로 잡았지만,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답답한 마음입니다.

 

 

 

 

 

진나라 시황제(진시황)가 신하인 '서복'에게 불로초를 구해오는 일을 시켰는데 한라산에 있는 시로미 열매를 구해 갔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만큼 시로미 열매의 대단함을 알려주는 것이겠지요.

한자는 오리(烏李), 영어로는 크로우베리(crowberry)라 하는데 '까마귀 열매'라고 해석하는 걸 보면 열매 색깔에서 오는 이름인가 봅니다.

 

 

 

 

한라산의 혹독한 겨울 추위를 이겨내는 시로미는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136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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