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첫눈(2021.11.9. 화)
어쩌다 만나게 된 환상적인 '상고대'
젖어있는 아침은 1100 도로를 달리는 동안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이른 아침 영실 탐방로 주차장은 한산하지만
간간이 날리기 시작하는 눈발에 우의를 챙겨 입은 등산객들은
하나, 둘 영실 소나무숲으로 멀어져간다.
적색 나무기둥을 한 영실 소나무 숲을 지나자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도 잠시 얼어버린 나무 데크길이 기다린다.
숲을 벗어나자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영실기암은 구름에 걷힐 듯 갇힐 듯 힘겨루기를 하고
영실계곡에 남아있는 울긋불긋 단풍과 상고대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눈꽃 가득 핀 영실 탐방로
영실기암과 병풍바위에 핀 하얀 얼음꽃, 환상의 눈꽃 상고대 황홀경이 펼쳐진다.
하지만...찰나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도 잠시
짙은 안개 속으로 숨어버린다.
나뭇가지마다 하얗게 피어난 서리꽃(상고대)은
순백의 환상의 길로 아침을 열어주고
차가운 꽃 서리꽃은
작은 물방울이 얼어붙어 나뭇가지마다 새하얀 꽃 세상을 만들어
지루할 틈 없이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뒤늦게 '한라산 첫눈' 소식을 접했다.
찬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영하로 떨어진 기온은
지난해(11월 29일)보다 21일 빠른 8일 밤 눈발이 날리는 것이 관측돼 올해 첫눈으로 기록됐다.
첫눈은 쌓이지는 않았지만
9일 새벽 한라산 윗세오름 등 고지대에 내린 눈이 얼어붙고
영하의 기온으로 서리와 상고대(나뭇가지 등에 내린 서리가 얼어붙은 모습)가 피었다.
등산로는 미끄럽고 계속 날리는 눈발에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겨울 장비
아쉽지만 안전사고에 대비해 하산하기로....
계획했던 윗세오름까지 오르지 못했지만
영실기암이 주는 상고대 풍경은 겨울 정취를 일찍 느끼게 한다.
단풍이 아직인 늦가을의 정취가 남아 있지만
이른 겨울, 병풍바위와 영실기암은 찰나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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