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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봄꽃 마중

by 고니62 2022. 3. 4.

봄꽃 마중(2022.3.2. 수)

 

봄은 어느 만큼 왔을까?

곶자왈을 품은 큰지그리오름으로 봄꽃 마중 간다.

 

[큰지그리오름]
[목장길]

민오름 둘레길 따라 큰지그리오름으로 가는 길~

곶자왈과 오름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어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오름 

오름 전체가 자연림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주변으로 넓은 초지가 펼쳐진다.

 

[큰지그리오름]

목장의 광활한 지대를 지나면 기슭의 편백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편백나무 숲]

수직 세상이 만들어내는 편백나무의 아름다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의 짙은 나무향 

마스크로 코를 막았지만 뿜어내는 맑은 공기와 상쾌함은 

몸으로 느껴지고 또 다른 절경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편백나무 숲]
[돌계단]
[현위치]

편백나무의 사열을 받으며 걷다 보면 정상과 마주한다.

탁 트인 360도 정상에 서면 잡힐 듯 눈 덮인 부드러운 능선의 한라산과 

한라산 주변으로 이어지는 오름 군락이 내 품에 안긴다.

 

[민오름~절물오름으로 이어지는 오름군락들]
[바농오름과 제주돌문화공원]

제주 동부지역 오름군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봉곳하게 솟아오른 크고 작은 오름 군락들의 파노라마는 눈을 즐겁게 한다.

아직은 차갑지만 때마침 기분 좋게 불어오는 봄바람 

광활하게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광은 이 오름의 매력인 듯하다.

 

[편백나무 돌계단 산책로]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난 편백나무 숲  

청량감을 주는 편백나무향은 다시 걸음을 멈추게 하고 

숲이 주는 편안함과 초록에너지는 힐링의 시간을 만들어준다.

 

[자연을 품은 습지]

육지와 수생생태계의 전이 지대 

겨울 오랜 가뭄으로 습지는 바싹 말라 정적만이 감돈다.

 

[계요등]
[상산]

발에 닿는 굴곡, 세월이 느껴지는 앙상한 숲길 

봄 햇살에 황금빛 세복수초가 반갑게 얼굴을 내민다.

 

[세복수초]
[민오름]
[민오름에서 바라본 큰지그리오름]
[민오름에서 바라본 한라산]

이맘때가 되면 오름 등성이를 시작으로

정상까지 봄꽃들이 얼굴을 내밀지만 오랜 가뭄과 잦은 산간 눈 소식에 

다른 해보다 봄은 느릿느릿 걸어온다.

아쉬운 마음에 보물창고로 숨겨진 보물을 만나러 가본다.

 

[세복수초]

따스한 햇살에 빗장이 열린 봄 

초록 치마에 황금빛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세복수초'가 꽃길을 만들었다.

보송보송 하얀 솜털을 달고 기지개 켜는 '새끼노루귀' 

너를 찾느라 돌 틈을 다 뒤졌는데

까꿍! 연분홍 봄이 너무 예쁜 '(분홍)새끼노루귀' 

작지만 품위 있는 모습의 이름도 별난 '중의무릇' 

수줍은 듯 하얀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린 변산아씨 '변산바람꽃' 

 

[새끼노루귀]
[(분홍)새끼노루귀]
[중의무릇]
[변산바람꽃]
[벌과 변산바람꽃]

숲 속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기 전에 차가운 땅 위로 

남들보다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꽃 아기씨들 

서둘러 꽃가루받이를 끝내려고 심부름꾼들을 열심히 불러 모은다.

 

[세복수초]

오랜 가뭄과 추위, 거센 바람을 이겨내며 용기를 내준 제주의 들꽃  

나뭇잎이 그늘을 만들기 전 가냘프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고개를 내미는 이 아이들은 햇빛과의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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