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부리에도 봄이...(2022.3.6. 일)
겨울의 끝자락에 찾아간 한라산
서 있기만 해도 영화가 되어주는 설경이 펼쳐지는 만세동산,
눈보라를 감싸 안은 설원의 구상나무와 웅장한 능선이 아름다운 눈 덮인 화구벽
겨울왕국 한라산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들이다.
어느 해보다 자주 들려오는 산간 눈 소식에 1100도로는 통제되고
산간도로는 그늘진 곳마다 오르막길에서 엉키는 자동차들...
그래도 굼부리로 가는 들머리 문은 활짝 열렸다.
세월이 느껴지는 삼나무 숲에 남겨진 선명한 발자국들
아침 햇살에 삼나무 숲은 따뜻하게 느껴지고 나무마다 핀 눈꽃
황홀한 설경이 펼쳐지는 굼부리는 그림이 되어준다.
굼부리 능선 위로 구름이 만들어낸 이색적인 풍광
굼부리의 봄은 어느 만큼 왔을까?
앙상한 나무가 엉켜 비좁은 길이 힘겹지만 발걸음은 설레기만 하다.
변산아씨는 아직...
눈이 녹아 다시 찾은 굼부리
계속되는 오르막길~
앙상한 나무 아래 힘없이 누워버린 새우난초
능선마다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는 초록 치마에 샛노란 저고리로 갈아입은 세복수초
아름다운 모습을 담느라 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빗장을 열기 시작하는 굼부리의 봄
잠시 피었다 봄바람 타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지만
하얀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린 변산아씨 '변산바람꽃'이 눈 맞춘다.
반갑다! 변산아씨~
바람도 멈춘 따스한 햇살 아래
나뭇잎이 그늘을 만들기 전 낙엽 수림대 아래에는
꾸미지 않아도 자연이 묻어나는 수수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차가운 바닥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세복수초'
구멍 난 고목에 터를 잡은 '개구리발톱'은 따스한 햇살에 몸을 맡기고
아직은 추운 듯 하얀 솜털을 달고 기지개 켜는
까꿍! '새끼노루귀'
오랜 가뭄과 추위에 용기를 내준 꽃 아기씨들
굼부리는 가는 겨울이 아쉬운지 다가오는 봄과 힘겨루기를 한다.
다시 만난 삼나무 숲길
구름을 밀어내고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통 바람이 부는 삼나무 숲길은 내가 걷는 동안 내 키도 훌쩍 커졌다.
'들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잣질 꽃 아기씨 (0) | 2022.03.21 |
---|---|
봄이 오나 봄! (0) | 2022.03.13 |
봄꽃 마중 (0) | 2022.03.04 |
들꽃으로 보는 '24절기' (0) | 2022.02.04 |
황야의 무법자 '왕도깨비가지' (0) | 2021.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