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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팽나무가 아름다운 '명월리'

by 고니62 2022. 6. 25.

팽나무가 아름다운 '명월리'(2022.6.22. 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명월리' 

제주시 서부지역의 중심지 중산간에 자리 잡은 마을로 

상고에는 수류촌이라 했는데 

오름과 숲으로 둘러싸인 산세가 수려하고 문인 학자가 많이 배출되어 

청풍명월이란 말에서 '명월'이라 유래되었다.

명월리는 금악, 옹포, 상명, 동명까지를 포함한 큰 마을로 

행정의 중심지, 교육문화의 본산, 군사의 중요한 요충지로 명월진성을 석성으로 개축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성내에는 수군만호(현 제주 방어사령관)가 주재했다.

광복 후 4.3의 피해지역으로 일부 부락은 폐허가 되었다.

마을의 동쪽, 갯거리오름이 위치해 있고

제주도 지정 기념물인 명월대, 팽나무 군락지, 명월성지가 있는 마을로 

옛 북제주군 지정 문화마을 장수촌으로 지정되었다.

 

[명월리 버스정류장]

유월 예보된 장맛비 소식에 투정을 부려보는 것도 잠시 

덥지만 맑은 하늘을 열어주는 아침 공기가 그저 고맙기만 하다.

중동마을을 시작으로 팽나무 길을 따라 걸어본다.

 

[팽나무]

시멘트로 덧댄 몸이지만 

수채화를 그려내며 오랜 세월 변함없이 마을을 지켜주는 팽나무 

계곡과 어우러져 더없이 아름답기만 하다.

 

[무지개 모양의 다리 '명월교']

무지개(홍예) 모양의 다리인 '명월교' 

수령이 수백 년 넘은 아름드리 팽나무가 즐비한 '옹포천' 

선비들의 풍류를 즐기던 '명월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석교 아래로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고 

수십 그루의 아름드리 팽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운치 있는 곳으로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쉬어가던 아름다운 계곡이다.

 

[국민가수 백난아 기념비]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대표곡인 '찔레꽃'이 금방이라도 흘러나올 듯하다.

 

[명월 국민학교 터(백난아 기념관)]

배움의 옛터 폐교가 된 '명월 국민학교' 

닫혀있는 문, 정문 벽면에 명월 국민학교라고 새겨진 문패가 그대로 남아있다.

 

[명월대: 제주도 기념물 제7호로 지정]

한림읍 명월리 중동 하천변에 위치한 명월대는 

조선 말기 이 지방 유학자들과 시인들이 어울려 풍류를 즐겼던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의 명월대는 1931년 명월 청년회가 정비사업을 추진하여 

축대와 비를 건립해 놓은 것으로 

축대는 명월대 남쪽의 돌로 쌓은 홍예교(명월교)와 함께 

수준 높은 석공 예물이라 할 수 있다.

 

[아름드리 팽나무 길]
[명월 팽나무 군락]

마을 중심을 흐르는 하천 양쪽에 수령 100년 이상을 자랑하는 

팽나무와 푸조나무 등 노거수 100여 그루가 잘 보존되어 자라고 있다.

예전에는 옹포천을 따라 시냇물이 시원하게 흘러 유유자적 노닐었을 곳 

지금의 옹포천은 하천 주변으로 축대를 쌓고 정비를 해서 옛 모습을 찾기가 어렵지만 

명월대 주변으로 아름드리 팽나무들은 과거 옛 풍경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팽나무]

팽나무는 느릅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느티나무와 함께 마을 정자목으로 많이 심어져 있는 향토수종이다.

뿌리가 잘 발달된 팽나무는 강풍과 해풍에도 강하고 

양지와 음지를 가리지 않고 습한 곳에서도 잘 견디며 성장이 빠른 편이다.

꽃은 4~5월에 피고, 열매는 적갈색의 핵과로 10월에 익는다.

팽나무와 유사한 푸조나무는 열매의 색이 검은 자줏빛을 띤다.

 

[장수마을]
[명월교(명월천 다리)]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아름다운 중산간 마을 '명월리'

마을 곳곳에서 오래된 팽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보호수: 팽나무(풍치목)]

육지의 느티나무만큼이나 제주에서의 폭낭(팽나무)은 

마을을 지켜주는 신성한 나무 '정자목'으로 남아있다.

굵고 억센 가지가 하늘을 향해 뻗은 모습, 연륜이 묻어나는 명월의 팽나무는 

노거수 집단으로 단순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나쁜 기운을 막고, 여름철 더위를 피할 수 있고, 침수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상들의 만든 소중한 곳으로 웅장한 풍치를 자아낸다.

하지만...

고목이 된 나무는 부분적으로 죽어 버섯들의 자람 터가 되어준다.

 

[짐수네물(음용수)]
[짐수네물(우마급수용)]
[한수풀 역사순례길]

한림의 옛 이름 '한수풀' 

한림공고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만든 역사 탐방로 

천혜의 자연경관,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한 제주의 역사를 품은 길 

아픔을 보듬고 미래를 다진다는 아름다운 의미의 '한수풀 역사순례길'은 

비양도가 눈앞에 바라다 보이는 명월 포구(현 옹포리 포구)를 시작으로

마대기 빌레와 명월진성, 명월대를 거쳐 만벵디묘역에 이르는 

여섯 개의 테마로 총연장 10km에 이른다.

한림읍 지역의 잊혀가는 역사와 문화를 찾아 

자신이 속한 고장을 알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한수풀 역사순례길'은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그리고 미래의 제주도에 대한 꿈과 열정, 

비전을 그려보는 역사순례길이다.

 

[명월천 산책로 쉼터]

한라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밭담 안 

구름에 갇혀버린 한라산, 하얀 메밀꽃은 흔적없고 텅 빈 밭만이...

 

[명월 팽나무 군락]

명월 팽나무 군락은 수령이 100년에서 400백 년 되는 노거수가 

중동마을을 흐르는 하천 양쪽을 따라 숲을 이루고 있고 

사이사이에 푸조나무, 산유자나무, 보리밥나무 등도 섞여 있어 

언제 찾아도 아늑하고 안정감을 주는 마을 숲으로 오래된 역사가 느껴진다.

 

[꽃치자]
[치자나무]
[노박덩굴]
[콩짜개덩굴]
[산유자나무]
[명월천 산책로]
[명월 리사무소 버스정류장]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 안길]

배고픈 아이들의 좋은 간식거리였던 

마을 길을 걸으면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팽나무 

조용하던 마을에 시끌벅적 말소리에 대문 밖으로 나오신 어르신 

팽나무와 함께 산 세월이 느껴진다.

연세를 여쭤보았더니 몇 살로 보이냐며? 되물으신다.

"3살 모자란 100살이여..."

사람이 그리운 듯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팽나무 아래 서 계신다.

 

[백일홍]
[포제터]
[지름(기름)자갈]
[기장]

녹음이 짙어가는 농로 길~

밭담 안으로 눈에 들어오는 기장과 눈 맞춤 해본다.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가는 단 하루의 삶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둥근잎유홍초' 

고마운 잡초, 다섯 가지 기운을 가진 오행초 '쇠비름' 

국화잎을 닮은 귀화식물 '국화잎아욱' 

햇빛 쨍한 낮에 더욱  화사하게 핀 향기가 아름다운 '낮달맞이' 

마을 인심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들꽃마저도 정겹다.

 

[둥근잎유홍초]
[거지덩굴]
[흰도깨비바늘]
[쇠비름]
[국화잎아욱]
[낮달맞이]
[브라질마편초]
[멍석딸기]
[초당옥수수]
[밭담]

'세계 중요 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밭담  

척박한 땅을 일구고 밭을 개척한

제주 선인들의 억척스러움과 고단함이 그대로 남아있는 구불구불 검은 밭담 

바람을 걸러내고, 태풍과 같은 큰 바람을 버텨내고,

토양유실을 막아내며, 마소의 농경지 침입을 막아 농작물을 보호하고, 경계표시까지 

밭담의 비밀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

 

[전봇대를 감싸 안은 '개머루']
[갯기름나물]

마을을 걷는 동안 처음으로 만나게 된 젊은이 

제주살이 3년 차라며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 명월이라고 덧붙인다.

 

[가름길(마을길)]
[명월 3교]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여 쌓은 '명월진성' 

명월성은 명월리와 동명리에 걸쳐있는 석성으로 왜선이 비양도 주변에 자주 정박하여 

민가에 피해를 입히는 것을 막기 위해 처음에는 목성을 쌓았다가 

돌로 성을 쌓아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였다.

 

[비양도가 보이는 성 위]

명월진성은 옛 제주 방어사령부(현 해병대 9 여단)가

지난 1999년 명월진성 내에 역대 만호 112명의 이름을 새긴 기념을 세워 

명월진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명월진성]

한적하고 고즈넉한 중산간 마을의 주는 여유로움 

뙤약볕이 내리쬐는 밭에서 흐르는 땀을 닦으며 일하시는 노부부 

평온한 풍경 속에 곳곳에 남겨진 역사를 걷다 보면 초록초록 색감은 힐링이 되고 

세월이 느껴지는 팽나무 가로수 길에서 명월리의 잔잔한 풍경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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