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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족은노꼬메 둘레길을 걷다~

by 고니62 2022. 8. 10.

족은노꼬메 둘레길을 걷다~(2022.8.5. 금)

 

애월의 숲을 지배하는 '노꼬메' 

애월읍 유수암리에 위치한 노꼬메오름은 

큰노꼬메오름과 족은노꼬메오름으로 이루어져 있고 

일찍이 '놉고메'로 부르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노꼬메'라고 불린다.

오름에 사슴이 살았음에 연유하여 '녹고악(鹿古岳, 鹿高岳)', 

사슴과 개의 형국에 비유하여 '녹구악(鹿狗岳)'이라고도 한다.

뾰족하게 도드라진 전형적인 이등변 삼각형의 모습을 한 큰노꼬메의 위엄과 

이웃한 경사가 낮은 다정다감한 족은노꼬메는 

정답게 마주 앉아 있어서 '형제 오름'이라고도 부르고 

멀리서 보면 오름 모양새나 형체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모습이 

하나의 오름으로 착각이 든다.

 

[궷물오름 입구]
[노랑하늘타리]

지칠 줄 모르는 찜통더위와 열대야~

활짝 열린 문을 들어서자 노랑하늘타리가 반갑게 맞아준다.

궷물오름 입구~궷물~상잣질 입구~족은노꼬메 입구~큰노꼬메 입구~

고사리밭~조릿대길~편백나무 숲길~족은노꼬메 주차장~상잣질~

궷물오름 주차장을 종착지로 여름 숲 속으로 들어가 본다.

 

[표지판]

제주의 목축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궷물오름' 

바위틈에서 쉼 없이 솟아나는 물이 제주방언인 궤(땅속으로 패인 바위굴)에서 

샘물이 솟아난다고 해서 '궷물'이라 불리고 있다.

비고 57m의 말굽형 화산체로 산록도로에서 보면 

나지막한 동산처럼 보이지만 전사면은 소나무가 자라고, 

울창한 자연림이 있어 깊은 산속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느끼게 한다.

마소의 번성과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백중제를 지내는 제단과 테우리 막사 

족은노꼬메와 큰노꼬메로 가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이야기가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궷물오름을 중심으로 장전리 마을목장이 형성되어 

근해까지도 우마를 방목하고 있다.

족은노꼬메와 궷물오름, 두 갈래 길에서 궷물오름 방향으로 진입한다.

 

[궷물: 바위틈에서 쉼 없이 솟아나는 물]

분화구(궤)에서 샘물이 솟아나는 '궷물오름' 

궷물이라 불리는 이곳은 제주의 목축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궷물오름 입구를 지나면 동쪽 기슭 아래에 

'자그마한 암굴에서 쉼 없이 솟아나는 물'이라는 의미의 궷물이 있다.

1937년 일제강점기에 장전목장 조합원들이 

궷물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가두어 목축에 필요한 급수장을 조성하여 

주로 암소의 급수장으로, 숫소의 급수장은 이곳에서 남서쪽 궷물오름 중턱에 위치한 

속칭 '절된밭'에 조성한 연못을 이용하였으며 

그 동쪽에는 당시 사용했던 샘이 있다.

 

[백중 제단]

장전리 목축문화의 상징인 '궷물과 백중 제단'

장밧이라 불리는 장전리는 

제5소장의 중심지로 아직까지도 상잣성 원형이 일부 남아 있고 

목자들이 모여 살면서 목장을 일구었던 곳으로 목축문화를 품은 궷물오름과 

궷물에서는 사시사철 맑은 물이 솟아나 이 물을 이용하여 

해마다 음력 7월 14일이 되면 백중제를 지내왔다.

궷물 바로 위로 오래된 소나무를 신목으로 영험스러운 

백중제 제단이 마련되어 있다.

 

[산수국길]

산수국이 길게 이어지는 숲길~

하늘 높이 추켜올렸던 헛꽃이 아름다운 '산수국' 

이미 수분이 끝나 뒤집어져 부끄러운 듯 살포시 땅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상잣질]
[삼나무길]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숲길 

'쑥쑥 자라 쑥대낭(삼나무)'이 사열하듯 반긴다.

오르막으로 오르는 동안 버겁기도 하고 땀으로 범벅이 된 여름 산행길이지만 

하늘을 가린 아름드리나무가 내뿜는 상쾌함 

여유롭고 편안하게 걷는 삼나무길에서 행복 담은 웃음소리는 커져가고 

한층 굵어진 매미 울음소리까지 

푸르름으로 가득한 숲 속의 상큼함에 잠시 걸음을 늦춰 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언덕의 끝...

연초록 숲 터널을 지나면 어떤 풍광이 기다리고 있을까?

바람 불어 좋은 날~

파란 하늘에 제멋대로 그림을 그려내는 잿빛 구름, 

숲 속은 무더위 대신 시원한 바람과 산새의 노랫소리로 귀를 채우고 

숲이 주는 원시적인 느낌마저 눈을 정화시킨다.

 

[큰노꼬메]
[족은노꼬메]

전형적인 이등변 삼각형 모습을 하고 있는 

위엄 있게 우뚝 솟은 큰노꼬메와 

어머니 품처럼 다정다감한 족은 노꼬메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사리밭]

고사리밭 갈림길에서 

계곡, 조릿대 길과 편백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숲으로 발길을 돌린다.

 

[조릿대길]
[처녀고사리]
[누리장나무]
[단풍박쥐나무]
[복분자딸기]
[거북꼬리]

숲길에는 양치식물들이 터를 잡았고 

여름 들꽃과 일찍 얼굴을 내민 가을 들꽃들이 어울려 살아가고 

큰 가시가 있지만 나물로 먹는 밀원식물 '가시엉겅퀴' 

이슬만 한 열매에 털로 덮인 '털이슬' 

작은 들꽃들은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여야만 눈 마주칠 수 있게 한다.

 

[가시엉겅퀴]
[털이슬]
[까치수영]
[애기담배풀]
[뱀무]
[큰뱀무]
[고추나물]
[큰개현삼]
[타래난초]
[층층이꽃]
[속단]
[방율꽃]
[편백나무 숲길]

변하지 않는 사랑 '편백나무' 

피톤치드의 대표적인 나무 '편백나무' 숲의 힐링 

하늘에 닿을 듯 곧게 뻗은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치유해주 듯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러는 동안 편백나무가 주는 진하고 고급스러운 향 

초록이 눈앞에 가득한 숲길은 눈도 마음도 함께 쉬어가게 한다.

 

숲 그늘을 따라 내려온 길에는 

멈춰진 초록의 시간, 

오고생이 곱앙이신(고스란히 숨어있는) 푸른 초원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탁 트인 그림같이 펼쳐지는 풍광은 

오랫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상잣성]

잣성은 조선시대에 

제주지역의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이다.

중산간 해발 150~250m 일대의 하잣성, 해발 350~400m 일대의 중잣성, 

해발 450~600m 일대의 상잣성으로 구분되는데 

하잣성은 말들이 농경지에 들어가 농작물을 해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상잣성은 말들이 한라산 삼림지역으로 들어갔다가 얼어 죽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유수암, 소길, 장전 공동목장이 속해있는 5 소장은 

말굽형 모양인 노꼬메오름 주변으로 상잣성이 이루어져 있었지만 많이 무너져 

오름~목장 탐방로를 조성하여 아름다운 제주목장과 중산간의 목축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상잣질을 조성하였다.

 

[산쪽풀]
[상잣질]

녹색의 싱그러움, 

코 끝에 와닿는 흙내음, 귀를 열어주는 새들의 노랫소리, 

상잣질에는 여름향기로 가득 찼다.

길을 걸으며 이 사소한 일에 감동을 받고 

초록빛 풍경은 마음에 위안을 얻은 듯 선물 같은 하루를 빌어간다.

긴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 매미 우는 소리가 더욱 우렁차다.

 

1100 도로 어승생 삼거리에서 산록도로(1117)를 타고 오면 

궷물오름 주차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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