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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니의 일상

꼼짝꼼짝 '고사리'

by 고니62 2015. 5. 4.

꼼짝꼼짝 '고사리'(2015.5.3.일)

 

계절의 여왕 5월의 시작 첫째주 일요일~

오늘은 어떤 오름을 오를까?

간밤에 퍼부어대던 봄비는 그쳤지만 내린 비로 질퍽한 오름오르기는 포기하고

고사리나 꺾으러 갈까?

"네~~"

어제부터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가 시작되어

번영로는 차가 막히기 시작합니다.

 

겨우 빠져나와 거문오름 방향으로...

넓은 태역밭에 고사리가 엄청 많다는 믿음을 갖고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킵니다.

장소는 1년 뒤 오늘 알려주기로 하고~

 

 

차를 주차하고 들어가는 입구를 확인합니다.

도로변에는 벌써 많은 차들이 나란히 나란히 일렬주차를 하고 있었고,

무장을 한 고사리 복장차림 아줌마들의 모습은 아침의 웃음을 선사해 줍니다.

어제 내린 비로 기분좋은 날씨와 함께

고사리 꺽으러 출발~

 

 

 

 

 

목장길을 가로질러 돌담을 넘어 태역밭으로 들어갑니다.

이 넓은 공간이 모두 고사리밭입니다.

망으로 둘러진 맞은편은 주인이 있는 고사리밭이네요.

 그 곳에 들어가면 불법이라고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표지판이 적혀 있습니다.

 

 

 

 

 

 

고사리는 땅속줄기를 벋으면서 잎이 나오는 심근성 식물이랍니다.

흰솜과 같은 털로 덮혀 있는데 잎이 퍼지기 전 둥그렇게 말려있을 때 꺾어야 되지요.

양지와 그늘은 물론 평지에서 고산지대까지 군락을 만들어

자생하는 생활력이 아주 강한 식물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양지보다 반음지에서 자란 것이 훨씬 부드럽지요.

 

 

 

 

고사리는 바위를 내겠다고 가위, 바위, 보를 하자고 하네요.

그럼 나는 보를 내서 너를 이길텐데..

너 바보 맞지..

 

 

 

 

꼼짝꼼짝 고사리 꼼짝

제주 한라산 고사리 꼼짝~

 

제주에 살고 있다면 한번쯤은 흥얼거렸을 노랫말인데..

고사리를 꺾을 즈음 불러지는 구수하고 정감가는 사랑스런 노랫말입니다.

고사리는 꺾어도 내일이면 또 그자리에 보입니다.

 

앞서 가는 사람이 못 본 고사리

뒤에 가는 사람 눈에는 보여요..

고사리는 자꾸자꾸 꺾어야 다시 난대요.

그래서 제주한라산고사리가 아홉 형제인가봐요.

아침 일찍은 해를 등지고 정오가 되면서는 해의 방향으로 보면 고사리가 잘 보인다고 하네요.

 

 

청미래덩굴

 

큰점나도나물

 

 

 

 

이 아이는 추웠던지 얼어서 검게 변한 모습을 하고 있네요.

 

 

나를 놀래킨 녀석도 보여요..

 

 

 

 

애기수영

 

 

한참 고사리를 꺾다 잠시 휴식시간~

달콤한 초코렛과 찐계란, 커피 한잔의 여유는 작은 행복을 만들어 줍니다.

 갑자기 안개가 자욱하더니 먼 곳을 보기가 힘들어 집니다.

일행들의 이름을 부르며 위치 확인을 해 봅니다. 

 

내리막길에 아름다운 못이 보입니다.

고사리 꺾는 일은 잠시 잊어 버리고 정신없이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이 넓은 태역밭에는 고사리와 함께 사는

아름다움과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빛나는 보석들이 숨어 있었네요.

 

 

 

 

 

개구리미나리

 

윤판나물아재비

 

진황정

 

가락지나물

 

등심붓꽃

 

덜꿩나무

 

멍석딸기

 

 

 

 

 

 

 

 

제주의 4~5월은 고사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제주사람들의 대부분은 정성으로 꺾은 고사리를 제사에 올리거나

뭍에 사는 친인척들에게 선물할 마음으로 허리를 굽히며

즐거운 마음으로 고사리를 꺾습니다. 

 

언제부턴가 고사리를 물질적으로 욕심을 내는 이유에서

고사리철이 되면 사건, 사고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 옵니다.

갓길 주차 행렬로 인해 교통 혼잡의 어려움도 있고

욕심을 내다보면 일행들과 떨어져 길을 잃어버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고사리꺾기는 욕심보다는 적당히, 오름을 오르다 혹은 산책나온 듯

모자라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고사리철이 지나가길 바래봅니다.

 

잠자리에 들면 천정이 태역밭이 되어 통통하고 솜털 보송보송한 고사리가

잡힐듯 숨바꼭질하자고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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