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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북돌아진오름

by 고니62 2017. 2. 27.

 북돌아진오름(2017.2.24.금)


새별오름에 눈길을 주다보면

평범한 모습의 오름은 관심없이 지나쳐 버리지만

평화로(제주시 방향)에서 바라 본 특이한 모습의 오름이 궁금해진다.

오름 정상부에 위치한 커다란 암벽이 멀리서 바라보면

'북이 돌아져(매달리다)있다'

고 해서 붙어진 이름 '북돌아진오름'이다.



애월읍 봉성리에 위치한 북돌아진오름은

표고 643m, 비고 118m로 형태는 말굽형(북서쪽)이다.

평화로에서 바라 본 북이 매달려있는 모습은

화전마을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바라보면 두 봉우리가 도깨비뿔을 연상하게 한다.

평화로에서 새별오름을 지나 굴다리로 이어진

화전마을 방향으로 농로따라 1km정도를 가면 기슭에 도착할 수 있는데

정상까지는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들불의 희망, 세계로 번지다.'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방애'를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재현한

2017년 제주들불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새별오름은

보물섬 제주의 희망을 불어넣을 준비가 한창인 듯 하다.


빙 돌아가며 철조망이 단단하게 둘러져 있어

입구 찾는데 조금 애먹었지만 철조망 위로 계단이 놓여져 있다.



[개면마]


오름 들머리에는 개면마가 가는 길을 붙잡는다.


소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송악

소나무에 뿌리를 내린 송악은 햇빛을 향해 거침없이 덩굴을 벋어나간다.

소나무에게 송악은 참으로 귀찮은 존재겠지만 송악에게 소나무는 정말 귀한 존재다.

누구편을 들어주면 좋을까?




[소나무에 뿌리를 내린 송악]


[일엽초]




[줄사철]


[박주가리]



낙엽수림대 아래에는 제주조릿대가 길을 만들어준다.

처음 찾은 곳이라 자연스레 주위를 살피는 동안

붉은 치마를 입고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영락없는 '개감수'이다.

돋아나는 잎 모양이 개의 모양을 닮았다.

대극과 식물이 그렇듯 줄기를 자르면 흰색 유액이 나오는 독성식물이다.


[개감수]


[새끼노루귀]


[세복수초]


[상산나무]


초록잎이 나기 시작하면 한발 내딛기가 쉽지 않을 듯

지금은 앙상한 나뭇가지와 군데군데 보이는 열매가 상산나무의 흔적을 남겼다.

정상 근처에는 상산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평화로에서 보였던 북이 매달린 모습의 봉우리에 섰다.

북동쪽 사면에는 자연림으로 무성하고 괴오름과 맛닿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새하얀 서리꽃이 핀 희미하게 보이는 한라산 능선

왕이메를 둘러싼 오름군락들이 연이어진 모습에 탄성이 나온다.




도깨비뿔 모양의 두 개의 정상은

등성이로 이어지고 산방산과 서부의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주봉인 동쪽 봉우리]


정상에서는 남사면 쪽으로 수직의 벼랑을 이루고

소나무와 자연림, 가시덤불이 뒤엉킨 모습이 확인된다.

도깨비뿔 모양을 한 거대한 바위의 실체가 드러나고

거대한 암벽과 바위 사이로 뿌리를 내린 나무들은 거목이 되어

이 오름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 되었다.

정상에서 사방이 확 트인 시원한 조망은 이 오름의 매력인 듯 하다.

남사면 수직의 벼랑 기슭 아래에는 내(川)가 이어져 있다.



오름을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다.

철조망을 지나 차가 세워진 방향으로 내려가다보니

다시 들불축제장인 새별오름이 바로 눈 앞에 있다.



새별오름에 잠시 정신을 빼앗긴 동안

구름모자를 썼던 한라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흑색의 백록담과 하얀 서리꽃이 아름답게 핀 한라산의 모습은 환상이다.

간밤의 강추위가 만들어낸 찰나의 아름다움은

겨울이 뒷걸음질 치는 듯 하지만 봄은 바로 곁에 와 있다. 




목장길을 빠져나오니 출발지 삼리목장 입구가 보인다.

봄꽃이 아쉬워 정상에서 내려다 보았던 내(川)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한다.




억새 군락지와 자연림, 가시덤불이 무성한 숲을 지나니

오름 남사면 기슭 아래에는 동~서로 이어지는 자그마한 계곡이 보인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거목이 된 낙엽수 아래에는

황금접시 '세복수초'의 군락지인 듯

봉오리부터 활짝 핀 꽃과 열매까지 황홀할 지경이다.


[박새]



[세복수초]


[치마버섯]



[새끼노루귀]


[(분홍)새끼노루귀]


한라산 겨울이 만들어낸 서리꽃의 황홀함도 잠시

시린 손과 뺨에 닿는 차가운 바람, 흘러내리는 콧물은 머리를 어지럽힌다.

서리꽃을 만들어낸 한라산의 겨울은 뒷걸음질 치지만

계곡에는 아름다운 봄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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