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악 '해그문이소'(2017.8.9.수)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연일 이어지더니 반가운 비소식이 들린다.
이승악오름으로 가는 목장길은
자욱한 안개에 깔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한방울씩 떨어지는 빗줄기는 잠시 주춤하더니 여름비는 폭우가 되어
무더위를 달래주는 숲 속은 걷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어준다.
신례천(새기내)를 따라 펼쳐지는 이승악 생태숲길은
신례마을공동목장 내 이승악 순환코스(3km)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1코스와
신례천 생태탐방로인 생태숲길 2코스(3.1km)가 있다.
폭우가 쏟아져 사진 담기를 포기하고 걷는 동안
해그문이소로 가는 내리막길에 다달았다.
'해그문이소'의 '해그문이'는
나무가 울창하고 하천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밝은 대낮에도 해를 볼 수 없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소'는 하천 단면의 깍아지른 절벽 밑으로
깊게 물이 담수되어 검푸른색을 띠고 있다.
[해그문이소]
폭포수가 떨어지는 '해그문이소'는 장관을 연출한다.
'해그문이소'로 이어지는 하천은 넓게 펼쳐진 융단이 깔린 모습으로
하천 아래로 발을 디디면 높은 절벽 위로 하늘 높이 뻗은
구실잣밤나무가 숲터널로 하늘을 뒤덮고 있고
하천 절벽은 병풍이 펼쳐진 듯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숲 속은 조용한 듯 하지만 햇빛과의 전쟁을 치루고
서로 치열하게 싸우는 듯 하지만 무질서 속에 질서를 유지한다.
여름비에 물엉덩이를 만든 계곡은 돌과 초록이끼가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거대한 바위를 뚫고 뿌리를 내리는 생명 강한 나무
켜켜이 쌓인 낙엽 위로, 얕은 뿌리가 지상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고목은
쓰러져 썩어가지만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한다.
[동충하초]
[싸리버섯]
[흰가시광대버섯]
[먼지버섯]
[붉은사철란]
[지난 6월에 담았던 '무엽란' 꽃과 열매]
[버어먼초]
[석송]
[붉가시나무에 뿌리를 내린 황칠나무]
신례천에는 모새나무, 참꽃나무, 붉가시나무 등이 군락지를 이루고
상록수와 낙엽수들이 울창하게 자라 숲바다를 이룬다.
봄에 떨어진 퇴색된 갈색의 낙엽은 여름비에 흠뻑 젖어
땅에서 올라오는 흙 냄새와 젖은 낙엽 냄새가 어우러져 코 끝을 자극하고
초록빛 가득한 여름향기로 숲을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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