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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키 작은 섬 '가파도'

by 고니62 2017. 8. 21.

키 작은 섬 '가파도'(2017.8.19~20)


뜨거웠던 여름~

여고동창들과 떠나는 1박2일 가파도여행...

일기예보에 토,일요일 비날씨라

조금은 긴장했지만 평화로 새별오름을 지나면서

천둥, 번개를 동반한 여름비는 창 밖으로 도로가 보이질 않을 정도의 폭우가 쏟아진다.

차 안에서는 술렁거리기 시작하고

걱정 아닌 걱정을 하느라 모두들 입조심을 한다.

하지만 운진항에 도착하자 내일 나오는 시간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안내원의 조언과

숙박은 편도만 표를 살 수 있지만 20명이라는 많은 인원때문에

제주도민 할인된 왕복 금액(10,700원)으로 표를 구매했다.

물론 신분증은 필수다.


[운진항]




모슬포 북항(하모항)에 있던 가파도, 마라도 정기여객선 대합실은

2017년 7월 12일 부터 바로 옆인 운진항으로 이전했다.

잔잔한 파도를 가르며 모슬포2호는 가파도 상동항 선착장에 도착하고

선착장에는 짐을 실어가기 위해 펜션 사장님이 보내신 전기자동차가 대기하고 있다.

가파도에는 전기자동차 4대가 있다고 한다.





섬 속의 섬 '가파도'

본섬과 마라도와는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대정읍 모슬포에서 5.4km 떨어진 뱃길로 15분 정도면 상동포구에 도착한다.

크기는 해안선 길이 4.2km, 최고점 20.5m, 면적은 동서길이 0.9㎢로

마라도보다 약 3배 이상 크다.

93세대 177명이 가파도에 거주한다.

송악산에서 남서쪽 바다를 바라보면 얇은 방석이 떠 있는 듯 

거의 해수면과 맞닿아 있는 형태로

 마라도와는 달리 해안절벽이나 해식동굴은 없지만

섬의 해안은 대부분 암석해안을 이루고 있고

암초가 많아 각종 어류와 해산물이 풍부한 황금어장이다.

낚시와 체험어장이 개방되어 소라, 보말, 거북손, 굴, 미역 등을 채취할 수 있다.

이 곳 또한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며

여름철에는 자리돔, 겨울철에는 방어잡이로 유명하다.



[용궁 정식]


민박집으로 이동 중 소나기는 머리를 어지럽힌다.

보말잡기에 나섰던 친구들은 천둥, 번개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제법 많은 양의 보말을 잡고 돌아왔고

45년 전통의 용궁정식에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산책길에 나섰다.



가파리 경로당에서는

가파도 주민을 위한 작은음악회가 열렸다.

잠시 가파도 주민들의 노래자랑에 한마음이 되어 흥얼거리는 시간을 가졌지만  

우리의 일정이 있어서 죄송했지만 중간에 경로당을 빠져나왔다.


텅 빈 보리밭 사이로 환상적인 저녁노을은 무아지경으로 빠져들게 한다.

바다로 빠지기 전에 태양은 구름속으로 숨어버렸고 금새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잠시 멈춘 비를 피해 산책길에 나선 가파도 해안길...

섬에서 바라보는 본섬의 야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잔뜩 구름 낀 날씨로 여름 별자리는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개엄주리코지 정자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





[분꽃]


저녁밥 지을 시간을 알려주는 분꽃

분꽃은 분꽃과의 한해살이풀로 멕시코가 원산이다.

저녁부터 피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시드는(어두울 때 핀다) 분꽃은

여름비에 촉촉하게 젖어 유혹하듯 귀걸이를 만들어 귀에 꽂았던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꽃이 피는 기간이 길고 향기가 좋지만 흐린 날씨 탓에 향기는 숨어버렸다.

분꽃은 씨의 배젖(배유)이 분가루 같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가파도의 하루가 지나간다.

새벽에 섬 전체를 흔드는 우르릉 쾅쾅소리...

천둥과 번개는 가파도가 떠나갈 듯 우렁찼지만 구름 사이로 아침해가 떠올랐다.

갑자기 쏟아지는 여름비는 다시 긴장하게 하고

예정된 시간보다 앞당겨 일찍 상동포구로 향한다.


[하동포구]





[부용]


돌담에 비에 젖은 부용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활짝 피어 아침 인사를 한다.

날 좋은 날 다시 찾아오라고...



화산석이 그려내는 자연풍광과 물빛바다

출렁이는 청보리가 아름다운 섬은 이어달리기 하듯

하얀바탕에 자줏빛이 도는 참깨 꽃이 여름날의 섬을 한폭의 수채화로 그려낸다.


섬 전체가 가오리처럼 덮개 모양이어서 '가파도'라 부르는 섬은

섬 동쪽으로는 한라산을 비롯한 5개의 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서쪽으로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가 보인다.

섬에서 본섬을 바라보는 송악산(절울이오름)과 산방산, 그리고 형제섬

 그 뒷배경의 한라산의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아름답다.


[상동우물]


우물은 가파도에 매우 귀중한 장소였으며

제주도 유인도 중 유일하게 물걱정 없는 마을이 될 수 있었다.

1842년 처음 사람의 출입과 경작이 허가되어 농번기에만 왕래하다가

1865년부터 사람들이 정주해 살았다고 한다.

가파도는 상동과 하동, 중동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하동에 포구가 만들어지면서 하동이 중심부락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이곳에는 선사시대 유적인 ‘선돌’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고인돌 : 선사시대 무덤 가파도 56기 확인
선돌 : 고인돌을 표시해주는 묘 표석)


[소라로 장식한 돌담]




우리를 태우고 갈 모슬포 2호가 물살을 가르며 상동포구로 접안 준비를 한다.



거센파도를 가르며 달리는 모슬포2호

소나무 사이로 산방산이 살짝 얼굴을 내밀고 가파도는 점점 멀어진다.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바닷물

천둥과 번개, 소나기, 바다가 건네준 가파도를 기억하며

마음 속에 추억 하나를 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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