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들꽃 이야기

노란 꽃무리 '애기똥풀'

by 고니62 2014. 11. 24.

노란 꽃무리 ‘애기똥풀’

들꽃이야기21

 

 

양귀비과 / 두해살이풀

학명 : Chelidonium majus var. asiaticum

꽃말 : 엄마의 사랑과 정, 몰래주는 사랑

 

 

오월 첫째 날~

길 생태 동기들이랑 컵라면과 김밥 한줄 달랑 싸들고 룰루랄라~~

오월의 따스한 햇살 아래 숲속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천국의 계단을 하나, 둘 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숲 속 초입에 들어서자 상산나무의 시원한 향이 내 머리를 맑게 해 주네요~

숲속은 늘 그늘과 편안함으로 흐르는 땀조차도 기분 좋게 만들어버리는 마법과도 같아요.

 

 

 

언니~

이 꽃 이름은 뭐예요?

“응~ 애기똥풀이야.”

뭍에 나갔더니 많이 피어있던데 “이게 애기똥풀이었구나.“

애기똥풀은 생명력이 강해 봄이 되면 전국 산지나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꽃이지만 내가 사는 제주에서는 본 적이 없답니다.

근데 웬걸~

언제부터 뿌리를 내렸는지 모르지만 이곳에는 ‘애기똥풀’이 무리지어 피고 있었네요.

내심 내 눈에 담을 수 있어 기뻤지만, 굳이 따지자면 제주에서 볼 수 없는 것을

“바다 건너 제주에 뿌리를 내리게 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잠시 해봅니다.

이 아이에겐

‘까치다리’라는 예쁜 다른 이름도 갖고 있네요.

꽃잎은 4장이지만 꽃받침 잎은 2장인 것이 이 아이의 특징인가 봅니다.

잎 뒷면은 흰색이고 표면은 녹색을 띠고, 가느다란 털이 보송보송 달려있는 잎도 예쁜 모습을 하고 있어 사랑스럽네요.

독이 있어서인지 잎은 벌레가 뜯어먹은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하네요.

 

 

줄기를 자르면 노란 즙이 나오는데 어린아이의 건강한 똥을 닮았다고 해서 ‘애기똥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나 봅니다.

그리고 이 아이의 즙은 샛노란 색을 띠고 있는데 손에 묻혔더니 잘 지워지지가 않네요.

노란색의 염료로도 쓰인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나도 천연염색의 재료로 써볼까?” 기특한 생각을 해봅니다.

 

 

 

박주가리 줄기에서 나오는 하얀 즙도 독성이 있지만 이 아이의 노란 즙도 독성이 있어서 사마귀에 바르고 있으면 없어진다고 하니 정말로 강한 독성을 갖고 있나봅니다.

 

 

 

가을에 줄기와 잎을 그늘에 말린 것을 백굴채(白屈採)라 하여 여름에 벌레 물린데 사용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잎을 따서 바로 붙이면 습진에 좋다고 하네요.

하지만 노란색 즙은 알칼로이드가 들어있어서 사람에게는 해롭다고 하니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네요.

 

 

 

제비는 그리스어로 첼리돈(chelidon), 학명으로 첼리도니움(chelidonium)이라고 쓰는데 고대 그리스신화에 보면

제비가 알에서 깰 때 이물질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하자 새끼제비의 눈을 어미제비가 애기똥풀의 노란 즙으로 닦아주어서 눈을 뜨게 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꽃말에서처럼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여기서 나오지 않았을까요?

 

 

 

 

 

오월의 햇살을 받으며 샛노란 병아리들이 엄마 닭 뒤를 졸졸 쫓아가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애기똥풀 모습입니다.

이름까지도 정겹게 느껴집니다.

돌 틈 사이로 노랗게 꽃무리를 지어 피어있는 이 소박하고 어린아이의 맑고 건강한 웃음처럼 애기똥풀이 봄 햇살 아래 더욱 아름답게 빛납니다.

 

 

 

 

'들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쌀알 모양 '땅채송화'  (0) 2014.11.24
청초한 자태 '꽃마리'  (0) 2014.11.24
부끄러운 새색시 '각시붓꽃'  (0) 2014.11.24
금빛 고운 새색시 '금난초'  (0) 2014.11.24
바닷가의 보석 '뚜껑별꽃'  (0) 201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