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새꽃 '세복수초'
옥받침에 금잔을 올려 놓은 듯
숲 속 나뭇잎이 그늘을 만들기 전 앙상한 나무 아래는
봄의 전령사 '세복수초'가 샛노란 꽃잎을 활짝 열어 젖혔다.
숨겨 두었던 내 보물창고~
바람도 멈춘 따뜻하고 포근한 햇살은
앙상한 나무 그늘 낙엽 위로, 차가운 돌 틈 사이로
일찍 봄소식 전하는 새끼노루귀도 변산아씨도 문을 활짝 열었다.
[새끼노루귀]
[변산바람꽃]
[세복수초]
남들보다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봄꽃들은 서둘러 꽃가루받이를 끝내려고
심부름꾼들을 열심히 불러 모으며
햇빛과의 치열한 전쟁을 치루는 중이다.
꽃과 잎이 동시에 나오는 '세복수초(細福壽草)'
복수초(福壽草)라는 한글 이름과 달리
노란색꽃이 부와 영광, 행복을 상징하는 황금색이라 '복수초'라 불린다.
세복수초(細福壽草) 잎은 새의 깃처럼 가늘고 길게 갈라지고
꽃과 잎이 동시에 나와 꽃이 먼저 피는 복수초와 비교된다.
[개복수초]
[눈이 녹으면서 언 땅을 뚫고 노란 얼굴을 내민 황금접시 '세복수초']
하얀색 풍광이 한라산을 덮어버린 갑작스런 폭설
축축한 나뭇잎 위로 첫인사를 나눴던 봄의 전령사 '세복수초'
잔설이 남아 있는 보물창고에는
여기저기서 얼음을 뚫고 차가운 눈 위로 노란 얼굴을 내민다.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동그랗게 녹아 구멍이 난다고 해서 '눈색이꽃',
얼음 사이에서 핀다고 해서 '얼음새꽃'이라는 고운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와 차가운 바닥을 하얗게 수놓던 변산아씨 '변산바람꽃'
잠시 피었다가 봄바람 타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지만
아직은 수줍은 듯 차가운 눈 위로 하얀 치맛자락를 살짝 들어올렸다.
[변산바람꽃]
2월, 언 땅을 뚫고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세복수초'
누군가 기억해 주길 바라며 꽃을 피우고
봄을 기다리며 조용히 숲 속을 지키는 진정한 봄의 전령사이다.
나무 잎새가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고 소박하지만 찬란한 이 계절의 풍경
제주의 숲 속은 벌써부터 온통 황금물결 세복수초들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앙상한 가지 위로 파란 하늘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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