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들꽃 이야기

서모오름(서우봉) '유채꽃길'

by 고니62 2020. 3. 9.

서모오름(서우봉) '유채꽃길'(2020.3.8.일)


'자연을 그대로 담은 제주'

찬바람을 밀어내며 봄빛이 대지를 적시면

굼부리에도, 숲 속에도, 곶자왈에도 일찍 찾아 온 봄소식

겨우내 움츠렸던 새 생명은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고

따뜻한 온기로 나무 잎새는 아침마다 색을 달리한다.




'한국의 몰디브 함덕해수욕장'

서모오름 둘레길(올레 19코스)산책길이

바다를 끼고 있는 숲길이 있고,

우뚝 솟은 한라산의 품안에 들어오는 해안선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서모오름 동쪽 둘레길에는 제주의 아픔을 간직한 채

일본군 진지동굴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몇 발짝 걸었을 뿐인데

열두 폭 병풍 속으로 빨려들 듯 마법을 걸어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이국적인 풍경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해변

에머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져 해안가에 자리잡은 서모오름(서우봉)

넓게 펼쳐진 백사장의 은빛 모래와 물빛이 고운 바다와 함께 걷는 산책길에는

이미 제주의 찬란한 봄날이 시작되었다.





끝없이 맑음이 펼쳐지는 푸른 바다,

햇빛이 풍부한 곳곳마다 일렁이는 봄바람에 출렁이는 노란 파도,

뺨을 간지럽히는 향기 품은 바람, 

물결 타고 전해지는 은은한 꿀향기는 자연스레 코 끝에 스며들고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되는 노란 바다에 풍덩 빠져본다.





[유채]


유채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분포한다.

3~4월 경에 원줄기와 가지 끝에서 여러개의 꽃이 어긋나게 피는 꽃차례로 노랗게 핀다.

꽃받침과 꽃잎은 4개로 오전 9시경에 많은 꽃이 핀다.

식용, 약용으로 이용되는 유채는

뿌리와 어린순을 살짝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고

씨앗으로 기름을 짜기 위한 재배식물이다.




바닷물에 부서지는 은빛조각 햇살...

물비늘이 출렁거린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해주고

희미하지만 우뚝 솟은 한라산의 부드러운 능선, 그리고 곡선이 아름다운 해변까지

하늘과 바다, 그리고 샛노란 유채가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 이곳

액자 속 그림이 되어준다.




서모오름 정상에서 바닷가로 향한 해안절벽에는

세찬 바닷바람을 이겨내며 강한 생명력으로 버텨내는

'우묵사스레피나무 숲 터널'은 어둡지만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주 서우봉 일제진지동굴]




[제주 서우봉 일제진지동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연합군 함대를 향해 자살 폭파 공격을 하기 위해 구축된 것으로

동굴식 갱도 18곳과 벙커 시설 2곳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주 서우봉 일제진지동굴]


기암괴석과 검은 현무암 해안으로 철썩이는 쪽빛 파도

봄을 재촉하는 해녀들의 거친 숨비소리

일본군 진지동굴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제주의 아픔을 간직한 채

말없는 바다는 밀물과 썰물이 나누는 대화를 엿듣는다.




[계단식 농경지]


함덕해수욕장 동편에 가로누운 서모오름(서우봉)

함덕리와 북촌리의 경계에 걸쳐져 있고

표고 111m, 비고 106m로 2개의 봉우리가 솟아있는 원추형 화산체이다.

서모오름을 한자 표기에 따라 '서산'이라 표기했다.

완만한 등성이가 크게 두 봉우리를 이루고

남쪽 봉우리는 남서모, '서산봉수'가 있었던 북쪽은 망오름이다.

오름 기슭에는 계단식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다.


[서우일출]


망오름에서 새해맞이 일출제를 개최하고 있다.

물 위에 떠 있는 다려도와 북촌 앞바다의 아름다운 해안선

월정에서 행원까지 커다란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풍차까지 전망할 수 있다.


[서우낙조]


에머랄드빛 바다 수평선 위로 연출하는 붉은 노을은

영주10경 중 하나인 사봉낙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다고 한다.

노송 아래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

마을 너머로 원당봉과 멀리 별도봉까지 눈에 들어온다.



[동굴진지]


어두운 숲과 산책로에는

노래하는 새를 닮은 '자주괴불주머니'

긴긴 겨울 진초록 잎이 아름다웠던 '산쪽풀'

노란빛이 도는 녹색의 꽃과 줄기를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오는 '등대풀'

유채에 가려 수줍은 모습으로 얼굴을 내미는 바닷가 '갯무'

바닷가의 보석 '뚜껑별꽃'도 활짝 문을 열었다.


[자주괴불주머니]


[산쪽풀]


[등대풀]


[갯무]


[뚜껑별꽃]




걷기만 해도 영화가 되는 절경

제주의 3월은 대지를 노란 유채꽃으로 물들인다.

눈부신 푸른 물빛과 검은 돌담 아래 이국적으로 펼쳐지는 제주다움

소박하지만 찬란한 이 계절의 풍광, 말이 필요없는 자연 앞에서 머뭇거린다.

짧은 봄, 2월부터 일찍 피기 시작하는 유채꽃은

4월까지 봄꽃 여행을 마무리해 준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해안가

손 끝으로 봄을 어루만지는 설레임으로 바지를 걷어 올리고

봄바람 타고 물결치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들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야기가 있는 여름 숲  (0) 2020.08.10
상잣질 '봄의요정' 선발대회  (0) 2020.03.23
'세복수초' 피는 굼부리  (0) 2020.02.29
얼음새꽃 '세복수초'  (0) 2020.02.26
봄이 걸어와요~  (0) 2020.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