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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사각 벌집 '삼지닥나무'

by 고니62 2021. 2. 23.

사각 벌집 '삼지닥나무'

 

꽃샘추위가 잠시 물러가고 

예년보다 한발 빨리 찾아온 포근한 날씨 탓에 

짙은 꽃 향기에 이끌려 걸음을 멈춘 곳에는 어김없이 

하늘을 등진 벌집 모양의 삼지닥나무가 일찍 꽃망울을 터트려 

품격 있는 기막힌 향기의 주인공이 되었다.

 

나무 잎새가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고 공기가 느슨해지면 

곶자왈의 봄을 향기로 알려주는 '제주백서향'

봄을 맞이하는 꽃 '영춘화'는 잎이 나오기 전에 샛노란 통꽃으로 존재를 알리고 

동백의 낙화, 목련도 겨울 외투 벗을 준비를 서두른다.

 

[제주백서향]
[영춘화]
[동백나무 '낙화']

이에 질세라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땅이 그리웠을까?

부끄러운 새색시였을까?

앙상한 나뭇가지에 꽃은 봄바람에 달콤한 향을 전해주고 

털 달린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사각 벌집을 만들었다.

 

하늘을 등진 벌집 모양의 삼지닥나무가 봄 향기를 전하면

회갈색 나뭇가지를 배경으로 샛노란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잃었다.

 

삼지닥나무는 팥꽃나무과의 낙엽 활엽 관목으로 

나뭇가지가 셋으로 갈라지는 삼지(三枝) 모양에 닥나무처럼 쓰인다고 하여

'삼지닥나무'라고 불린다.

가을, 잎이 떨어질 무렵에 가지 끝에 부드러운 흰털이 있는 꽃봉오리가 생긴다.

 

3~4월 가지 끝에 매달려 노란 꽃이 피고 

털로 덮인 꽃은 둥글게 모여서 수십 개의 꽃이 아래로 처지면서 피는데 안쪽은 샛노랗다.

 

깔때기 모양의 가느다란 작은 꽃받침 통은

4개로 갈라지는데 겉에는 흰색의 잔털이 보인다.

 

열매는 달걀 모양의 작은 견과로 6월에 성숙하고 

어긋난 잎은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잎 뒷면에는 털이 있다.

 

삼지닥나무는 중국 원산으로 

언제 들어왔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주로 남부지방의 사찰과 제주도에서 볼 수 있다.

꽃봉오리는 몽화(夢花)라고 하여 눈병에 쓰이고,

뿌리는 몽화근(夢花根)이라고 하여 조루 등의 치료에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닥나무에 비해 고급 종이의 원료인 귀한 나무로 이용되었다.

봄을 알리는 샛노란 꽃과 아름답고 특이한 수형 때문에

남부지역에서는 정원수로 이용된다.

 

[홍화 삼지닥나무]

바람이 머문 지는 해가 아름다운 오후 

잎이 나기 전 가지 끝에 샛노란 꽃이 봄바람에 달콤한 향을 전해주며 

어김없이 샤워기로 미세먼지를 가볍게 날려버린다.

 

꽃말은 '당신을 맞이합니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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