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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솔밭의 주인 '대흥란'

by 고니62 2022. 7. 19.

솔밭의 주인 '대흥란'

 

장맛비가 한바탕 퍼붓고 지나간 자리...

온난화와 기후변화는 장맛비라고 하기에는 차라리 여름 소나기가

더 어울릴 듯 짧게 지나간다.

 

[비에 젖은 '대흥란']

소나무 산책길을 따라 걷다 걸음이 멈춰 선 곳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곧음과 푸르름의 상징 소나무 아래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고사리류들의 자람 터가 되어주고 

묵은 솔잎 위로 홍자색 흰 테를 두르고 얼굴을 내민 한 무리의 '대흥란' 

한 해도 거르는 일 없이 도도한 모습으로 반겨준다.

 

연일 푹푹 찌는 불볕더위에 

나뭇잎이 무성 해지는 칠월의 여름 숲 

오래된 여름 숲에는 나뭇잎이 쌓여 만들어진 부엽토에 뿌리를 내려

그 속에 남아 있는 양분을 먹고 살아가는 식물 무리들이 있다.

햇빛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키 작은 부생 식물들이 살아가기에는 무척이나 버겁기만 하다.

 

대흥란은 난초과의 여러해살이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못하는 부생 식물이다.

해안가 습하고 소나무가 많은 곳, 

햇볕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 숲 속 부엽질이 많아 푹신한 곳, 

낙엽이 쌓이고 습기가 많은 숲 가장자리가 자람 터다.

 

[대흥란 '쌍두']

대흥사 부근에서 처음 발견되어 '대흥란'이란 이름이 붙여져 

대흥란의 자생지는 전남 해남으로 알려졌지만 

자생지의 환경변화로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고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듯하다.

제주에서는 해안가 소나무 숲이나 

낙엽이 많이 쌓인 중산간의 오래된 숲 속과 곶자왈 

특히 오래된 소나무 숲에서 많이 보인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대흥란의 크기는 높이 15~20cm,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잎은 퇴화되어 없어졌고 

마디를 싸고 있는 초상엽을 가지고 있다.

꽃대는 근경 끝에서 나와 곧추서고 다소의 털이 보이고 

줄기 위쪽으로 2~6개의 꽃이 핀다.

 

7~8월에 피는 꽃은 

홍자색을 띠고 중앙에는 짙은 자색 선이 있으며, 
입술 모양의 긴 타원형의 꽃잎은 꽃받침보다 짧고 끝은 잔물결 모양을 하고 있다.

순백색 대흥란도 있지만 아직 만나질 못했다.

 

열매는 9~10월경에 긴 타원형으로 달린다.

 

[대흥란 '쌍두']

작년에 만나지 못한 아쉬움에 찾아간 소나무 아래 

여전히 우아함을 잃지 않고 도도한 모습으로 시선을 끄는 대흥란 

유난히 돋보이는 모습 "정말 반갑다, 쌍두" 

모기와의 한바탕 전쟁이 끝날 때쯤 대흥란과의 행복한 만남도 끝이 났다.

 

[비양도]

모두가 사랑하는 섬 '제주' 

서 있기만 해도 그림이 되어주는 풍경 

물빛 고운 모래사장을 걸으면서 잠시 쉼표를 찍어 본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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