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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키 작은 상록의 난초 '붉은사철란'

by 고니62 2022. 8. 5.

키 작은 상록의 난초  '붉은사철란'

 

지금쯤이면 피어있겠지....

물을 머금은 초록초록으로 물든 계곡의 절경 

숲 속 고목에 숨죽여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 들으며 조용히 살아가는 

작은 키에 고개는 치켜세우고 얼굴에는 연분홍 칠을 하고 

나무 틈새로 숲 속 요정이 불을 환히 밝힌다.

 

[붉은사철란]

요란한 천둥과 번개가 지나가고 

소나기처럼 퍼부어대는 여름 비는 잠시 그쳤다.

쉼 없이 쏟아지는 우레와 같은 굉음은 귀를 활짝 열어주고 

불어난 계곡물은 작은 폭포를 만들어 돌다리는 겨우 건널 수 있게 해 준다.

 

바람 한점 없는 숲 속은

덥고 습한 공기가 뒤덮고 있어 등을 적시는 땀 내음으로 꽉 찼지만 

한여름 더위 속 우아하게 핀 붉은사철란과의 눈 맞춤 

누가 볼세라 몰래 엿보다 들킨 듯 고개를 돌려보지만 고정된 시선 

심쿵하게 만들며 가슴이 벅차오른다.

 

[붉은사철란]

붉은사철란은 난초과의 상록성 여러해살이풀로 

반그늘의 부엽질이 많은 주변 습도가 높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자란다.

사철란 종류는 제일 먼저 꽃이 피는 붉은사철란을 비롯하여 

사철란, 애기사철란, 털사철란, 섬사철란 등이 있다.

 

[사철란]
[털사철란]
[섬사철란]
[섬사철란]
[붉은사철란]

대부분 키가 작아 쉽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자그마한 몸집에서 풍기는 단아하면서 청초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붉은사철란은 사철란에 비해 키가 아주 작고 잎 크기에 비해 꽃이 제법 크다.

 

[봉오리 모습]

긴 달걀 모양의 잎은 3~4개가 어긋나기 하고 

잎 끝이 둔하거나 뾰족하고 녹회색 잎에는 백색 무늬가 선명하게 보인다.

줄기는 밑부분이 길어지거나 굵어지면서 자라고 옆으로 뻗는다.

지상 또는 착생란으로 줄기의 밑동이 길다.

 

[만개한 모습]

꽃은 7~9월에 한쪽 방향으로

통 모양의 붉은빛이 도는 연한 갈색으로 1~5개가 달린다.

 

꽃대와 씨방, 그리고 꽃받침에 꼬불꼬불한 털이 있고 꽃술대는 짧다.

입술 모양의 꽃부리는 밑부분이 부풀고 안쪽에는 털이 있고 

양쪽 가장자리 부분은 끝이 젖혀지고 뾰족하다.

열매는 10~11월에 달린다.

 

[산책로에 나와 있는 '붉은사철란']

작년까지 보이던 붉은사철란은

산책로 주변을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실룩거리는 입꼬리를 애써 감추고 있을 때쯤 

뒤태가 매력적인 아름다운 모습의 '붉은사철란'이 눈에 들어온다.

반갑다, 꼭꼭 숨어있어 줘서~

 

오래된 고목이나 바위틈, 

낙엽 위로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는 숲 속 요정 '붉은사철란' 

 

[붉은사철란: 3월]
[붉은사철란: 7월]
[붉은사철란: 7월]
[붉은사철란: 8월]

이른 봄에 만났던 붉은사철란

솜털 보송보송한 꽃봉오리, 그리고 만개한 모습까지 

오랜 시간 이곳에서 자리를 지켜준 아름다운 모습에 고마운 인사를 건넨다.

내년에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매화노루발]

계곡을 빠져나오자 언덕 위로 흔적을 남긴 '매화노루발' 

빗방울을 머금은 모습이 앙증맞은 '털이슬' 

닭다리와 모양이 닮아 닭다리버섯이라 불리는 '흰가시광대버섯'

여름 숲 속 주연과 조연, 그리고 엑스트라가 되어준다.

 

[털이슬]
[흰가시광대버섯]

나뭇잎 사이로 바람에 가을이 묻어오는 듯 

초록의 짙은 숲 속을 덮친 듯

땅 속 생활을 하던 이 계절의 주인 매미소리가 우렁차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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