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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선흘곶을 품은 '동백동산'

by 고니62 2022. 10. 9.

선흘곶을 품은 '동백동산'(2022.10.5. 수)

 

살며시 찾아온 가을이란 물감으로 매일매일이 다른 아침 

하얀 뭉게구름도 쉬어가는 참 아름다운 계절, 자연도 옷을 갈아입었다.

착한 기상이 산과 같이 높게 뻗어 나아가라는 뜻의  '선흘리(善屹里)' 

숲과 마을의 소통길 선흘의 아침을 열어본다.

 

람사르마을 '선흘 1리'는 

중산간 지역 3개의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진 마을로 

선흘의 '흘'은 깊은 숲을 의미하며 제주의 원시림 선흘곶자왈 동백동산이 위치한 마을이다.

감귤, 키위, 콩, 메밀 등이 생산되고 

용암동굴, 4.3 유적지, 람사르습지 동백동산 등 다양한 생태문화자원을 보유, 

2013년 환경부 지정 람사르마을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어 

선흘마을 주민들은 습지보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생태관광에 참여하고 있다.

 

[선흘1리 사무소]
[선흘1리 마을 산책로 안내]

세계 자연유산마을 '선흘 1리' 

국내 최대 원시림 '동백동산'과 현국 현대사 비극 '낙선동 4.3 유적지'가 

함께 공존하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본다.

 

[수국]
[마을 수호목(후박나무)]

선흘리 본동 동쪽의 마을 안에 있는 불칸낭(후박나무)은 

'불에 타버린 나무'라는 뜻으로 

설촌 당시부터 심어져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노거수이다.

높이 20m에 달하는 상록활엽수로 수령은 5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계절 싱그러운 초록의 후박나무이지만 가까이 보면 상처투성이 아픔을 간직한 나무다.

중산간 마을이 초토화 작전으로 인해 마을이 불타고 나무도 불탔지만 

이 불칸낭은 생명의 절반을 안고 살아간다.

슬픔과 아픔을 느낄 줄 알고 분노를 참으며 마을을 지키는 수호목 '후박나무' 

제주 4.3의 아픔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후박나무에 뿌리를 내린 팽나무]
[맨드라미]

마을 안 길은 정겨운 고향 풍경으로 다가온다.

무리 지어 피어 있는 주름진 생김새가 수탉의 볏과 같이 보이는 '맨드라미'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 세운 '부용' 

남쪽 섬에서 자란다는 암수딴그루 '남오미자' 

으름과 닮았지만 으름과 달리 속살을 내보이지 않는 '멀꿀' 

여름의 흔적들은 주의를 끌고 싶었을까?

한참을 걸었는데도 차나무의 은은한 향기는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한다.

 

[부용]
[남오미자]
[멀꿀]
[노박덩굴]
[개머루]
[노란꽃땅꽈리]
[차나무]
[포제터(동백동산)]

이곳은 100여 년 전에 자리한 곳으로 

포제는 전 마을 주민이 지내는 대제이며 천제이다.

제 신위는 포신지령(脯神之靈)은 상단, 토신지위(土神之位)는 하단에 모시고 있다.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가는쇠고사리]

곶자왈 깊숙한 곳으로 들어 갈수록 

포자로 번식하는 양치식물들이 많이 보인다.

동백동산 곶자왈의 크고 작은 암석 사이, 함몰지 등 곶자왈만의 갖는 독특한 환경조건은 

석위를 비롯해 도깨비고비, 큰봉의꼬리, 더부살이고사리, 관중, 콩짜개덩굴 등과 

활엽수림 아래에는 가는쇠고사리가 군락을 이루고 

푹신한 낙엽길은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 준다.

 

[석위]
[홍지네고사리]
[콩짜개덩굴]
[빌레]

용암대지 위에 뿌리를 내린 숲 '선흘곶자왈 속의 동백동산' 

동백나무가 많다고 하여 붙여진 선흘곶의 한 부분인 동백동산은 

제주도의 4개 지역의 곶자왈 중 조천~함덕 곶자왈의 선흘곶자왈에 해당하는 곳으로 

크고 작은 용암 덩어리와 나무, 덩굴식물이 뒤엉켜 숲을 이루는 곶자왈이다.

용암이 굳어 깨진 돌무더기 요철 지형에 보온·보습효과가 높아

북방계 식물과 남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한반도에서 가장 넓은 평지의 난대상록활엽수의 천연림이다.

울창한 숲과 크고 작은 습지들이 잘 보존되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참빗살나무]
[먼물깍 습지]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의미의 '먼물'과 

끄트머리라는 의미의 '깍'에서 먼물깍이라는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동백동산의 먼물깍 습지는 지하수 함양률이 높고 암반 위의 습지가 형성된 산림습지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곶자왈 지역으로 인정되어 2011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었다.

생활용수나 가축 음용수로 이용하던 이곳은 

물을 잘 통과시키지 않는 넓은 용암대지의 오목한 부분에 빗물이 채워져 만들어진 습지라고 한다.

습지에 사는 식물은 송이고랭이, 올방개, 참통발, 고마리, 남흑삼릉, 마름, 

순채, 청비녀골풀, 좁은잎미꾸리낚시 등을 볼 수 있는데 

수중 발레리나 '순채'와 더불어 초록세상을 만들었던 먼물깍에는 

군락을 이룬 '석위', 빨갛게 물들어가는 '참빗살나무'가 반긴다.

 

제주의 람사르 습지는 물영아리 습지, 1100 습지, 물장오리 습지, 먼물깍 습지, 

숨은물뱅디 습지 5곳이 지정되어 있다.

 

[석위]
[수크령]
[가는쇠고사리]
[구실잣밤나무 '판근']

척박한 땅이라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돌과 뒤엉켜 뿌리가 판자 모양처럼 납작하게 땅 위로 돌출되어 

생명의 끈질김을 일깨워준다.

 

[상돌언덕(용암언덕)]

상돌언덕(용암 언덕)은 흐르는 용암의 앞부분이 

굳어지면서 가운데 부분이 빵껍질처럼 부풀어 올라 만들어진 지형이다.

상돌언덕은 용암 언덕(투뮬러스)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보이고 

동백동산에서 가장 높은 동산으로 주민들이 올라가 숲 주변을 조망했던 곳이라 한다.

 

[판근]
[가는쇠고사리]

동백동산에는 동백나무를 비롯하여 

도토리열매를 맺는 참나무(늘푸른나무) 종류로

종가시나무, 참가시나무, 개가시나무, 붉가시나무와 

조록나무, 육박나무, 황칠나무, 후박나무, 녹나무, 구실잣밤나무, 새덕이,

생달나무, 참식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난대성 상록수가 푸른 숲을 만들어 주고 

참빗살나무, 때죽나무, 팥배나무, 예덕나무, 단풍나무, 말오줌때, 까마귀베개 등 낙엽활엽수와 

숲 아래에는 호자나무, 백서향, 백량금, 자금우, 백서향, 된장풀,

덩굴식물인 남오미자, 으름, 멀꿀, 마삭줄 등이 자라고 있다.

오며 가며 만났던 백서향은 좀처럼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으름]
[말오줌때]
[누리장나무]
[붉나무 충영(오배자)]
[맹아목(동백나무)]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는 숲 속에는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운다고 붙여진 '동백(冬柏)나무' 

초록열매를 달고 있는 초록 덮개 백량금과 자금우는 서서히 겨울을 준비한다.

 

[백량금]
[대흥란]
[흰가시광대버섯]
[숯막]

숯막은 숯을 굽는 곳에 지은 움막을 말하는데 
동백동산 숲 곳곳에는 다양한 형태의 숯막 터가 남아 있다.

삶의 터전으로 살았던 동백동산은 

마을 주민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 자원이다.

 

[구덕물]

동백동산 람사르 습지는 

선흘곶을 흐른 용암이 파호이호이 용암으로 

기저에 물이 고일 수 있는 판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먼물깍을 포함해서 혹통, 새물, 새로판물, 봉근물, 구덕물 등 수십 개의 습지가 있어 

동백동산 전체가 커다란 습지인 셈이다.

 

[경계담]
[도틀굴]

4·3 사건 당시 피신했던 흔적과 

유품들이 발견된 유적 동굴로 보존 관리하는 동굴이라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글이 보인다.

도틀굴 외에도 대섭이굴, 목시물굴, 벤뱅듸굴 등 난대림 속에 산재한 자연동굴은 

소개령이 내려졌을 때 숨기에 알맞은 은신처가 되었다.

세월 속에 묻혀 있는 줄 알지만 

뼛속 깊숙이 박혀 아물지 않는 선흘의 아픈 상처이다.

 

[선흘곶 동백동산]
[동백동산 습지센터]

원시 숨소리가 느껴지는 생명이 시작되는 곳 

난대상록활엽수의 천연림과 화산섬 제주가 만든 생태계의 보고로 

용암대지 위에 뿌리를 내린 숲 '선흘곶자왈 속의 동백동산'은 

자연이 준 선물이며 마을이 지킨 국내 최대 상록수림으로 

'생태관광마을'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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