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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한라산, 관음사 탐방로

by 고니62 2023. 6. 12.

한라산, 관음사 탐방로(2013.6.8. 목)

 

농부의 바쁜 오월이 지나가고 

연둣빛, 유월의 시작을 알리는 수국이 거리마다 곱게 피었다.

몇 해 동안 보지 못한 '금강애기나리'를 만나기 위해 

관음사 탐방로를 예약 했지만...젖어있는 아침,  

일기예보와 다르게 옷을 적시는 비에 '우의를 꺼낼까?' 잠시 망설였지만 

상쾌한 아침 공기에 내리던 비님은 멈췄다.

 

[삼각봉(해발 1,500m)]

백록담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한라산탐방로 예약시스템에서 탐방 일자를 예약하면 

카카오톡 메시지로 OR코드를 알려준다.

2021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한라산탐방로 예약시스템이 

2022년 4월 탐방 예약부터 예약 부도를 줄이기 위해 일부 개선, 운영이 변경되었다.

1일 예약 인원은 성판악 코스 1,000명, 관음사 코스 500명, 

1인당 본인 포함 4명까지 예약 가능하다.

출발 전 OR코드와 신분증 확인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한라산을 오르는 5가지 방법 

1. 성판악 탐방로(9.6km): 백록담 해발 1.950m 

2. 관음사 탐방로(8.7km): 백록담 해발 1.950m 

3. 돈내코 탐방로(7km): 남벽분기점 해발 1,600m 

4. 어리목 탐방로(6.8km): 윗세오름대피소 해발 1,700km 

5. 영실 탐방로(5.8km): 윗세오름대피소~남벽분기점 해발 1,600m 

 

[한라산이 기억하는 사람 부종휴]

변화하는 세상에 조심조심 다가가는 오늘을 사는 닫혀 있는 요즘 

세계 자연유산의 선각자로 꼽히는 인물, 한라산이 기억하는 사람 부종휴 선생님 

한라산과 깊은 사랑을 나누었던 님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정상에 이르는 탐방로 중 첫 번째로 꼽은 관음사 탐방로 '한산길' 

한산길은 이곳 부종휴 광장을 시작으로 백록담까지 이어진다.

 

[한라산, 관음사 탐방로]

[제주조릿대길]

관음사탐방로(해발 620m)는 성판악탐방로와 

더불어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해발 1,950m)을 오를 수 있다.

관음사지구야영장~삼각봉대피소(6km, 3시간 20분 소요)~동능정상까지 

8.7km의 탐방로이며 편도 5시간 정도 소요된다.

계곡이 깊고 웅장한 산세, 해발 고도 차이도 커 한라산의 숨겨둔 비경의 진면목을 볼 수 있어 

전문산악인들은 물론, 성판악 코스 탐방객들도 하산할 때 주로 이 코스를 이용한다.

관음사탐방로는 성판악탐방로에 비해 짧은 거리지만 

가파르고 돌길이 대부분이라 한산한 편이다.

 

[관음사 탐방로 5-2]

관음사 자연학습탐방로는 

관음사지구야영장을 출발하여 숲길을 따라 30분 정도 올라가면 구린굴을 만나게 된다.

주변에는 선인들이 남긴 집터와 숯 가마터 흔적도 보인다.

 

[석빙고 '구린굴']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용암동굴 구린굴은 천연동굴로 

얼음을 저장하는 '석빙고'로 이용했던 선인들의 지혜가 보이는 유적이다.

제주도내 동굴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다양한 동굴동물과 박쥐의 집단서식지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제주도 용암동굴과 계곡, 숲, 생태계와 동식물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해설판을 설치해서 탐방객들에게 휴식과 체험의 교육장이 되고 있다.

구린굴에서 30분 정도 걸으면 탐라계곡이 나온다.

 

[현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

중간중간에 서 있는 위치, 시간, 거리 등을 알려주는 안내판 

탐라계곡까지 가는 길에는 

자갈길, 테크길, 아기자기한 모양의 돌길 등 다양한 길 위에 

비에 젖은 산딸나무가 눈 맞추며 반겨준다.

 

[비에 젖은 '산딸나무']
[바닥에 떨어진 때죽나무 꽃]
[숯가마터]

1940년경에 만들어진 돔형태의 숯가마터로 

한라산에 산재되어 있는 참나무류(물참나무, 졸참나무 등)를 

이용해서 참숯을 구워냈던 장소로 

'제주도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현장학습 장소'이다.

 

[등수국]
[탐라계곡 목교]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꼽히는 탐라계곡은 

한라산 북벽에서 발원하여 제주시의 한천과 이어지는 계곡이다.

건천이긴 하지만 숲의 생태계를 이루는 운치 있는 곳으로 

계곡의 아름다움을 품은 채 등산객들의 눈길을 붙잡기도 한다.

탐라계곡까지가 완만한 구간이라면 

지금부터 삼각봉까지는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탐라계곡 전망대]
[해발 1,000m]
[관음사 탐방로 5-15]

탐라계곡 전망대를 지나니 계속 오르막으로 

관음사탐방로 5-15(250m마다 말뚝을 박는다)를 지난다.

제주조릿대가 늘어선 아담한 돌길을 오르는 길에는 이마에 보송보송 땀방울이 맺힌다.

잠시 서서 하늘을 쳐다보았더니 

 진초록 나뭇잎사이로 아침 햇살이 살짝 얼굴을 내밀며 눈의 피로를 씻어준다.

경사가 심해지면서 돌길과 계단이 이어진다.

 

[좁은문]

개미등으로 가는 길목에는 

큰 바위 틈새를 지나야 하는 비좁은 길이 놓여있다.

계곡을 지나 능선을 오르면 울창한 숲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개미등이다.

이 개미등에서 50분 정도 올라야 삼각봉에 이른다.

 

[원점비]
[개미등]
[소나무 군락지]

원점비를 지나니 소나무군락이 삼각봉까지 이어진다.

개미등 구간에는 하늘을 찌르는 웅장한 모습의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소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과 어우러져 

우뚝 선 소나무들의 위상에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언제 보아도 늘 푸른 소나무의 기상은 관음사탐방로의 매력이다.

 

[해발 1,300m]

사방으로 널리 분포된 제주조릿대가 길잡이가 되어주고,

고운 새소리, 바람소리, 발자국소리,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햇살, 

한라산 식물들의 고운 자태, 고스란히 느껴지는 발아래 생명들...

 

[함박꽃나무]
[윤노리나무]
[마가목]
[참회나무]
[보리수나무]
[화살나무]
[팥배나무]
[흰병꽃나무]
[붉은병꽃나무]
[개족도리풀]
[주목]
[관음사 탐방로 5-24]

긴 개미등 숲터널을 지나자 

관음사탐방로 5-24 사이로 삼각봉의 모습이 드러난다.

갑자기 발걸음이 빨리지지만 잠깐! 

이 멋있는 순간을 놓칠 수가 없어서 찰칵, 찰칵...

 드디어 관음사탐방로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삼각봉이 눈에 들어온다.

 

[삼각봉(해발 1,500m)]

왔노라, 보았노라, 느꼈노라~

해발 1,500m 지점에 위치한 삼각봉 

장구목의 끝자락에서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는 

삼각봉의 웅장함에 잠시 숨을 고른다.

삼각봉은 화산폭발로 빚어진 기기묘묘한 바위와 웅장한 품새 

고사목 등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늘 그 자리에 의연하게 서 있는 삼각봉을 바라보며 차 한잔의 여유를 가져본다.

 

[삼각봉 대피소]

관음사 탐방로 전 구간에는 매점이 없기 때문에

생수는 물론 산행에 필요한 물품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제주시내]

삼각봉대피소에서 백록담 동능 정상까지 2.7km(약 1시간 40분 소요)이다.

숨을 고르고 다시 출발하니 계속 내리막길이다.

 

[샘터]

'샘터'에서 천연삼다수를 마셨었는데 

지금은 '음용수가 아니오니 드시지 말라'는 안내글이 있다.

왕관릉과 기암괴석들이 다시 한번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왕관릉]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왕관바위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왕관릉'은 백록담 정상 동북쪽 바로 밑에 우뚝 솟아있는 암릉으로 

해 질 무렵 석양이 암릉을 붉게 물들이면 그 모습이 마치 금빛 왕관을 연상하게 한다.

이 일대에 늦가을 단풍이 물들면 그 아름다움에 눈을 떼지 못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삼각봉대피소를 지나 계곡을 내려가면 용진각계곡이 나온다.

 

[용진각 현수교]

관음사탐방로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명장면 출렁다리(현수교) 

출렁거리는 다리는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한 번씩 뛰어보게 하는 동심의 세계를 열어준다.

 

[추억 속의 용진각 대피소]

해발 1500m에 있었던 용진각대피소는 

30여 년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들의 쉼터 역할을 했던 추억의 산장이다.

2007년 강타한 태풍 '나리'로 인해 

오랜 추억을 간직한 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한라산 정상인 북벽과 장구목, 삼각봉, 왕관릉으로 둘러싸여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이곳은 수직의 암벽이 있어 산악인들의 동계훈련장소이기도 하다.

 

[구상나무]
[구상나무 '고사목']

살아 백 년, 죽어 백 년이란 구상나무는 

 고산지역의 다양한 모습으로 한라산을 빛내주는 나무로 

사스래나무와 더불어 혼효림을 연출하는 한라산 대표 수종이다.

해발 1,400m 이상에서 분포하는 고산지대의 대표적인 상록침엽수이기도 하다.

 

[사스래나무(좀고채목)]

용진각의 혼효림 대표 주인공 사스래나무 

한라산 해발 1,700~1,800m에는

 상록성인 구상나무와 낙엽성인 사스래나무 등이 한데 어우러져 

혼효림을 이루어 다양한 색깔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고산지역의 강한 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기형인 모습으로 서 있는

사스래나무를 산악인들은 '백골나무'라 부른다.

아마 수피가 하얗게 벗겨진듯한 모습에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섬매발톱나무]
[홍괴불나무]
[산장대]
[매발톱]
[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두메대극]
[제주양지꽃]
[큰앵초]
[두루미꽃]
[금강애기나리]
[산철쭉]
[해발 1700m]

금강애기나리를 만날 생각에 

삼각봉을 향해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흔적만 남아 

다시 1년 뒤를 기약해야 하는 아쉬움에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8.7km의 마지막 관음사탐방로를 알려주는 '5-34' 

 9.6km 성판악탐방로 끝을 알려주는 '4-36' 

백록담을 오르기에는 조금은 늦은 시간이라 망설임없이 

이곳 해발 1700m에서 꼭짓점을 찍는다.

 

[백록담 북벽]

아쉬운 대로 백록담 북벽이 보이는 곳에 섰다.

파란 하늘에 신록으로 물든 아름다운 풍광에 잠시 정신줄을 놓았지만 

내려오시는 분들께 여쭤본 물이 고여있는 한라산 백록담은 

벌써 내 안에 자리를 잡았다.

 

[출렁다리(현수교)]
[삼각봉 대피소]
[탐라계곡 목교]
[모노레일]

한라산 모노레일은

고산지대에 필요한 물품과 응급환자를 실어나르는 역할을 한다.

 

[다시 원점으로]

등산 시작 전 오락가락 내리던 비는 서서히 멈추고 

새들의 노랫소리, 햇살 쏟아지는 소리, 나뭇잎 스치는 바람소리 들으며 쉬엄쉬엄 걸었다.

오랜만에 찾았던 관음사 탐방로는 변화된 모습으로 등반객들을 반기고 

힘들게 걸었던 탐방로는 오늘따라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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