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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한라산 영실~윗세오름~어리목 탐방로

by 고니62 2023. 9. 15.

한라산 영실~윗세오름~어리목 탐방로(2023.9.12. 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한라산 

새벽, 한적한 1100 도로를 오롯이 혼자 달리는 

차 안으로 들어오는 가을이 느껴지는 신선한 바람...

영실을 출발하여 윗세오름 대피소~만세동산~사제비동산~

어리목으로 하산하는 계획을 잡고 화구벽을 만나러 간다.

 

[어리목 등반로]

한라산은

제주도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굽이굽이 경사가 심한 길 따라 주차장에 이르면

영실에서 출발지점이 '해발 1,280m'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라산 정상의 남서쪽 산허리에 탐방로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영실(靈室)' 

'오백나한', 또는 '오백장군'이라 불리기도 하는 영실기암과 

한라산 최고의 단풍을 자랑하는 영실 계곡 

깔끔좁쌀풀은 아직까지 남아있을까?

 

[영실기암과 병풍바위]
[흰진범]

소나무 숲의 상쾌한 새벽 공기와 

콸콸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힘차게 떨어지는 나지막한 폭포 

계곡 주변으로 오리궁둥이 '흰진범'이 마중 나왔다.

자연이 주는 벅찬 감동과 소확행을 누리는 동안 오르막이 시작되고 

아침 눈부심은 구름에 숨을 듯 보일 듯 힘겨루기를 한다.

가파른 산길이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힘이 부칠 때쯤 반겨주는 '제주황기' 

엄지 척!

 

[제주황기]
[제주달구지풀]
[검나무싸리]
[곰취]
[난쟁이바위솔]
[바위떡풀]

오르는 내내 봄과 여름을 아름답게 빛냈던 한라산의 나무들은 

흔적을 남겨 한 발짝 그냥 스치기엔 아쉬움을 남긴다.

작년에 눈 마주쳤던 수리취가 있던 곳에는 바늘엉겅퀴가 빈자리를 채워주고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동안 열두 폭 병풍을 만들었다.

 

[누른종덩굴]
[노린재나무]
[홍괴불나무]
[백리향]
[시로미]
[궁궁이]
[은분취]
[층층이꽃]
[둥근이질풀]
[흰산박하]
[산박하]
[눈개쑥부쟁이]

탁 트인 계단을 오르고 나면

그늘진 숲터널이 반갑게 맞아준다.

울퉁불퉁하던 돌길은 걷기가 한결 수월한 데크길로 만들었고 

숲은 언제나 편안하고 포근함을 안겨준다.

 

[구상나무 '고사목']
[백록담 화구벽]

가을 산행의 또 다른 매력 

사방이 탁 트인 끝이 보이지 않는 활주로 끝에는 

백록담 화구벽을 중심으로 오름 군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눈에 들어오는 선작지왓의 넓은 고원 초원지대 

봄에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꽃바다를 이루는 산상의 정원에는 

초록의 제주조릿대와 노랗게 물들어가는 호장근이 자람터가 되었다.

선작지왓은 한라산 고원 초원지대의 '작은 돌이 서 있는 밭'이라는 의미를 지닌 곳으로 

키 작은 관목류가 넓게 분포되어 있고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고원 습지이다.

 

[한라산의 옛지명 '넙은상밧]
[선작지왓 제주조릿대와 호장근]
[한라산의 옛지명 '우럭밧]

제초작업으로 깔끔좁쌀풀의 흔적은 찾아보지도 못하고...

 

[윗세오름 대피소]

공사 중이던 윗세오름 대피소는 새 단장을 하고 등산객들을 맞고 있었다.

 

[만세동산이 보이는 길목]

이곳에도 제주조릿대와 호장근이 널리 분포하고 있다.

백록담을 제외한 한라산 전역에 분포한 제주조릿대는 땅 속 줄기가 그물처럼 넓게 뻗어 있고,

마디 부분에서 매년 새순이 돋아나 군락을 이룬다.

조릿대 숲은 강풍, 강우, 폭설 등으로 인한 토양의 유실을 막아주고

야생동물들의 좋은 서식처가 되어준다.

 

[참억새]

이웃한 윗세누운오름과 

전망대가 있는 윗세족은오름이 다정한 형제처럼 보인다.

1,100 고지 부근의 세 오름보다 위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윗세오름' 

붉은오름, 누운오름, 족은오름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구상나무]

살아 백 년, 죽어 백 년 

오래도록 한라산의 품을 지켰던 '구상나무' 

한라산은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구상나무가 사는 곳이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늘푸른나무(상록 침엽수)로 힘찬 기상을 가진 한국 특산식물이다.

백록담을 중심으로 해발 1,400m 이상에서 자라는 토종나무는 

겨울 혹독한 추위와 바람을 견디며 살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오랫동안 한라산을 아름답게 빛내주는 주인공이다.

 

[가는범꼬리]
[미역취]
[금방망이]
[븕은호장근]
[호장근]

한라산의 가을을 알리는 고원습지의 '물매화' 

추워지기 전에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며 고지대부터 가을은 시작되고 

들꽃들은 부지런히 계절을 전해주지만 한라산의 가을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바삐 지나가버린다.

 

[물매화]
[산여뀌]
[미꾸리낚시]
[좀향유]
[좀개수염]
[만년석송]
[바늘엉겅퀴]
[만세동산 전망대]

만세동산은 예전에 한라산에서 우·마를 방목했을 당시에 

높은 곳에서 말이나 소들을 감시했다고 하여 '망동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민오름은 정상 부분에 나무가 자라지 않아 민대가리 동산이라 하고, 

장구목은 장구목과 삼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장구같이 좁아져 있어 장구목이라 한다.

 

[만세동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만세동산 전망대에서는 

민오름(민대가리동산)~장구목~백록담(화구벽)~윗세붉은오름~윗세누운오름 

서 있기만 해도 영화가 되는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오름 풍경]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흐릿한 제주시내, 

그리고 푸른 바다와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 

삼형제오름~노로오름~바리메오름~쳇망오름~큰노꼬메~족은노꼬메~사제비동산으로 

이어지는 오름 군락 

'오름'은 제주어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작은 화산체를 말하는데 

제주에는 360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이 있다.

한라산 천연 보호구역 내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물장오리'를 포함하여 46개의 오름이 있다.

 

[사제비동산의 참억새길]
[구급함]

숲을 만나 숲을 벗어나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 

군락을 이룬 소나무, 탁 트인 평평한 고원이 펼쳐지는 사제비동산 

눈길을 돌리는 곳마다 엽서 속 그림이 되어준다.

 

사제비동산의 샘물은 

콸콸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힘차게 떨어진다.

 

[민족도리풀]
[주목]
[제주조릿대]

자세를 낮추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만날 수 있는 한라산의 키 작은 아이들~

 

[섬사철란]
[수정란풀]
[해발 1,000M]
[어리목 목교]

학창 시절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어리목 계곡 

지금은 흐르는 물도 말라 버리고 가을색으로 물들어간다.

어리목 목교를 지나니 참나무 숲이 반갑게 맞아준다.

 

[참나무 숲]

이곳은 졸참나무가 하늘을 덮고 있으면서 서어나무, 때죽나무 등이 

서로 어우러져 자라는 참나무 숲이다.

참나무는 봄에 새순이 나와 겨울에 모든 잎이 떨어지는 낙엽 활엽수로 

참나무 6형제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로 

도토리 열매를 맺는 나무들을 통틀어 부른다.

 

[모노레일]

한라산 모노레일은

고산지대에 필요한 물품과 응급환자를 실어나르는 역할을 한다.

소리없이 찾아와준 한라산의 가을 

어리목은 '길목'이라는 뜻으로 등반로를 따라 들어가면 

사제비동산의 아름다운 숲길과 봄이면 산철쭉, 털진달래가 장관을 이루는 초원 

겨울 눈부신 백설에 덮인 구상나무 군락지와 백록담 화구벽 

아름답게 펼쳐지는 한라산의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는 탐방로이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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