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숲에는..(2023.6.15. 목)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는 길목
파란 하늘, 숲 속 산딸나무가 유난히 아름다운 유월...
숲으로 들어서자 조금은 어두컴컴하지만 숲이 뿜어내는 서늘한 싱그러움,
그리고 고목 아래 이미 꽃잎을 떨구고 흔적을 남긴
'박새'의 도도한 모습에 눈길이 간다.
연초록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는 오래된 나무가 있는 숲 속 풍경
새들의 고운 노랫소리, 나뭇잎 스치는 바람소리,
흙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푹신 거리는 자연의 소리,
연둣빛 나뭇잎 사이로 햇살 쏟아지는 소리,
나무냄새, 꽃냄새, 풀냄새 맡으며 쉬엄쉬엄 유월의 숲을 걸어본다.
숲 가장자리에는 이미 시들어 흔적만 남았지만
어두컴컴한 숲, 햇빛을 부르는 아름다운 자태
멀리서도 우아하게 날갯짓하는 나 홀로 갈매기난초가 돋보인다.
봄에 떨어진 낙엽이 수북이 쌓인 숲길 가장자리에는
산야의 숲 속에서 자라는 군락을 이룬 '노루발'이 봐달라고 아우성이고,
구릉진 언덕 위에는 소녀가 기도하는 듯
'매화노루발'의 우아한 자태, 뒤태 또한 아름답다.
못 안으로 투영된 파란 하늘
하늘을 덮은 진초록 숲이 내어주는 푹신한 길
키 큰 나무는 작은 나무를 감싸 안은 진한 향기 풍기는 유월의 숲
연초록 짙어가는 숲냄새 맡으며 걷다 보면 초록의 눈부심으로 마주하게 된다.
늘 먼저 와서 기다려주는 유월의 숲에서 머물다 간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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