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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학림천의 숨은 비경

by 고니62 2023. 10. 29.

학림천의 숨은 비경...(2023.10.25. 수)

 

당올레가 아름다운 어케할망당 가는 길 

그 길에는 수많은 비경을 품고 있는 제주의 하천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 건천이지만 많은 비가 내리면 넘치는 물로 계곡의 비경은 숨을 멎게 한다.

학림천 따라 어케할망당까지 가을이 내려앉은 길을 걸어본다.

 

고살리 탐방로(2.1km)는 

구석구석 숨어 있는 볼거리가 많은 트레킹코스로 

5.16 도로 남서교(선덕사 맞은편)에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출발지점]
[안내도]

처음으로 만나는 학림천의 숨은 비경 '어웍도' 

어웍도는 하례리 서쪽 냇가 변에 위치해 있는데 지금은 그 주위가 하례리 공동목장 구역이지만

옛날에 사람이 살던 곳으로 집터가 몇 군데 있다.

마을사람들이 삶과 연관되어 쇠달구지가 왕래하던 곳으로 

쉼팡 겸 애환이 깊은 지역으로 전해 내려온다.

'억새풀이 무성하다'는 데서 지역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어웍도]
[미역취]
[중대가리나무(구슬꽃나무)]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한 숲 

크고 작은 용암 덩어리와 나무, 

덩굴식물들이 뒤엉켜 숲을 이룬 인적이 드문 숲길에는 

척박한 곳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뿌리가 판자 모양처럼

납작하게 땅 위로 돌출되어 생명의 끈질김을 일깨워주고,  

저마다의 특색 있는 오래된 나무들은 힘들게 살아온 세월이 느껴진다.

 

[모새나무]
[판근]
[콩짜개덩굴]
[풀고사리]
[발풀고사리]
[죽절초]
[호자나무]
[백량금]
[산호수]
[자금우]
[무엽란]
[겨울딸기]

두 번째 만나는 학림천의 숨은 비경 '속괴' 

건천이기는 하지만 사시사철 물이 고여 있는 곳이다.

이곳은 토속신앙이 빈번하게 행해지는 곳으로 

우천 시에는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폭포 위쪽으로 네모난 바위 옆에는 소나무가 온갖 풍파와 엄청난 냇물에도 

굴하지 않고 의연한 자세로 우뚝 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속괴(소나무와 Y폭포)]
[소나무 반영]
[이곳은 기가 센 곳이라 내림굿이나 산신제, 토속신앙이 빈번하게 행해진다.]
[인공수로]
[장냉이도]

고살리 샘에서 북쪽으로 700m 지점에 위치한 냇가 길로 

영장을 넘긴 도라 하여 '장냉이도(장 넘긴도)'라 불린다.

울창한 수풀이 우거진 길 아래쪽에는 영주계곡폭포가 있어 

우천 시에는 폭포수가 장관을 연출하는 또 하나의 학림천의 숨어있는 비경이다.

그 앞 낭떠러지 밑에는 큰물도가 있다.

 

[영주계곡폭포]
[소귀나무]

숲길을 빠져나오니 

전봇대 사이로 부드러운 곡선의 한라산이 얼굴을 내민다.

 

[수까치깨]
[나도생강]
[사방오리나무]
[동백나무]
[멀꿀]
[고살리 표석]

서귀포시 하례2리는 

영천오름과 칡오름 사이 기슭을 흐르는 

효돈천 상류 중산간마을로 한라산 남쪽의 첫 마을이다.

감귤재배 적지이기도 하지만 지난 2013년 

환경부 지정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된 질 높은 농촌마을이기도 하다.

학이 둘러싸인 마을이라 해서 '학림동'이라 불린다.

학림교를 지나는 천을 따라 원시적 수림과 계곡이 잘 발달되었다.

계곡에 '고살리'라 부르는 샘은 생태 하천 옆을 지나는 자연 탐방로가 만들어져 있다.

마을의 경계를 이루는 학림천은 

아홉 군데에서 모아진 소하천들이 합류해 바다로 흐르는 천이다.

 

[고살리 샘]

학림동 마을의 상징인 이곳은 

냇가 바위틈에서 샘(용천수)이 솟아 나와 마을 학림천을 타고 흐른다.

사시사철 물이 솟아 나와 약수로 사용하기도 하고 

바닥이 보이는 맑고 시원한 물은 여름철 피서객들로 붐비는 아름다운 곳이다.

 

[말고레소(말고랑소)]

말고랑소는 마을 중간 동네 옆 냇가를 말하는데 

1960년대 말까지 냇가 입구에는 말 방앗간 방아돌이 두 군데 있었다고 한다.

'말 방앗간이 있었다'라고 해서 말고래소(말고랑소)라 불려지고 있다.

냇가 소(沼)에는 물이 사시사철 마르지 않으며 

이곳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새벽녘 고요한 적막을 깨고 

폭포 떨어지는 물소리는 여자의 슬픈 울음소리로 들린다고 한다.

 

[몰고랑교]
[누리장나무]
[붉나무]
[마 '주아']
[뚱딴지]

올레가 아름다운 어케할망당으로 가는 길에는 노란 뚱딴지가 가던 길을 붙잡는다.

 

[어케]
[올레가 아름다운 할망당 가는 길]
[어케할망당]

당올레가 아름다운 할망당 

'어케'는 직사와 돈드르 사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절벽을 이르는 말이며 

신명은 '어케할망'으로 홀로(여 1인) 좌정하고 있다.

자연석 제단에 돌집(궤)이 있는 모습이다.

제일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제사, 명절, 결혼 등 필요할 때 가는 당이다.

 

[곡선이 아름다운 아름다운 올레]

하례 2리 마을의 경계를 이루는 학림천 

소하천들이 합류해서 영천오름 남쪽 기슭에서 

산벌른 내인 돈내코 하천 줄기와 하나로 되어 바다로 흐른다.

건천이기는 하지만 늘 물이 고여 있어 많은 비가 내린 후에는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는 장관을 이루는 학림천의 숨겨진 비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