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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한라산의 봄

by 고니62 2024. 5. 14.

한라산의 봄(2024.5.10. 금)

 

이른 새벽...

간간이 들려오는 새소리 들으며 

오롯이 1100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늘 상쾌하다.

한산한 어리목광장, 얼굴에 와닿는 아침공기가 차갑게 느껴진다.

 

[한라산 표석]

한라산의 봄은 어느 만큼 와 있을까?

어리목은 '길목'이라는 뜻으로 등반로를 따라 들어가면 

참나무 숲을 지나 추억이 깃든 어리목 목교를 건너면  

사제비동산의 아름다운 숲길과 봄이면 산철쭉, 털진달래가 장관을 이루는 초원 

겨울 눈부신 백설에 덮인 구상나무 군락지와 백록담 화구벽 

아름답게 펼쳐지는 한라산의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는 탐방로이다.

 

[참나무 숲]

이곳은 졸참나무가 하늘을 덮고 있으면서 서어나무, 때죽나무 등이 

서로 어우러져 자라는 참나무 숲이다.

참나무는 봄에 새순이 나와 겨울에 모든 잎이 떨어지는 낙엽 활엽수로 

참나무 6형제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로 

도토리 열매를 맺는 나무들을 통틀어 부른다.

 

[어리목 목교]

참나무 숲을 지나니 추억이 깃든 이리목 계곡 

봄날의 수채화를 그려내는 연둣빛 풍경 아래 어리목 목교가 반갑게 맞아준다.

 

[새 단장한 깔딱계단]
[해발 1,100M]
[해발 1,300M]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속되는 동안 

제일 먼저 지장보살 '풀솜대'가 얼굴을 내민다.

산 아래는 벌써 흔적을 남긴 봄꽃들이지만 한라산은 이제 한창이다.

 

[풀솜대]
[애기나리]
[반디미나리]
[황새냉이]
[개족도리풀]
[민족도리풀]
[큰앵초]
[해발 1,400M]
[샘터]

물소리만 들어도 기분 좋아지는 사제비동산의 샘물 

지난 주말 봄비치고 한라산 누적 강수량이 1,000mm에 육박했던 큰비는  

콸콸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힘차게 떨어진다.

 

[사제비동산에서 바라본 만세동산]
[산철쭉]

숲을 만나 숲을 벗어나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 

군락을 이룬 소나무, 탁 트인 평평한 고원이 펼쳐지는 사제비동산 

이제 막 꽃잎을 여는 산철쭉 

눈길을 돌리는 곳마다 엽서 속 그림이 되어준다.

 

[소나무]
[해발 1,500M]
[산철쭉]
[섬매발톱나무]
[시로미]
[고비]
[만세동산]

만세동산은 예전에 한라산에서 우·마를 방목했을 당시에 

높은 곳에서 말이나 소들을 감시했다고 하여 '망동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민오름은 정상 부분에 나무가 자라지 않아 민대가리 동산이라 하고, 

장구목은 장구목과 삼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장구같이 좁아져 있어 장구목이라 한다.

 

[만세동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만세동산 전망대에서는 

민오름(민대가리동산)~장구목~백록담(화구벽)~윗세붉은오름~윗세누운오름 

서 있기만 해도 영화가 되는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라산 모노레일은

고산지대에 필요한 물품과 응급환자를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다.

 

[오름풍경]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시원스레 펼펴지는 제주시내,

그리고 바다와 하늘을 이어주는 수평선 

삼형제오름~노로오름~바리메오름~쳇망오름~큰노꼬메~족은노꼬메~

사제비동산으로 이어지는 오름 군락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오름'은 제주어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작은 화산체를 말하는데 

제주에는 360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이 있다.

한라산 천연 보호구역 내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물장오리'를 포함하여 46개의 오름이 있다.

 

 

이웃한 윗세누운오름과 

전망대가 있는 윗세족은오름이 다정한 형제처럼 보인다.

1,100 고지 부근의 세 오름보다 위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윗세오름' 

붉은오름, 누운오름, 족은오름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희귀식물이 많은 '고산습지']

만세동산 산상의 정원에는 봄의 왈츠가 한창이다.

자세를 낮추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만날 수 있는 한라산의 키 작은 아이들..

한라산 봄의 시작을 알리는 구석구석 하얀색으로 수놓는 '세바람꽃' 

연한 붉은색 꽃이 매력적인 한라산 봄의 요정 '나도제비란' 

한라산 습한 고지에 군락을 이룬 '흰그늘용담' 

풍차를 닮은 행운의 열쇠 '설앵초' 

한라산 특산식물은 한라산을 포함해서 우리나라에만 분포한다.

특히 한라산 1,400 고지 이상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한라산 고지대의 거센 바람에 왜성화된 특징을 갖고 있다.

 

[세바람꽃]
[나도제비란]
[흰그늘용담]
[산장대]
[콩제비꽃]
[흰제비꽃]
[설앵초]
[바위미나리아재비]
[민눈양지꽃]
[제주양지꽃]
[민백미꽃]
[각시붓꽃]
[영국병정이끼(선태식물)]
[둥근잎천남성]
[금방망이]
[산철쭉]
[구상나무]
[구상나무 군락지]

살아 백 년, 죽어 백 년 

오래도록 한라산의 품을 지켰던 '구상나무' 

한라산은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구상나무가 사는 곳이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늘푸른나무(상록 침엽수)로 힘찬 기상을 가진 한국 특산식물이다.

백록담을 중심으로 해발 1,400m 이상에서 자라는 토종나무는 

겨울 혹독한 추위와 바람을 견디며 살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오랫동안 한라산을 아름답게 빛내주는 주인공이다.

 

[구상나무]
[구상나무 '수꽃']
[구상나무 '고사목']
[윗세오름: 해발 1,700M]
[만세동산이 보이는 길목]
[만세동산 전망대]
[해발 1,000M]
[참나무 숲]

이른 아침이라 문을 닫았던 봄꽃들은 

산을 내려오는 동안에 꽃잎을 활짝 열어주었다.

 

[홍노도라지]
[점나도나물]
[솔비나무]
[어리목광장]

햇빛이 스며들고 바람이 내준 쉬지 않고 달리는 봄빛 속에 

나무와 들꽃들이 들려주는 한라산의 봄 이야기 

연둣빛 숲길이 아름다운 오월의 초록바람은 늘 설레게 한다.

한라산의 봄은 이제 시작이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