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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신촌~조천리 용천수 여행...

by 고니62 2025. 9. 7.

신촌~조천리 용천수 여행...(2025.9.3. 수)

 

한낮 더위는 사그라들 생각이 없는 듯 하지만, 

가을의 향기가 서서히 스며드는 9월...

남생이못으로 가는 진드르는 오늘도 어김없이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용천수 따라 걷는 해안길...

신촌 남생이못을 시작으로 조천 연북정까지 용천수 여행을 떠나본다.

 

[남생이못]

삼양의 경계 원당봉으로 시작되는 열녀의 고장 '신촌리' 

곧게 뻗은 도로가 마치 고속도로를 연상케 하고 

일제 강점기에 비행장으로 활용하려고 했던 '진드르(넓은 들판)'를 지나 

동쪽 끝 조천과 경계에 있는 대섬(죽도)을 품은 

작고 한적한 아름다운 바닷가가 있는 농·어촌 마을이다.

마을을 지나는 건천인 종인천과 문서천은 비가 많이 내려도 고이지 않고 

바다로 흐르지만 해안 포구에는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

용천수가 풍부하여 주민들의 생명수 역할을 한다.

신촌 향사에서는 리사제(포제)와 풍어제(용신제)를 지내며 

영등막에서 영등굿을 지내는데 농산물과 해산물의 풍작을 기원한다.

 

[남생이못 '배롱나무와 황오리']
[황오리]

조천읍 신촌리에 위치한 남생이못은 

여러 차례의 범람을 통해 지반 아래로 습기가 축척되어 

지표면 위로 물이 고이기 시작해서 자연 습지가 형성된 못이다.

남생이못의 물이 워낙 풍부해서 주위의 농가에서는 물을 끌어다가 농사를 지었고 

농사일을 마친 후 간이 목욕탕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소와 말의 음용수로도 활용하였다.

 비와 하천의 범람으로 물을 공급받았던 터라 남생이못의 수량이 적어 

남생이못에 물을 끌어다 놓기 시작하면서 연못이라 불리는 지형으로 변했다고 한다.

원래 습지는 20평 남짓한 작은 못이었지만

주민들의 노력에 의해 2003년도에 생태체험학습장 시설물을 조성하여

아름다운 생태관광지로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온다.

옛날 원나라의 황제가 자식을 얻기 위해

제를 지낸 후 아들을 얻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남생이못]

수생식물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작은 천국 '남생이못' 

수생식물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연못 가득 피어나서 사람들을 끌어 모았지만 

고운 수중 발레리나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실망과 아쉬움만 남긴다.

 

[영등막 제터]

신촌리에는 영등할망이 2월 8일(음력)부터 사흘정도 머무른다.

음력 2월 8일이 되면 3~4일 영등막에서

영등굿을 하여 농산물과 해산물의 풍작을 기원하는 곳이다.

어릴 때는 무서워서인지 신성시해서인지 영등막 가까이 가지 않고 빙돌아 다녔던 기억이 있다.

한층 높아진 파란 하늘은 가을 기운이 서서히 퍼져가고 

가을의 선율에 맞춰 피어난 고운 색들은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돌동부]
[개머루]
[돌콩]
[사위질빵]
[닭의장풀]
[참으아리]
[며느리밑씻개]
[박주가리]
[차풀]
[금불초]
[갯사상자]
[갯강아지풀]
[닭머르]

탁 트인 바다, 철썩이는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소리, 

올레 18코스의 숨겨두었던 작지만 아름다움을 품은 해안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바닷가로 툭 튀어나온 바위 '닭머르' 

닭머르길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바다가 흐르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걷는 편안한 바닷길이다.

아름다운 신촌 바다와 함께 걷는 지금 이대로의 모습이 참 좋다.

 

[닭머르 코지]

닭머르(鷄旨)는 '닭이 흙을 파헤치고 그 안에 들어앉은 모습을 닮았다'

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양한 기암괴석들과 몇 번을 봐도 담지 못하는 아름다운 해안절경 

갯바위 낚시터가 있어 낚시꾼들을 비롯해 

올레꾼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즐기는 곳으로 

 2013년에 정자가 만들어졌다.

 

[멀리 원당봉이 보인다]

어린 시절 게와 보말을 잡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던 추억의 장소 '닭머르' 

초등학교 가을소풍 장소였던 '원당봉'이 눈에 들어온다.

그때는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던 길이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가까워 보이는지...

 

[환해장성]

선조들이 액운이나 외부침입을 차단하기 위해 

쌓아 놓은 공동체의 땀과 얼이 깃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많이 허물어져 있어 안타깝다.

 

[자연을 담은 습지 신촌리 못 '돈물']

습지의 천국 '제주' 

제주도 습지는 다량의 토양 수분을 포함하는 땅으로 

각종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자연의 콩팥 역할을 하고, 

풍부한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소중한 생태적 역할을 담당한다.

 

[갯담(원담)]

원담은 제주 해안선의 자연지형과 조차(潮差)를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 어로시설로 주로 여름철 멜(멸치) 잡이에 주로 이용된

제주 고유의 바다고기 포획법이다.

제주의 원담은 마을 공동소유로 멜(멸치)이 들면

마을사람들이 한데 나와 잡았고 원담을 쌓고 보수하는 일도

공동작업으로 진행하는 선조들의 상부상조정신을

엿볼 수 있는 바닷가의 보물이다.

 

여름날~

물이 들어올 때 멜이 들어왔다가 물이 빠져나가 버리면 

원담에는 은빛으로 빛나는 수도 없이 많은 멜들이 파닥거리며 뛰논다.

새벽녘에 동네 어르신들이 

"멜 들어왔져~"

외치시는 소리에 주전자를 들고 뛰어나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안개물(안갯물:여탕)]

안개물은 바닷가에서 보면 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안쪽에 있는 '갯가' 즉, 안갯물이라 불리게 된 용천수이다.

탕 내 위쪽 첫 칸은 식수, 두 번째 칸은 채소, 

세 번째 칸은 빨래와 목욕을 하는 공간으로 빨래는 하류 쪽에서 했다.

오래전부터 선조들의 지혜와 양보하는 미덕을 간직한 안개물은 

공동체 문화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펄랑못을 메워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백중날, 안개물에서 입술이 파래지도록 물놀이를 했던 기억에 남아있다.

맞은편에는 남탕인 순물이 있다.

 

백중날~

물이 돌담 위로 가득 차면 속옷 하나 달랑 걸치고

물속으로 '풍덩' 빠지며 헤엄치며 놀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선명하다.

 

[계요등]

 

내가 살던 고향집도, 배꼽친구들이 살던 집도, 좁은 골목도 그대로지만 

세월은 예전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담벼락을 타고 올라가는 '계요등'이 나를 반긴다.

 

[돌담이 아름다운 올레]
[큰물(여탕)]
[큰물(남탕)]

해안 중심에 있는 큰 샘으로 물의 용출량이 많고 

한여름에도 차가우며 용출수가 끊기는 일이 없어 '큰물'이라 불린다.

큰물에서 연중 목욕을 하면 건강하고 장수한다고 전해온다.

더운 여름날이면 어르신들은 물론 동네 개구쟁이들은 

높은 곳에서 다이빙을 하거나 물속에 잠수를 하며 

온몸을 덜덜 털면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물장구치는 소리가 들린다.

 

[신촌포구]

신촌포구는 신촌리 어민들의 생활터전이 되는 

삶의 애환이 깃든 곳으로 많은 추억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조반물]
[동카름 선창]

옛날에는 큰물포구(신촌포구)보다 선창포구가 규모가 더 컸다고 한다.

썰물이 되면 바닥에 배가 닿아 포구 밖으로 밀려났었다고 한다.

 

[동동 엉창물(남탕)]

엉창물 바로 서쪽에는 여탕인 '감오원'이 있다.

 

[신촌향사]

신촌향사는 조선 후기 향촌의 공무 처리와 마을 사람의 예절을 행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에 건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개조하면서 원형이 많이 바뀌었다.

 

[동동네 일뤠낭거리 일뤠당]

이곳 당에서 모시고 있는 신은 

'일뤠낭거리일뤳도, 고동지영감, 짐동지영감'으로 

이 신들은 어선과 해녀를 관장하는 어업 수호신이다.

당 주위에는 자연석으로 담을 두르고, 

그 안쪽으로 네모나게 돌을 다듬어 만든 궤에 신체를 모시고 있다.

 

[나팔꽃]
[유홍초]
[어저귀]
[채송화]
[대섬]

뜨겁지만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대섬 들머리에 들어서자 

고향 바다 내음이 진하게 느껴진다.

철새도래지로 잘 알려진 '대섬'은  

신촌마을과 조천마을의 경계에 있는 섬으로

마을을 지나면 올레 18코스를 알리는 간세다리가 보인다.

겨우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었던 좁은 길은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도록 진입로를 막았다.

걸어서 가다 보면 갯가식물들의 움직임이 느껴지고 

바닷물과 민물을 이어주는 작고 앙증맞은 길이 이어진다.

 

[습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이곳은 

새들의 천국이면서 바다의 정원이다.

바로 옆 대섬 습지는 밀물 때면 바닷물이 대섬 안쪽까지 들어와 

먹이가 풍부해서 철새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검고 평평한 용암대지를 '빌레'라 부르는데 

대섬은 뜨거운 용암이 식으면서 점성이 낮아 넓은 지역으로 퍼지면서 흘러내린 용암류가 

표면만 살짝 굳어져 평평하게 만들어진 지형으로 

제주도 내에서는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휘어져 아름다운 길]

어린 시절을 바닷가에서 보낸 탓에 바다가 그리워지면 

한달음에 달려갔던 나의 애지중지 보물섬...

소풍 장소였던 소꿉친구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담은 

대섬의 사계절 옛 모습을 기억한다.

자연스레 휘어진 길 끝에는 

우리들의 블루스(김혜자 분) 촬영장소였던 조천마을이 기다린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조천'

조천 지역에는 현재 30개 이상의 용천수가 남아 있다.

조천 '용천수 탐방로'는 

조천리 일대 20여 개소의 용천수들로 이어진 탐방로로 

과거 제주민들의 삶과 지혜를 엿볼 수 있고 용천수의 역사와 전설을 알아갈 수 있는 

아기자기한 돌담길, 잔잔한 바다와 용천수 등을 만날 수 있는 탐방로이다.

 

[용천수 탐방길 안내도]

용천수는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에 

대수층을 따라 흐르다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물을 의미한다.

용천수는 제주 마을의 형성의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의 희미해진 기억을 되짚어 꺼낸 이야기 

용천수의 역사, 용천수와 함께 한 어르신들의 경험과 생활을 그대로 담아낸 

제주인의 삶과 애환, 그리고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용천수 현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이야기가 흐르는 조천 용천수 탐방길'이 조성되어 있다.

 

[수룩물, 수덕물(여탕)]

수룩물 이름의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여성들이 이 물로 덕을 닦았다고 하여 '수덕물'이라고도 불린다.

조천의 여인들은 수룩물을 생명과 풍요의 물이라 여겨 

이곳에다 제물을 차려 놓고 아이를 낳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수룩물(남탕]

수룩물은 남탕과 여탕으로 나누어져 있다.

여탕이 먹는 물, 채소 씻는 물, 빨래하고 목욕하는 물

등으로 쓰임에 따라 칸이 나뉜 것과 달리, 

남탕은 칸 구분이 없는 것으로 보아 목욕만 했던 곳으로 보인다.

 

[앞빌레]

넓고 평평한 빌레(암반) 사이에서

솟아 나오는 물이어서 '앞빌레'라고 부른다.

돼지를 잡을 때는 물이 많이 필요한데, 너른 빌레에서 나오는 빌레물은 

가문 잔치에 쓸 돼지를 잡을 때에 제격이었다.

 

[수암정 알물]

주택가와 가까운 용천수로 

윗물에서는 채소를 씻고, 아랫물에서는 주로 빨래를 하였다.

지금도 이 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탐방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엉물(남탕)]

조천리 상동의 대표적인 노천탕으로 

조천 용천수 중에 이 두 곳만 비가림 시설이 되어 있다.

남탕은 경치가 뛰어나고, 여탕은 아늑하다.

 

[엉물 빨래터]

전형적인 제주의 용천수로 쓰임에 따라 세 칸으로 분류했다.

위 칸은 먹는 물로, 가운데 칸은 채소를 씻을 때, 맨 아래 칸은 빨래를 할 때 사용했다.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과 이끼 옷을 입은 아낙네 모습이 정겹다.

 

[세물과 능소화]

세물은 '암반 사이로 용천수가 가늘게 솟아 나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용천수에 비해 규모가 작고 물이 적으나 접근하기 쉬워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상동 두말치]

두말치물은 한 번에 두 말 정도의 물을 뜰 수 있을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두말치물은 아이들이 목욕하던 장소로 중등에도 같은 이름의 용천수가 있다.

용천수를 둘러싼 돌담은 여러 겹으로 되어 있는데 

그중 허리춤 높이(1m 정도)의 돌담은 

물허벅(물동이)을 등에 지기 전에 잠시 올려 두는 물팡(선반)의 용도로 사용했다.

 

[회화나무 열매]
[회화낭 거리]
[우물터]
[나팔능소화]
[두말치물]

두말치물은 한 번에 두 말 정도의 물을 

뜰 수 있을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쉼터가 조성되어 있어 제주송이 맨발 걷기, 용천수 발 담그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고 

상동에도 같은 이름의 용천수가 있고, 이곳 중등의 저녁노을이 특히 아름답다.

 

[조천포구]
[장수물]

장수물은 크기가 크고 물이 많아서

설문대 할망이 한 발은 장수물에, 또 한 발은 관탈섬에 디디고 

빨래를 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다리를 놓으면서 훼손되었지만 여전히 물이 많고 

다리 밑에는 용천수를 둘러쌓았던 돌담의 흔적이 남아 있다.

맑고 깨끗한 물은 물속 고기떼들의 움직임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큰물(여탕)이 눈에 들어온다]

큰물은 조천리 용천수 중에 제일 크고 넓으며 

솟아나는 물의 양이 많아 큰물이라 하였다.

용출량이 풍부하여 주로 여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했으며

먹는 물을 비롯하여 채소 씻는 물, 빨래하는 물, 목욕하는 물로 사용했다.

 

[연북정]

연북정(제주도 유형문화재 제3호)은 

조천포구 '조천 진성' 위에 세워진 조선시대의 정자로 

옛날 제주에 파견된 관리들이 북녘 하늘을 바라보며 임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던 곳이다.

조천포구는 화북포와 함께 관원이나 도민들이 본토를 왕래하는 관문이었고 

순풍이 불어 귀경할 날을 기다리는 후퐁소(候風所)이기도 했다.

 

[비석거리]

제주의 마을은 저마다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제주 정신과 문화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느린 걸음으로 트멍트멍 보당 보민 

숨겨두었던 아름다운 보물들을 찾을 수 있고, 

정감 가는 마을 토박이들의 살아가는 예쁜 모습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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