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라기 '암대극(巖大戟)'
들꽃이야기15
◆ 대극과 / 여러해살이풀
◆ 학명 : Euphorbia jolkini
◆ 꽃말 : 이루고 싶은 사랑
5월의 신부처럼 화사한 노란빛이 도는 녹색으로 바위틈에서 이리도 당당하게 피는 암대극이 오후의 햇살 아래 더욱 빛납니다.
'갯바위대극'이라고도 하는 암대극은 한 뿌리에서 한 뭉치가 나옵니다.
한개 수술이 있는 수꽃과 암술이 있는 암꽃으로 이루어져 잎이 둥그렇게 두른 모습이 큰 잔 모양이 되고, 다시 작은 줄기가 작은 잔 모양을 만들어 암술과 수술의 모습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암대극이 조금씩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수수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이 오늘(2014년5월3일/세월호 참사 18일째)은 내게 노란리본으로 다가옵니다.
바람소리, 파도소리를 들으며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하게 노란빛깔로 다가온 키다리 암대극~
분명 넌 다른 애들보다 키 큰 이유가 있을 거야.
어딘가에 있을 이유 없이 사라져간 세월호의 모든 아름다운 이들을 감싸 안으며 어제도 그랬듯이 오늘도, 내일도 바다의 아픈 영혼들을 너의 큰 키로 잘 지켜줘~
너는 바다가 그리워, 그리워서 바다바라기가 되었나보다.
어린 시절 뛰어놀던 내 고향도 수평선이 보이는 검은 현무암으로 온통 휘감고 있던 곳~
그런데 내 기억엔 온통 검고 울퉁불퉁한 바위와 바다 속 해초들만 떠오르고, 진작 너는 나의 바닷가에서는 만나보질 못했단다.
노란리본이 되어 너의 꽃말처럼 모든 이에게 희망과 위안을 안겨주는 이루고 싶은 사랑이 되어줘~
암대극은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 자생하는데 바닷가의 암석지대에서 자란다는 의미로 암대극(巖大戟)이란 이름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흙이 조금만 있어도 바위틈에 피어나는 모습이 위대해 보입니다.
대극과의 식물들은 줄기를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이 아이도 유독성 식물이긴 하지만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약재로 쓰입니다.
들꽃은 산 속에서도, 들길에서도, 바닷가에서도, 돌 틈에서도, 오랜시간을 그 곳에 버티며 자연이 주는 최고의 아름다운 선물인가 봅니다.
밤하늘은 별들이 무리지어 환하게 비춰주어 아름답게 수놓고, 바닷가에는 제주의 검은 현무암과 잘 어울리는 노오란 바다바라기 한 뭉치 암대극이 햇살 아래서 눈부시게 빛납니다.
암대극은 바다를 사랑하는 '바다바라기'인가 봅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분향소에서 국화 한 송이를 헌화(獻花)하고 암대극과 애기를 나누어봅니다.
모두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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