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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모지악 '모지오름'

by 고니62 2017. 5. 2.

모지악 '모지오름'(2017.4.28.금)


따라비오름을 중심으로 대가족을 이룬 주위 오름

그럴듯하게 붙여진 오름 이름 중 하나 모지오름(母子)과

장자오름(큰아들), 새끼오름(작은 아들)은 결코 우연이 아닌 듯 하다.

따라비오름에 밀렸던 모지오름을 찾았다.



번영로 표선방향으로 가다 성읍2리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모지오름 이정표가 보이면 우회전 한 뒤 농로따라

큼지막한 오름을 보면서 가면 경방초소가 보인다.

바로 정상으로 올라도 되지만 왔던 길로 되돌아 나와

오름 기슭으로 오르는 길을 택했다.

정상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표선면 성읍리에 위치한 모지오름은

표고 305.8m로 말굽형(북동쪽) 형태이다.

어머니가 아이를 껴안은 형체라 하여 모자(母子)오름으로

이의 변형으로 모지, 뭇지오름, 한자로 모지악(母地岳), 모자악(母子岳)이라 한다.


오름 주위로 목장과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고

넓은 태역밭에는 고사리와 더덕을 캐는 부지런한 손놀림에 감탄을 하는 동안  

하늘을 찌르는 수직정원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사열하듯 반긴다.

오름 기슭은 탐방길이라기 보다는 자연이 묻어나는 길로

흙이 주는 푹신한 감촉은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흰 솜털에 덮혀 돌돌 말린 고비는 연두빛 고운색으로 유혹하고

오름 기슭부터 고사리는 주먹을 내놓고 기다린다.

하나를 꺾으면 다시 하나가 보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허리를 자꾸 굽히게 된다.

어디서든 늘 낮은 자세가 필요하다고 귀에 속삭인다.


[고비]


[풀고사리]


[발풀고사리]


[관중]




[큰천남성]


[굼부리]


오름의 전사면은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조림되어 있고

오름의 능선의 북동쪽으로 벌어진 말굽형은 완만하게 구부러져 있다.

오르는 능선은 가파르지 않고 정상부는 펑퍼짐하다.


[아이를 품에 안은 어머니의 모습]


어미품의 아기처럼 벌려진 말굽형 화구호에는

봉긋하게 솟은 새끼오름과 기슭 여기저기 왕릉같이 솟아오른 봉우리들,

등성마루는 세상의 모든 힘든 일을 막아주는 듯 어머니의 따뜻한 품처럼 느껴진다.

구좌읍 종달리의 용눈이오름과 모지오름은

승천하는 용의 전설을 갖는 오름으로

용은 웅비와 희망, 그리고 지상 최고의 권위를 상징하는 동물로

구름을 박차고 하늘로 승천하는 용이 연상된다.





오름정원이 바로 이 곳인가?

등성이에는 봄햇살에 눈부신 아름다운 들꽃들이 쉬어가라 한다.

활처럼 휘어진 능선과 억새군락 사이로 둥글레가 자연스레 영역를 넓혀가고

거제도 옥녀봉에서 처음 발견되어서 붙여진 이름 '옥녀꽃대'

꽃보다 꽃대가 더 어울렸을까?



[새우란]


[옥녀꽃대]


[둥굴레]


[윤판나물아재비]


[산자고]


[큰점나도나물]


[점나도나물]


[꿩의밥]


[노루발풀]


[등심붓꽃]



[주름잎]


[각시붓꽃]



개오름~높은오름~백약이오름~동거미오름~좌보미오름

동부의 오름군락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북동쪽 영주산과 성읍저수지, 남서쪽의 따라비오름은 색다르게 보인다.







능선에서 분화구쪽으로 내려오니  

북동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굼부리는 널찍하고 초지가 조성되어 있다.

지나가는 길에는 자기 모습도 담아 달라고 떼쓰는 아이처럼

봄햇살에 활짝 핀 봄꽃들은 유혹을 한다.


[청미래덩굴]


[으름]


[산딸기]


[장딸기]


[줄딸기]


[뱀딸기]


[좀씀바귀]



원뿔모양의 편백나무가 아름다운 숲길

피톤치드가 함유된 편백나무의 향을 맡으며 걷는 내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

모지오름의 매력에 푹 빠져 작은 행복을 느끼는 동안

출발했던 곳으로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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