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의 천국 '용눈이오름'(2017.9.29.금)
붉은 빛을 머금은 마술같은 아름다운 풍광
바람따라 은빛 눈부심은 아직까지 여운이 남았는데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용눈이오름...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온 섬을 누비며
루게릭병에 걸려 6년간 투병하는 동안에도 작품활동을 계속했던
사진작가 김영갑
그가 사랑한 용눈이오름의 한 켠에 서 본다.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용눈이오름은
표고 247.8m로 형태는 복합형을 하고 있는 정상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오름 가운데 큰 홈통이 있는데
그 곳에 용이 누었던 자리 같다고 해서 '용눈이',
오름의 형세가 용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라는 데서 '용논이'라 한다.
한자로는 '용와악(龍臥岳)'이라 표기하고 있다.
오름 자락에는 말들의 천국이다.
눈부신 정오의 가을 햇살 아래
여유롭게 산책하는 말들의 모습은 평화롭기만 하다.
배가 부를대로 불어 힘들어하는 어미말과 그 뒤를 졸졸 쫓는 망아지의
애틋한 정을 느끼며 정상으로 향한다.
잠시 숨을 고르고 뒤를 돌아보았더니
수산평의 드넓은 초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강력하고 풍부한 바람이 머무는 바람길 수산평에는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아가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오는 듯 하다.
멀리 뒤로는 한라산과 파도타기를 하듯 이어지는 오름 능선의 파노라마는
눈에 가득 담아 보지만 발만 동동 굴릴 뿐이다.
[굼부리]
굼부리 안은 한겨울에도
초록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녹색정원이다.
아름답고 전형적인 제주의 오름
높지는 않지만 산체가 넓어서 듬직함이 있는 오름이다.
민틋한 등성이와 끊어질 듯 휘어져 감기는 능선은 탄성이 절로 나오고
에워싸인 굼부리와 굼부리는 사방으로 이어져 용(龍)이 누웠던 자리를 떠올린다.
용의 전설을 내용으로 하는 신비스러움은 그럴 듯 하다.
오름 표지석에는
남북으로 비스듬히 누운 오름은
부챗살 모양으로 여러 가닥의 등성이가 흘러 내려 기이한 경관을 빚어내며
오름 대부분이 연초록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풀밭으로 이어졌다.
등성이마다 왕릉 같은 새끼봉우리가 봉긋봉긋하고
오름의 형세가 용들이 놀고 있는 모습,
또는 용이 누워 있는 형태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나들이 나온 가족
'조금만 힘을 내자, 조금만 힘을 내자, 거의 다 올라왔다~'
중얼거리는 남자아이의 거친 숨소리는
바람을 타고 내 귓가에 들려온다.
[정상]
정상에서는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이
다정스럽게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스릴과 재미, 힐링의 명소! 제주 레일바이크 '
용눈이오름과 다랑쉬오름이 펼쳐지는 푸른초원과 자연이 함께 하는 곳~
바람타고 레일바이크도 억새와 어우러져 가을을 만끽하는 동안
길동무들의 수다는 길게 이어진다.
[오이풀]
[수크령]
가녀린 들꽃들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해 꺾어질 듯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난 '수크령'
가을햇살에 억새의 눈부심도 잠시 가을의 왕자답게 깃털모양의 화려한 꽃송이는
은빛 억새와 더불어 제주 들판을 가을색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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