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 고운 '서모오름(서우봉)'(2017.10.5.목)
흐릿한 날씨에 해넘이와 달맞이는 포기하고
어둠이 내릴때 까지 비가 내리지 않길 바라며 수다를 떠는 동안
함덕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한국의 몰디브 함덕해수욕장'
서모오름 둘레길과 산책길이 바다를 끼고 있는 숲길이 있고,
우뚝 솟은 한라산의 품안에 들어오는 해안선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서모오름 동쪽 둘레길에는 제주의 아픔을 간직한 채
일본군 진지동굴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동)알물]
이국적인 풍경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해변
여름휴가는 이미 지났지만 카라반과 텐트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잔잔한 파도에 몸을 맡기며 환상적인 레저 경관을 즐기는 이방인들
해변길따라 전망대까지 가는 길에는
바위 틈에 숨어 숨바꼭질하는 소라와 성게
기암괴석과 에머랄드빛 바다가 들려주는 파도소리는
갯거시에서 놀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흐린 날씨지만 한층 높아진 파란하늘이 가을을 열어준다.
구름에 가려진 한라산이 조금은 아쉽지만
넓게 펼쳐진 백사장, 잔잔한 파도,
파란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해주고
아직은 여름 흔적이 남아있다.
[정자 쉼터]
갈림길에 자리하고 있는 정자는
아름다운 함덕 마을 모습과 은빛으로 빛나는 하얀모래,
곡선이 아름다운 해변을 보고 가라 한다.
오랫만에 찾은 서모오름은 많이 변해 있었다.
진지동굴로 가는 산책로가 새로 놓여 있고
빈터에 가득찼던 코스모스, 그 아래에는 개똥참외가 자리를 지킨다.
파란하늘과 에머랄드빛 바다, 그리고 은빛 백사장
가을바람를 친구삼아 살랑거리는 가녀린 코스모스를 떠올리니
'당신이 있어서 아름다운 세상~'
[큰뱀무]
[땅빈대]
[개똥참외]
[진지동굴 1]
[진지동굴 2]
함덕해수욕장 동편에 가로누운 서모오름(서우봉)
함덕리와 북촌리의 경계에 걸쳐져 있고
표고 111m, 비고 106m로 2개의 봉우리가 솟아있는 원추형 화산체이다.
완만한 등성이가 크게 두 봉우리를 이루고
남쪽 봉우리는 남서모, '서산봉수'가 있었던 북쪽은 망오름이다.
오름 기슭에는 계단식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다.
[서모오름 정상]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흐린 날씨
솔숲으로 덮혀진 오솔길에는 푹신한 나뭇잎이 길을 내어주고
제1숲길을 지나 서모오름 정상까지 가는 동안
오락가락 내리는 가을비는 혼란스럽게 하지만
정상에 올라서자 탁 트인 전망은
액자 속 그림이 되어준다.
노송 아래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
마을 너머로 원당봉과 멀리 별도봉까지 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눈 앞에 펼쳐진 북촌 앞바다 모습과 아름다운 해안선이 보이고
물 위에 떠있는 다려도와 월정에서 행원까지
커다란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풍차까지 전망할 수 있다.
빈 의자에는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함덕 서우봉지킴이-
서모오름은 살찐 물소가 뭍으로 기어 올라오는 듯한
형상이라고 하여 예부터 덕산으로 여겼다.
4.3사건 당시 생이봉오지 언덕에는 비극적인 아픔이 서려있고
동쪽 기슭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구축한 진지동굴이 20여 곳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망오름 방향으로 향한다.
[서우일출]
2000년 1월에 '밀레니엄 서우봉일출제'를 시작으로
매해 서우봉 망오름에서는 무사안녕과 소망을 기원하는 새해맞이 일출제를
개최한다는 안내글이 보인다.
[서우낙조]
에머랄드빛 바다 수평선 위로 연출하는 붉은 노을대신
해변을 에워싼 길게 늘어선 회색 빌딩 속으로 하나, 둘 켜지는 불빛
엣 모습은 지워졌지만 함덕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봉낙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다는
'서우낙조'에 대한 안내글이 보인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숲 속은 금새 캄캄해지고
초저녁 가을바람에 드러낸 붉은 빛을 머금은 은빛억새는
바람타고 물결치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억새길을 따라 나오니 올레길(19코스)로 이어진다.
어둠은 금방 내려앉고.....
[진지동굴]
진지동굴은 태평양전쟁 막바지(1945년)에 일본군에 의해 만들어졌다.
2차대전 당시 제주도는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군들이 군수물자와 보급품을 숨기고 대피소로 사용하기도 했다.
서모오름(서우봉) 진지동굴은
갱도와 벙커, 방호벽등 여러가지로 구성되어 있어서
자살특공기지의 구축과정의 실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어둠이 짙게 깔려 진지동굴로 가는 길을 막아버렸다.
낮에도 어두운 숲길은 밤길이라 위험한 탓에 나중을 기약하고
작은 후래쉬에 비치는 시멘트길 따라
해동포구에 도착했다.
[해동포구]
제주의 아픔을 간직한 채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서모오름(올레 19코스)
은빛모래와 물빛이 고와 아름다웠던 서모오름
혼자보다 함께라서 더 아름다웠던 서모오름 둘레길
마음 속에 한가위 보름달을 담고
저녁하늘, 가을바람과 가을비를 친구 삼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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