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지코지 '붉은오름'(2018.3.23.금)
검은모래를 덮었던 물이 빠져나가면서
바닷속에 숨겨져 있던 수초와 암반이 드러나고
썰물일 때 드러나는 바닷 속 용암의 흔적은 신비로울 만큼 아름답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수중화산체 성산에서 흘러나온 마그마가
흘러가다 굳어버린 용암 위로 이끼 낀 바위가 연출하는 바다정원
드넓은 평야와 같은 암반지대가 펼쳐진다.
굳어진 화산암이 바위가 되고
파도에 휩쓸리면서 특이한 지형을 만들어낸 광치기해변
해안선과 검은모래, 그리고 조용히 부서지는 파도의 울림, 순간 순간 변하는 바다
진기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셔터를 수도 없이 누른다.
광치기는 제주어로 빌레(너럭바위)가 넓다는 뜻이다.
묘한 매력을 지닌 광치기해변을 뒤로 하고 섭지코지로 향한다.
봄 햇살에 마실 나온 말 3마리...
초식동물답게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무우
떠드는 소리에 놀랐는지 달려들 기세다.
[우묵사스레피나무]
뒤로 말려들어간 동그랗고 작은 잎이 앙증맞은
바닷가에서 잘 자라는 상록의 작은 키 '우묵사스레피나무'
세찬 바닷바람에 한쪽으로 쏠린 채 새들의 쉼터가 되어준다.
해안가에 화산활동의 흔적
독특한 모양의 바위와 바위 틈으로
식물도 버섯도 이끼도 아닌 '지의류'가 눈에 들어온다.
비좁은 바위 속이 자람터가 되어버린 '갯기름나물(방풍)'
까만 현무암 위로 고개를 내미는 염생식물 여름바라기 '갯까치수영'
햇빛이 잘 드는 양지 바른 풀밭으로 노란꽃을 달고 나들이 나온 '양지꽃'
이제 막 기지개를 펴는 바닷가 봄소식을 전해주는 유독식물 '흰대극'
작은 등잔을 올려놓은 듯 등잔모양을 닮은 '등대풀'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갯무'의 춤사위
가냘픈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당당하게 자기를 봐 달라고 응석부리는 장난꾸러기 청개구리일까?
'개구리발톱'도 바닷가의 봄을 노래한다.
[지의류]
[갯기름나물(방풍)]
[갯까치수영]
[양지꽃]
[흰대극]
[등대풀]
[갯무]
[개구리발톱]
아직 바닷바람이 차갑지만
파란하늘과 쪽빛바다, 해안의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환상의 3중주
바다 위에 우뚝 솟은 촛대를 닮은 선돌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달리 보이고
붉은오름의 수호신처럼 고개를 치켜 세운 흑룡의 역동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늘을 향해 서 있는 하얀 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붉은색 화산재(송이의 제주말)로 이루어진 붉은오름
붉은오름은 섭지코지 옆에 위치한
산 옆구리, 말굽형이 패어내리는 중턱에
원형이 들어앉은 특이한 복합화구형으로 해발은 33m이다.
오름 전체가 화산석(붉은 송이)으로 형성되어 붉게 보이는 데서
붉은오름, 한자로는 적악(赤岳)이라 한다.
[방두포 등대]
정상은 360도 전망대다.
오름의 등대까지는 철계단이 놓여 있어 쉽게 올라갈 수 있고
등대 난간에 서면 오름의 붉은 흙빛과 섭지코지 해안절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절벽 아래로 보이는 하늘을 향해 치솟은 선돌바위
갈매기의 배설물로 하얗게 덮여 있는 모습이 시선을 끈다.
초원에 펼쳐지는 노오란 유채꽃의 향연
청색 물감을 플어놓은 듯 바다마다 색이 다른 물빛 바다
그림같은 풍광을 만들어주는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봄이 느껴지고
조용한 파도소리는 덤으로 얻었다.
돌아서면 깍아지듯 서 있는 성산의 해안 절벽과 그 뒤로 우도의 모습도 살짝 드러난다.
하지만 성산을 가리는 건물(레스토랑 민트)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제주 동쪽 해안의 섭지코지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해안에 돌출되어 있다.
'좁은 땅'이라는 '섭지'와 '곶'(바다 쪽으로 돌출한 모양의 땅)이라는 뜻의 '코지'가
합쳐져서 '섭지코지'라고 한다.
[선돌바위]
하늘나라 선녀와 용왕의 아들이
이루지 못한 사랑의 전설이 담긴 촛대 모양의 '선돌바위'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안 절경에 시선이 멈춰 섰다.
[협자연대]
옛날 봉화불을 지피던 협자연대는
넓고 평평한 코지 언덕 위에 정방형으로 비교적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다.
연대는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 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이다.
봉수대는 산 정상에 설치하였고 연대는 주로 구릉이나 해변지역에 설치되어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을 피워 신호를 보냈다.
칼바람이 부는 바람의 언덕 '섭지코지'
일찍 봄소식을 전하는 노란 유채꽃은 바닷바람에 한쪽으로 쓰러져
활짝 피기도 전에 시들어버린 모습이 못내 아쉽다.
발 아래에는 거센 바닷바람을 견디며 뿌리를 내린 끈질긴 잡초의 근성도 보인다.
[개질경이]
[우단담배풀]
[포제단]
마을의 공동의례인 포제를 지내는 제단이다.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해안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바람과 파도와 세월이 만들어낸 바다 위의 궁전 '성산'의 웅장한 모습
물감을 풀어 놓은 듯 겹겹이 다른 빛깔 바다향이 물씬 풍기는 물빛에서 봄이 느껴진다.
눈으로만 담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던 바람의 언덕 풍경들
마음으로 한 번, 그리고 사진으로 담아낸다.
걸어서 만날 수 있는 제주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들~
봄바람은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하며 자연스레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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