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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털북숭이 '활나물'

by 고니62 2018. 9. 27.

털북숭이 '활나물'


여름의 끝을 지나 가을의 길목

여름 소나기처럼 가을비가 한바탕 퍼부은 뒤

드넓은 초지에 드러난 파란 하늘 아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표정으로 지천에 깔린 각양각색의 들꽃들은

꿀향기로 들판을 가득 채우며 들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무릇]


꽃대 전체에 무리지어 피어나는 '무릇'

곤충들의 짝짓기 장소가 되어버린

잎겨드랑이에서 피는 황색의 꽃과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수까치깨'

땅바닥에 납작하게 퍼져 시간을 거꾸로 사는 '딱지꽃'

적갈색 주름진 공모양의 열매가 매력적인 구슬풀 '여우구슬'

주머니 속에 무엇을 감추고 있을까?

열매에 자루가 있어 주머니처럼 보이는 '여우주머니'

너무 작아 찾기도 어려운 '중대가리풀'

그 틈에 털옷 입은 '활나물'이

가을 햇살에 닫혔던 꽃잎을 활짝 열어 준다.


[수까치깨]


[딱지꽃]


[여우구슬]


[여우주머니]


[중대가리풀]



[활나물]


갈색 털옷을 입은 털북숭이 꽃봉오리는

부드러운 가을 햇살에 하늘색 꿈을 담고 닫혔던 문을 활짝 열었다.




활나물은 콩과의 한해살이풀로

전국의 산 가장자리나 들판의 양지바른 곳이 자람터다.

오후가 되면서 닫혔던 꽃잎을 활짝 여는 특성 때문에

오전에는 눈에 띄지 않아 간혹 지나쳐버린다.






원줄기는 곧추 자라고 가지는 위에서 갈라진다.

전 줄기에 털이 많이 나 있고 다 자란 높이는 20~60cm이다.

어긋나는 잎은 잎자루가 거의 없는 넓은 선형으로

잎에는 억센 털이 나 있지만

잎 표면을 제외하고 전체에 긴 갈색털이 있다.







8~9월에 피는 청자색 꽃은

이삭모양으로 줄기 끝에 뭉쳐서 곧게 피어나고

나비모양을 한 꽃은 털에 덮힌 꽃받침으로 둘러싸여 있다.




꼬투리는 2개로 갈라지고

열매긴타원형 모양의 협과로 밋밋하고 종자로 번식한다.

어릴 때에는 식용하기도 하며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나물 타령**

한푼두푼 '돈나물'

매끈매끈 '기름나물', 어영꾸부렁 '활나물',

동동말아 '고비나물', 줄까말까 '달래나물', 칭칭감아 '감돌레'

집어뜯어 '꽃다지',  쑥쑥말아 '나생이'

사흘굶어 '말랭이', 안주나보게 '도라지', 시집살이 '씀바귀'

 입맞추어 '쪽나물', 잔칫집에 '취나물'...




나물의 모양새나 특징을 잘 나타내는 구수한 서도지방 민요

옛 선조들의 웃음을 잃지 않았던 익살스러움이 엿보이는 지혜와 해학

굶주린 배를 움켜쥐었던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나물이름에 담겨진 깊은 뜻과 재미가 그대로 녹아 있다.

활처럼 구부러진 어영꾸부렁 '활나물'

따뜻하고 정겨움이 묻어난다.



활나물의 꽃말은 '행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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