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락 만나락(2019.3.14.목)
제주도를 본떠 만든 '신나락 만나락'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만나는 길 '제주 신화전설탐방로'
'신과 사람이 만나 함께 즐거워 한다'
라는 뜻으로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J지구 내 '신나락 만나락' 탐방로
곶자왈 숲길과 돌담길 탐방로는 총 길이 3.2km로 2시간 정도 소요되고
둘레길, 중산간길, 가족길, 동부탐방길, 서부탐방길 등 5개 코스와
제주 신화, 전설 이야기를 담은 14개의 쉼터로 조성됐다.
탐라국의 역사를 품은 신화와 전설의 고장 제주
제주 사람들은 신들의 내력인
'본풀이'를 아직도 노래하며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제주의 본풀이는 살아있는 신화이자,
신과 인간이 만나 함께 즐거워하며 살아온 오랜 역사의 상징이다.
제주 곳곳의 아름다운 경관에도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화산섬이 만들어 낸 곶자왈 숲길에서
제주도와 제주 사람들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주 신화와 전설이 있는 곶자왈로 들어가본다.
탐방로 들머리에는
겨울 외투를 벗고 움츠렸던 하얀 속살을 내보이는 '백목련'
윤기나는 초록잎 사이로 겹겹이 쌓인 꽃잎이
화려한 장미꽃을 닮은 '겹동백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탐라건국신화(삼성신화)]
고·양·부와 세 공주, 탐라의 시작을 알리다..
한라산의 모흥혈에서 솟아난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라는 세 신인이
바다 건너에서 온 세 공주와 혼인하여 탐라를 건국하였다는 이야기
탐라건국신화는 제주의 유일한 문헌신화이다.
[천지왕 본풀이, 설문대할망]
하늘나무와 해와 달이 열리고 섬 하나 솟아나니...
한라산과 오름 등 제주의 지형을 만든 거인 여신 '설문대할망'
천지왕 본풀이는 인간 세상의 창조,
이승과 저승의 구분에 대한 내력을 담은 신화이다.
[하로산또와 김통정]
신출귀몰 하로산또, 둔갑대장 김통정의 비늘을 뚫어라!
삼별초의 장군 김통정과 하로산또(한라산신)의 대결을 담아낸 모습이다.
원나라에 굴복한 고려에 저항해 제주에서 최후까지 싸운 김통정
바위에 발자국을 남길 정도의 장수였지만
제주 백성에게는 수많은 침략자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곶자왈 숲길
숲 가장자리 낙엽수림대 아래에는
순박하지만 십자모양의 사각별 '백서향'
바람 타고 전해지는 백서향의 꿀향기에 걸음을 멈췄다.
[백서향]
꽃대없이 붉은꽃을 송이송이 달고 곶자왈의 봄을 깨우는 '새덕이'
술잔 모양의 꽃통에 둘러싸여 자신의 존재을 알리는 '까마귀밥(여름)나무'
아름다운 꽃 속에 숨어있는 예리하고 꼬부라진 가시 '실거리나무'
초록빛을 잃어버린 햇빛에 노출된 '콩짜개덩굴'
군락을 이룬 '더부살이고사리'는 자람터를 넓혀간다.
[새덕이]
[까마귀밥(여름)나무]
[상산나무]
[실거리나무]
[콩짜개덩굴]
[큰봉의꼬리]
[더부살이고사리]
[쇠고비]
[영등할망]
영등할망 바람 너울, 풍요의 기운이 영글다..
해산물의 씨앗을 뿌려주며 생업의 풍요를 가져다주는 영등할망은 바람의 신으로
음력 2월 1일에 제주로 들어와 2월 15일에 다시 나간다.
[풍수사 고종달]
댕강 산줄기 싹둑 물줄기, 게 섯거라! 고종달..
제주도 산천의 기운을 없애 영웅의 탄생을 막으려고 하였던
풍수사 고종달(호종단)의 최후를 담은 이야기가 용맹한 장수매의 모습에 담겨 있다.
날카로운 매의 발톱에 짓눌린 칼만 남긴 채
차귀도 앞바다에 수장된 고종달의 비참한 최후를 보여준다.
[이공본풀이]
할락궁이의 신비한 꽃으로 삶과 죽음을 가리다..
뼈오를꽃, 살오를꽃, 피오를꽃, 환생꽃 등 신비로운 서천꽃밭을 형상화하였다.
할락궁이가 서천꽃밭으로 가서 아버지 사라도령을 만나고
생명꽃으로 죽은 어머니 원강아미를 살려낸 뒤
꽃감관으로 좌정하는 내력을 담은 이야기이다.
[오찰방]
누구든지 덤벼라! 제주의 천하장사 오찰방..
영웅의 기상을 타고난 천하장사 오영관
엄청난 힘으로 나라를 어지럽히는 도둑을 잡았지만
변방인 제주 사람이라는 이유로 낮은 벼슬에 임명된 '찰방'
차별없이 평등한 세상을 원하는 제주 사람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산방덕과 고성목]
산방덕이, 산방굴에 깃들다..
못다 이룬 사랑의 아픔을 안은 채 바위굴로 변신한 산방덕의 눈믈은
바위틈의 샘을 이루어 영원히 마르지 않고 흐른다.
[서귀본향당 본풀이]
엇갈린 사랑의 뿡개질은 산과 물을 가르고...
[감목관 김만일]
감목관 김만일 나가신다..
벌판을 달리는 제주마의 힘찬 모습
김만일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문에
위험에 빠진 나라를 위해 일만 마리의 군마를 조정에 바쳤고
말을 잘 길렀던 그가 혼신을 다해 나라를 구한 사연은
충절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토산웃당 본풀이]
꿈도 무럭, 몸도 무럭, 일뤠할망..
일뤳당은 젖먹이에서 열다섯 살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을 보살피는 신당으로
동해 용왕의 딸이 제주의 신인 바람웃도와 혼인해
일뤳당신인 일뤠할망이 되기까지 사연을 담은 이야기다.
[용굴올레]
용궁을 넘보는 자 칼선다리에 막히리라.
용궁으로 향하는 길목인 창곰돌
사람은 가서는 안 되는 곳인 용궁으로 들어갔던 송씨 해녀로 인해
용왕은 바다와 왕국을 영원히 갈 수 없는 곳으로 만들었다.
자연이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와 공생의 터전이라는 교훈이 담겨 있다.
[광대나물]
깔끔하게 정돈되지는 않았지만
자연과 동화된 듯 곶자왈 숲길과 돌담길 탐방로에는
무수하게 짓밟고 지나가는 발길에도
말없이 봄을 깨우는 작은 들꽃들의 이유있는 아우성은 희망을 불어넣으며
버려진 척박한 땅은 일상으로 들어왔다.
[흰꽃광대나물]
[개구리발톱]
[별꽃]
[등대풀]
[자주괴불주머니]
[금창초]
[궤네깃당 본풀이]
밥도 장군 힘도 장군, 궤네깃도..
궤네깃도는 한라산에서 솟아난 소로소천국과
강남천자국에서 제주로 들어온 백주또의 아들로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먹는 영웅신으로 구좌읍 김녕리의 당신으로 좌정하였다.
[신촌리일렛당본풀이]
신성을 낚는 어부, 돌미럭에 소원을 빌다..
고동지 영감이 낚시를 하다가 우연히 석상을 얻은 뒤
미륵 조상으로 여겨 일렛당에 모셨다는 이야기로 미륵은 자식을 얻게 하고 병을 고쳐준다고 한다.
돌담 곳곳에 크고 작은 미럭의 얼굴을 새겼다.
생기를 찾은 봄날 오후
뿌연 회색빛 하늘은 오후가 되면서 푸른빛을 찾았다.
목장 한 켠, 휴식을 취하는 소떼들의 여유로움
왕도깨비가지가 갈빛세상을 만들지만 파란 하늘 아래 탱자나무가 멋스럽다.
1만 8천여 제주의 신들과 함께 걷는 곶자왈
저마다 주제가 있고 풍성한 이야기가 있는 신나락 만나락
다소 느리지만 화산송이 자갈과 판석을 활용한 편안한 길은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곶자왈 숲길과 돌담길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제주 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곶자왈의 봄봄봄~ (0) | 2019.03.28 |
---|---|
소천지 (0) | 2019.03.20 |
섯알오름 '다크투어리즘' (0) | 2019.03.11 |
산방산의 봄 (0) | 2019.03.04 |
휴애리, 봄꽃이 활짝~ (0) | 2019.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