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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주근깨 투성이 '금자란'

by 고니62 2019. 4. 17.

주근깨 투성이 '금자란'


한라산을 품에 안은 차밭

워낙 넓은 차밭은 아직 차잎을 따기 전이라

초록의 싱그러움은 영화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드디어 금자란을 영접하러

들떠 있는 마음으로 녹차밭을 나와 산록도로를 달리는 동안

'금자란'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쿵쾅거린다.





오래된 숲 속

잎에 가려 잘 보이진 않지만 콩짜개덩굴 사이로 살짝 드러난

 모습이 주근깨 투성이 '금자란'이다.



왜 금자란이란 이름으로 불릴까?

금산에서 발견되어 전체적으로 도드라진 자주색 반점때문에

'금산자주난초'라 불리던 것을

'금자란'이란 우리말 이름으로 줄여 부른다.





착생란 '금자란'은

난초과의 상록성 여러해살이풀로

햇빌이 잘 들어오지 않는 소나무 껍질이나 비자나무에 붙어 자라는 기생란이다.

뿌리에서 올라오는 어긋나는 잎은 자줏빛 반점이 있고

육질이 많은 다육식물처럼 잎이 두껍고 긴 타원형을 하고 있다.

줄기는 마디가 짧고 마디 옆에서 백록색의 실같은 뿌리인 백근이 나와 나무에 뿌리를 내린다.

잎 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에 황록색 꽃이 1~4개씩 피고

 워낙 작은 꽃에도 자주색 반점이 있다.



작아도 너무 작은 앙증맞은 '금자란'이지만

난초가 갖추어야 하는 것은 모두 갖추었다.

꽃잎은 끝이 둔하고 입술꽃잎의 밑부분에 꿀주머니가 있다.



금자란은 열대지방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지만

제주도와 남도 쪽에서 볼 수 있다.

무분별한 난과 식물의 채취는 자생지에서 사라져가고

위험에 노출되어 멸종 상태에 놓이고 말았다.



주근깨 투성이 다육질 금자

작은 몸으로 신비롭고 특별난 꽃을 피워낸다.

쉽게 눈에 띄지 않고 고목에 뿌리를 내린 착생란 '금자란'은

희귀성 때문에 자생지에서 사라져가는 모습에 애를 태우고

예쁘지는 않지만 귀한 탓에 더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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