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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선작지왓 '털진달래'

by 고니62 2020. 5. 17.

선작지왓 '털진달래'(2020.5.14. 목)

 

[선작지왓 '털진달래']

 차 안으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햇살과 초록의 싱그러움

1100 도로를 달리는 동안 마주오는 차도, 따라오는 차도 없이

오롯이 눈을 시원하게 하는 색을 달리하는 아침 풍광

찬바람과 상쾌한 공기, 간간이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만이 주위를 가득 채운다.

매표 선생님이 들려주는 선작지왓까지 만개했다는 반가운 소리에

마음만은 벌써 선작지왓으로 달려간다.

 

텅 빈 주차장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적막감만이 감돈다.

해발 1280m라는 영실을 알리는 표지석을 시작으로

윗세오름(해발 1700m)을 오르는 동안 숨이 부칠쯤 반갑게 얼굴을 드러내는

연초록 잎이 아름다운 '제주황기'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지만 운무로 먼 거리의 풍광은 숨어버렸다.

 

[병풍바위]
[구상나무 군락지]
[백록담 '화구벽']

숲길을 벗어나자 사방이 탁 트인

웅장한 모습의 백록담 화구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돌과 바람, 그리고 물이 만들어낸 하늘과 땅을 가득 담은 신선들의 정원 '선작지왓'

한라산의 봄은 털진달래로 꽃바다를 이루는 선작지왓에서 시작된다.

선작지왓은 한라산 고원 초원지대로

'작은 돌이 서 있는 밭'이라는 의미를 지닌 곳이다.

키 작은 관목류가 넓게 분포되어 있고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고원 습지로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명승지이다.

돌 틈 사이로 털진달래의 진분홍 꽃바다를 이루는 산상의 정원

아침 햇살에 화려한 색채를 담지 못한 채 남벽으로 향한다.

 

[윗세족은오름에서 바라본 한라산 정상]

장구목오름~화구벽(백록담)~웃방아오름~방아오름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대자연

 

[제주조릿대]

백록담을 제외한 한라산 전역에 분포한 조릿대는

땅속줄기가 그물처럼 넓게 뻗어 있고, 마디 부분에서 매년 새순이 돋아나 군락을 이룬다.

조릿대 숲은 강풍, 강우, 폭설 등으로 인한 토양의 유실을 막아주고

야생동물들의 좋은 서식처가 되어준다.

 

[구상나무]

 한라산 해발 1,400m 고지 이상에서 자라는 구상나무는

소나무과의 상록 침엽수이면서 한국 특산식물이다.

구과의 색에 따라 푸른 구상, 붉은 구상, 검은 구상으로 불리는데

살아 백 년, 죽어 백 년이란 구상나무는

털진달래, 산철쭉과 더불어 봄의 한라산을 신선들의 정원으로 곱게 물들인다.

 

[구상나무 '수꽃']
[푸른 구상]
[붉은 구상]
[검은 구상]

한라산 해발 1.700~1,800m에는

상록 침엽수인 구상나무와 좀고채목 같은 낙엽활엽수 등이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빛내준다.

 

[분단나무]
[좀고채목(사스래나무)]
[마가목]
[섬매발톱나무]
[시로미]
[남벽]

남벽으로 가는 길~

웃방아오름에서 용출수가 솟아난다고 하여 '방아오름 샘'이라 하는데

방아오름 샘은 물이 말라 흔적만 남겼지만

그 주위로 봄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한라산 봄의 시작을 알리는 하얀색으로 수놓는 '세바람꽃'

고산지역에서 자라는 가녀린 미소 '애기괭이밥'

풍차를 닮은 행운의 열쇠 '설앵초'

한라산 습한 고지에 군락을 이룬 귀하디 귀한 '흰그늘용담'

기는줄기가 사방으로 퍼지는 '제주양지꽃'도 꽃잎을 활짝 열었다.

1,400m 고지 이상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세찬 비바람을 견디며 왜성화된 특징을 갖고 있다.

 

[털진달래]
[세바람꽃]
[애기괭이밥]

 큰괭이밥에 비해 꽃잎에 실선이 희미하다.

 

[설앵초]
[장대나물]
[솜나물]
[큰개별꽃]
[흰그늘용담]
[콩제비꽃]
[낚시제비꽃?]
[시로미와 노랑제비꽃]
[민눈양지꽃]
[제주양지꽃]
[바위미나리아재비]
[좀민들레]

 선명한 날씨 탓에 서귀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귀도, 제지기오름, 섶섬, 문섬, 범섬으로 이어지는 서귀포 앞바다가 시원스레 조망된다.

 

[남벽]

다시 만난 선작지왓 '털진달래'

쉬지 않고 흔들어대는 바람에 점점 맑아지는 하늘

짙고 화려한 진분홍 털진달래 꽃색은 꽃바다를 이루며 멈춰 서게 하고

자연이 빚어낸 마술 같은 풍광은 사각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다.

 

[털진달래]

진달래와 철쭉은 진달래과의 낙엽활엽 관목이다.

진달래는 꽃이 먼저 핀 후 잎이 나오는데

개화기는 4~5월로 깔때기 모양의 꽃은 꽃잎이 처음부터 따로 떨어져 있고

꽃잎은 독이 없어 식용 가능해 '참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라산 털진달래는 고산지역(해발 1400m 이상)에서 자라며 줄기 잎 뒷면에 털이 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 등 주로 정상 부근의 고지대에 분포한다.

철쭉은 잎이 먼저 나온 후 꽃이 피는데 개화기는 4월 말~6월 초다.

꽃은 통꽃으로 꽃색에 적갈색 반점이 보이고 꽃을 따면 꽃자루가 끈적끈적하다.

주걱모양의 잎은 4~5장으로 가지 끝에 돌려나고

식용이 불가능해 '개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성질 급한 '산철쭉']

수직의 바위들이 마치 병풍을 펼쳐 놓은 것처럼 둘러져 있는 모습

신들의 거처라고 불리는 영실 병풍바위는 한여름에도 구름이 몰려와 몸을 씻고 간다.

 

[병풍바위]
[영실기암과 오백나한]

마라도와 가파도, 송악산과 산방산까지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 이곳은 액자 속 그림이 되어준다.

 

[각시붓꽃]
[개족도리풀]
[눈범꼬리]
[둥근잎천남성]
[줄딸기]
[영실 '소나무 숲']

시원스레 떨어지는 계곡의 물소리

오후 햇살을 받은 영실 '소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상큼한 솔내음

녹음이 짙어가는 숲이 주는 건강함과 여유로움

잠시 쉼터가 되어주었던 산상의 정원 '선작지왓'의 진분홍 꽃바다는

코로나19로 숨막혔던 잃어버린 봄을 다시 찾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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