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흔적 '한라산 백록담 만수위'(2020.9.8. 화)
태풍이 남기고 간 뜻밖의 선물, 백록담 '만수' 장관을 연출하다.
바비, 마이삭에 이어 하이선까지 태풍 3개가 스쳐간 한라산 백록담
한라산에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부으면서 정상부의 분화구인 백록담에 물이 차 장관을 연출한다.
여름 한라산 만수위는 집중호우가 500~600mm 이상 쏟아져야 볼 수 있는데
강력한 태풍 마이삭은 한라산에 1,000mm가 넘는 물폭탄을 남겼고
하이선은 600mm의 비를 뿌려 늘 말라있던 한라산 백록담에 물을 가득 채웠다.
백록담은 화산 지형으로 터진 화구가 그대로 있어 물 빠짐이 좋아
물을 오래 가두지 못하고 고인 빗물은 일주일이면 빠져나간다.
백록담의 만수를 볼 수 있다는 설렘으로
새벽길을 달려왔지만 성판악 주차장은 벌써 만차를 알리고...
배려하는 착한 여행! 마스크 착용부터!
백록담까지 왕복(19.2km) 9시간 소요
진달래밭 통제시간은 12:30분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는 결국 사진 속으로 들어오고
급한 마음은 속밭까지 잰걸음으로 하루를 연다.
깔딱 계단을 지나고 진달래밭 대피소를 거치는 동안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는 청량감을 더해주고
뺨에 닿는 시원한 바람, 숲의 공기가 주는 아침의 힐링, 봄과 여름의 흔적
태곳적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멋진 풍광까지
한라산은 늘 감동을 전해준다.
한라산 해발 1,4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는
살아 백 년, 죽어 백 년이란 고산지대의 대표적인 상록 침엽수 '구상나무'
하얀 수피가 기형적인 모습에서 백골나무로 불리는 '좀고채목(사스래나무)'은
한라산의 혼효림을 대표하는 주인공으로
고산지대의 강한 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한라산을 빛내준다.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산상의 정원
한라산 특산식물은 우리나라 특히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한다.
정상으로 갈수록 고산지대의 혹독한 추위와 매서운 바람을 이겨내며
왜성화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 한라산 식물들은
태풍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귀한 모습으로 얼굴을 내밀며
생명의 끈질김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파란 하늘 담은 '백록담'
강력한 태풍 마이삭은 한라산에 1,000mm가 넘는 물폭탄을 남겼고
제10호 태풍 하이선은 600mm의 비를 뿌리며 쉼 없이 쏟아진 폭우는
하늘과 맞닿은 백록담에 호수를 만들어내고
거짓말처럼 하늘이 열리고 파란 하늘을 담아내며 가을이 내려앉았다.
쪽빛 물결이 반짝거리는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하늘정원
바닥이 드러나는 평상시와는 달리
태풍의 흔적은 또 하나의 한라산 비경을 만들었다.
정상(동능)에서 최종 하산 시간은 14:30분이다.
한층 높아진 하늘이지만 좁은 시야는
서귀포 시내와 앞바다,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잠시 뒤로 한다.
사라오름 분화구까지는 600m 정도로 계속 오르막이다.
계단을 벗어나니 야광나무 사이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신비로운 산정호수의 비경
한라산의 거센 바람과 세찬 비, 그리고 숲이 만들어낸 하늘호수
물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은 백록담에 버금가는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산정호수의 물이 산책로 위로 넘치면서 탐방객들이
출입금지를 무시하고 신발을 벗은 채 허리까지 차오른 탐방로를 건너가는 몰상식한 행위로
오전 11시부터 정상까지 통제되었다.
한라산 백록담 '만수'
작은 백록담이라 불리는 사라오름 산정호수 '만수'
파란 하늘에 흰구름은 멋진 그림을 그려내며 늘 말라있던 백록담에 하늘을 담은 파란 호수
햇빛에 반사되어 은빛 물결을 일으키는 하늘호수에는
신비롭고 비밀스러움이 숨겨져 있다.
태풍의 흔적은 한라산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비경을 만들어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고수목마의 절경, 제주 마방목지에서 만난 아름다운 광경
초록빛 들판과 붉은빛 하늘,
그리고 여유로운 말들의 늦은 산책까지
자연이 주는 경이롭고 아름다움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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