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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가을이 내려앉은 '하원 수로길'

by 고니62 2020. 11. 6.

가을이 내려앉은 '하원 수로길'(2020.11.3. 화)

 

천의 얼굴을 가진 한라산, 비로소 가을을 만나다..

 

[단풍나무]

하원 수로길은

한라산 중턱 숲이 울창한 구간에 

1950년대 후반 마을 주민들이 하원마을에 논농사용 물을 공급하여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고 

영실물과 언물을 하원 저수지까지 끌어오기 위해 만들어진 수로이다.

 

[낙엽길]

한라산의 주변을 잇는 둘레길은 주변 도로들이 개설되기 전까지  

한라산 등반코스로도 많이 이용되었던 길로 또 다른 길이 매력을 더해주고 

수로길에는 영실 존자암과 숯가마터, 수행굴, 무오 항일항쟁 발상지 법정사,  

화전마을 터전 등 역사, 문화와 관련된 유적들이 산재해 있어 

조상들의 숨결과 삶의 추억이 깃든 생태문화 탐방로이다.

 

하원 수로길은 영실 주차장에서 

영실 제1교를 지나 영실 등반로 방면으로 500m를 걸어가면 

길 오른편에 들머리가 보이고 한라산 둘레길(동백길)로 이어진다.

자연림 속에 수로를 따라 걷는 하원 수로길은 

편도 4.2km로 왕복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태양이 아침을 깨우는 시간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정겨운 소리 

오색 단풍이 아름다운 계곡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고인 물웅덩이에는 반쪽 하늘 풍경을 담아내며 장관을 연출한다.

몸과 마음을 토닥거리며 계곡 카페에서 잠시 쉬어간다.

 

[하늘을 담은 '물웅덩이']

가을 달빛이 아름다운 계절~

초록잎으로 덮여 그늘진 숲을 만들었던 수로길에는 가을이 내려앉았다.

 

[서어나무]

원시 자연림에 서 있는 듯 

오랜 세월을 혹 덩어리로 아픔을 느끼게 하는 서어나무의 처절한 몸부림

지상으로 노출된 거대한 암석을 흙으로 착각을 했을까?

단풍나무와 서어나무 등이 뿌리를 내린 자연의 신비스러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제주조릿대]

수로 양옆에는 흙이 유실되지 않도록 야자매트를 깔아 놓아 

수로를 따라 진행하기 때문에 걷기에는 큰 불편이 없지만 

수북이 쌓인 낙엽 때문에 길이 사라져 한참을 머뭇거리게 한다.

 

[수로길을 가득 채운 '낙엽']

수로의 기능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많은 비가 내리면 물이 흐르는 수로 

이곳에는 조상들의 숨결과 힘든 시절 삶의 애환과 추억이 서려있다.

지금은 힐링과 숲의 탐방을 위해 복원하고 개방된 생태문화 탐방로이다.

 

[쉼터]

초록잎으로 숲터널을 만들었던 그늘진 숲 

뿜어내는 싱그런 초록에너지는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긴다.

가을이 지나가는 바닥에는 나뭇잎을 떨구어내기 시작하고 

계절마다 제각각 아름다운 모습으로 꾸며진 수로길은 

한라산 중턱의 매력을 한껏 뽐낸다.

 

[단풍나무]
[당단풍나무]
[산딸나무]
[말오줌때]
[누리장나무]
[작살나무]
[정금나무]
[무엽란]
[주름조개풀]
[소엽맥문동]
[큰천남성]

열려있는 파란 하늘

하루가 다르게 색을 바꾸는 계절 

공기는 싸늘하지만 하늘은 쾌청한 가을 날씨 

꽃만큼이나 아름다운 단풍잎들은 햇살에 반짝거리며 

계절은 변함없이 또 새로운 나날을 선사한다.

 

[도순천]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운동의 중심지였던 '무오 법정사' 

3.1 운동보다 5개월 먼저 불교계가 주도한 

전국 최대 규모의 종교적 무장 항일운동의 발상지이면서 존자암으로 가는 

 '절로 가는 길'의 통과 지점이기도 하다.

 

[샘물]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남쪽에 찾아온 가을빛, 

봄보다 더 화려한 자연의 색은 저절로 힐링이 되고 

숲 속에는 연초록 이끼와 도토리, 요를 깔아놓은 듯 푹신한 낙엽은 

추억과 아름다운 가을 속으로 길을 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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