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귀한 '애기천마'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가 한차례 지나가고
파란 하늘과 계곡의 물소리는 언제 들어도 청량감을 더해준다.
하늘을 가린 어두운 숲,
낙엽 속에 숨어 땅을 뚫고 올라오는 발에 밟히기 딱 좋은 작아도 너무 작은 아이
이 귀한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만큼은 늘 설렌다.
한라산 자락의 숲
장맛비에 고온 다습한 기후적 요건은
여러 종류의 식물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간다.
애기천마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낙엽수림의 썩은 식물체에 기생하며 습기가 많은 산지의 숲에서 자라는
엽록소가 없는 부생 식물이다.
천마와 겉모양이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아 애기천마라 부르고
제주도,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 자생한다.
잎은 없고 긴타원형의 포는 막질이며 곧추선다.
줄기는 높이 5~15cm이고 3~10개의 비늘잎(난형)이 있다.
꽃은 연한 갈색으로
7~8월에 수상꽃차례로 5~15개의 꽃이 달린다.
산호처럼 가지를 뻗고 꽃 부분은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을 하고 있는데
앞부분이 튀어나오면서 꽃이 약간 벌어진다.
식물 전체가 살구빛 연갈색을 띤다.
키는 약 7cm 미만으로 아주 작고,
천마와 달리 덩이줄기가 없고 땅속줄기는 마디가 울퉁불퉁하며,
땅위줄기는 곧게 서거나 비스듬히 선다.
땅속줄기는 흰색의 산호 모양으로 굵고 옆으로 가지를 뻗는다.
열매는 삭과로 타원형이다.
한라산 자락의 숲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가는 식물들이 있다.
잎이 없는 하늘이 내린 '천마'
천마보다 작다고 붙여진 '애기천마'
워낙 작아 발견하기도 어려운 제주에서 자생한다는 '한라천마'
모두 희귀 식물로 보호하고 있는 식물들이다.
산속 발아래에서 피어나는 난초들~
여름철, 숲 속 자생지에는
스스로 광합성을 하지 않고 죽은 유기물질의 토양에서 자라는 부생란들은
주위를 잘 살피며 혹여나 밝힐까 조심조심 발을 내딛게 된다.
개화기가 워낙 짧아 몇 번을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귀한 존재감
무분별한 행위로 사라져 가는 모습이 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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