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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수도승의 모습 '성불오름'

by 고니62 2015. 1. 5.

수도승의 모습 '성불오름' (2015.1.4. 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성불오름은

표고 361.7m인 정상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오름의 모양새가 승이 염불하는 모습에서 혹은

오름에 '성불암(成佛庵)'이라는 암자가 있었던 연유에서

성불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오름 남,북에 두 개의 봉우리가 능선으로 이어지고,

얕게 패인 말굽형 굼부리는 골짜기를 이룬다.

골짜기 틈새를 오르는 고샅길에 '성불천(成佛泉)'이라는 샘이 있다.

 

오름의 매력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새를 달리하는데,

성불하는 승려의 모습과 남쪽 봉우리에 박혀있는 돌이 성불목장쪽에서 바라보면

수도승의 모습에서 '성불'이라 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1월인데도 파란 하늘과 봄이 가까이에 있는 듯 따뜻한 겨울 아침입니다.

올해 첫 산행이라 아침해가 뜨는 동쪽

'성불오름'을 시작으로~

 

 

 

 

 

드넓은 목장의 아침~

산책 나온 말들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한가롭게 노는 모습이 예뻐 보입니다.

목장길 따라 걷는 우리도 덩달아 즐거운 모습입니다.

2015년 청양띠 해에 내딛는 첫 발걸음은 힘차기만 합니다.

 

 

 

군데군데 눈이 묻어 있어 조심조심~

걸을때 마다 '뽀드득, 뽀드득' 아름다운 겨울소리가 들립니다.

눈 위에는 오르미들의 움푹 패인 발자국도 새들의 작은 발자국도 보입니다.

 

 

오름의 아래쪽에는 삼나무와 측백나무가 조림되어 있고,

장마의 시작을 알렸던 헛꽃이 아름다운 산수국은 파란 여름을 열어주었고,

 정상을 잇는 능선에는 억새가 만들어 내는 은빛 가을을 출렁이게 하고,

눈 속에서 솟아나는 성불천의 샘은 하얀 겨울을 만들어 줍니다.

정상 가까이에 자연스럽게 자라난 자연림과 바위는 오름을 더욱 신비스럽게 만듭니다.

샘물 마시러 '성불천'으로 들어가 볼까요~

 

 

 

 

 

 

 

 

삼나무 길~

 

 

 

 

 

편백나무 길~

 

 

 

빛 바랜 은빛 억새 길~

 

삼나무와 편백나무 군락지를 지나니

사방이 확 트인 억새의 아름다운 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눈 덮힌 한라산의 모습도, 주위의 오름군들도 광활한 들판이 펼쳐내는 아름다운 광경에

가슴을 활짝 열어 아침의 주는 신선한 공기를 듬뿍 마셔 봅니다.

 

 

소나무 군락지~

 

 

오름 정상에서는 확 트인 사방이 시원스레 조망됩니다.

한해 동안 무탈하고 건강한 오름 산행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 봅니다.

 

[동거미오름, 큰돌아비오름, 비치미오름, 백약이오름, 좌보미오름, 좌보미알오름, 개오름, 모구리오름, 영주산]

 

[좌보미오름, 좌보미알오름, 개오름, 모구리오름, 영주산]

 

[모지오름, 따라비오름, 새끼오름, 대록산, 소록산]

 

바람 한 점 없는 따뜻한 겨울 날씨는

갑마장길에 힘차게 돌아가게 했던 풍력발전기도 멈춰버리게 하는 마술을 겁니다.

 

 

가막살나무

 

파란 하늘과 소나무의 푸르름, 말라가는 빨간 열매는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날아가던 작은새는 동무들을 위해 겨울양식을 남겨 놓고 갔나 봅니다.

작은 배려는 큰 기쁨으로 돌아옵니다.

 

산수국

 

장마의 시작과 끝을 알려 주었던 산수국은 가화(헛꽃)가 뒤집어진 채

조용히 성불오름의 한 켠을 지키고 있습니다.

 

 

 

두 갈래 길이 나옵니다.

'성불천'으로 가려면 바로 내려가지 말고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성불천(成佛泉)

 

샘 곁에는 또 하나의 샘이 연결되어 있어 물줄기를 만들어 줍니다.

예전에는 정의현성 내의 성읍 주민들이 수량이 풍부해서 유일한 급수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먹는 샘물 수질기준 부적합'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2015년에는 '소원성취'하는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샘 안에 졸졸 흐르는 물줄기를 받아 마십니다.

그 덕에 얼굴에 긁힌 자국은 영광의 상처로 남습니다.

 

 

 

 

 

 

숲 속을 나오니 확 트인 시야가 시원스럽게 조망됩니다.

그늘진 나무 밑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어 겨울의 운치를 보여줍니다.

조용하고 한가로운 목장의 아침은 편안한 쉼터를 안겨줍니다.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말들의 사랑'

 

아주 가까이에 있는데도 도망가지 않고 친구하자고 얼굴을 내밉니다.

눈망울도 예쁘고 다리도 튼튼한 멋있는 말들입니다.

풀을 줬더니 한 녀석이 샘이 났는지 촉촉한 눈빛으로 쳐다봅니다.

자기도 밥 달라고~

 

 

 

시원스레 펼쳐지는 번영로

 

2015년 청양띠 해에 처음으로 오른 성불오름은

군데군데 눈이 쌓여 '뽀드득 뽀드득~'

정겨운 겨울소리가 1월의 시작을 기분 좋게 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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