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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영천오름(靈泉岳) 도드르길~

by 고니62 2015. 2. 2.

영천오름(靈泉岳) 도드르길~(2015.2.1.일)

 

서귀포시 상효동에 위치한 영천악은 

오름형태는 원형을 하고 있는 높이 277m의 나지막한 오름이다.

이 오름의 서쪽 기슭에 흘러가는 내(川)를 '영천천'이라 명명함에 연유하여

냇물 이름이 오름으로, 또는 오름 이름이 내(川) 이름으로 전이 되었다고 합니다.

 

과거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였던 이 곳의 주요 유적으로

중앙관리나 지방관리들은 물론 지나는 길손들이 유숙했던 영천관과

영천사라는 절이 있었다.

군사용 군마와 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명마를 골라내는 곳인 직사점마소,

예기라는 기생이 암벽 통나무 위에서 칼춤을 추다가 추락한 슬픈 사연이 있는 예기소,

큰 바위에 '관나암'이라는 마애명이 있다.

 

2월 첫째주 일요일~

새벽에야 잠들어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다.

한참을 이불 속에서 머리를 굴러 보지만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결국 천사가 내민 손에 이끌려 따뜻한 아침을 맞는 걸로~

찐 계란과 뜨거운 물을 보온병에 담고 만남의 장소로..

룰루랄라~~

 

 

 

2월의 첫날~

눈이 시리도록 파란 겨울 하늘...

서성로에서 보는 하얀눈에 덮힌 한라산은

여인이 드러누운 듯 부드러운 곡선이 아름다움으로 눈을 자극합니다.

한라산은 자꾸만 올라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원래 계획했던 예촌망을 포기하고 영천악으로~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에 주차를 하고

횡단보도를 지나니 영천악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보입니다.

 

내려가는 길에 솟대가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나도 반가워^*^

영천악이 품고 있는 기운을 가득 담을 생각에 

벌써 부터 마음은 울렁거립니다.

자! 출발해 볼까요~~

 

 

 

대나무로 에워싸인 아늑한 길을 지나니

한라산 백록담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에 멈추어 섰습니다.

여인의 얼굴 윤곽과 봉곳하게 솟아 오른 가슴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여

가슴이 '쿵쾅쿵쾅' 뜁니다.

한라산의 아름다운 모습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둘레길을 비켜선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갑니다.

길이 엇갈릴까봐 쳐진 뒷사람을 위해 잠시 기다려주는

작은 배려가 아름다운 우리들입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잠시 서서 뒤돌아 보았더니 내가 올라왔던 아름다운 길이 보입니다.

 

 

 

 

봄과 여름날~

고운 자태로, 아름다운 빛깔로, 진한 향기로 유혹했던 꽃들은

가을이 되어 아름다운 열매가 달렸습니다.

아름다운 숲길에는 반음지 식물인 호자나무, 백량금, 자금우, 산호수가 빨간 열매를

한껏 자랑하며 겨울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상을 지나 쉼터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가져온 간식거리와 향 좋은 커피는 늘 행복한 웃음을 만들어 줍니다.

같이 있어 좋고,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오래된 낡은 사진 속에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만나면 반가운 얼굴들입니다.

 

 

 

 

 

 

 

 

이 구실잣밤나무는

나무둘레가 6m이고 수령이 2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며

줄기가 네 갈래로 갈라진 형상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무의 생명력과 기운이 왕성하여 자손번창과 가족의 무병장수, 무사태평을

간곡히 기원하면 이루어집니다.

 

 

 

나무전봇대(1,950~1,960년대 사용)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50년전 아니 60년전에도 오늘이 있었겠지요.

이 전봇대는 50~60년전 오늘을 살던 이 곳 영천동 사람들의 희망의 빛이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놀이터와 쉼터였습니다.

술래가 나무전봇대에 얼굴을 묻고 열을 셀 때 꼭꼭 숨었던 이야기와

전봇대 밑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던 추억을 담고 있겠지요.

지금의 콘크리트 전봇대에 비하여 왜소하고 단단하지 않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연과 함께 하고, 추억을 담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일생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것은 지금 바로 내 앞에 있는 사람이다.

-톨스토이의 세가지 질문 중-

 

'사랑하는 연인(친구)과 영원한 사랑(우정)을 약속하면 이루어집니다.

지금 소중한 이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가세요'

라고 씌여 있네요..

 

 

 

 

 

 

 

 

 

 

 

'관나암(觀儺岩)' 마애명

 

관나암은 영천사와 영천관 사이 '영천천' 큰바위돌에

영천사에 머물던 스님의 각인 하였다고 탐라지 초본에 기록되어 있다.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마애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애명(磨崖銘)'이란 절벽 등 바위나 벼랑의 암석에 이름을 갈고 새긴 글을 말합니다.

 

 

 

 

영천악을 오르고 들레길 따라 나오니 큰 도로가 보입니다.

상효교를 지나면 원점으로~

 

영천악 가는 길은 빨간 진주들로 가득 찬

아름다움을 간직한 제주의 숨어 있는 보물이었습니다.

 

 

[도깨비뿔 닮은 빨간 작은공 열매가 아름다운 '호자나무'입니다.]

 

 

[콩짜개덩굴]

 

 

[석위]

 

 

[돌채송화]

 

 

[왼쪽:큰개불알풀, 동백나무, 산호수

오른쪽:마, 남오미자]

 

영천악 주위에는 계곡, 효돈천(돈내코)과 쇠소깍으로 이어지는 하천이 있어

한라산천연보호구역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곳입니다.

 

자연이 주는 넘치는 사랑과

늘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오늘도 소중한 하루로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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