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나라 공화국 '남이섬'(2022.9.26. 월)
살며시 찾아온 가을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이 쉬어가는 참 아름다운 계절~
정동진으로 가는 길에 나미나라 공화국 '남이섬'의 추억을 떠올리며 배에 올라탔다.
하늘까지 뻗어오르는 상록과 낙엽수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길,
가는 길마다 소박하게 피어난 들꽃들은 눈 마주쳐 잠시 쉬어가게 하고
강물로 에워싸인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다람쥐와 청설모가 함께 살아가는 숨 쉬는 정원 남이섬
스물여섯..
사나이의 용맹이 꺾인 남이장군이 유배를 당해 기거했던 곳이면서
남이장군묘가 있어서 '남이섬'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한강을 따라 동쪽으로 63km 지점에 가랑잎처럼 청평호수 위에 떠 있는 남이섬,
면적 46만 평방미터, 둘레는 약 5킬로미터에 이른다.
남이섬을 들어가려면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지나야 한다.
입장요금에는 왕복 도선료가 포함되어 있고 오후 시간이라 한산하다.
남이섬은 강원도 춘천시에 소속된 섬이지만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가평 나루에서 배를 타야 하기 때문에
경기도와 강원도를 사이에 두고 강을 건넌다.
배가 한 바퀴를 돌고 나더니 남이섬으로 출발한다.
펄럭이는 만국기와 한층 높아진 가을 하늘은 긴장감을 풀어주고,
하늘 위로는 집와이어가 지나간다.
두 마리의 고니가 입국을 허가하듯 반겨주며 날개를 파닥거리는 동안
남이 나루가 눈에 들어온다.
나미나라 공화국 입국을 환영합니다.
섬에 머무르는 동안 입국비자를 받고 여행 온 힐링의 주인공은 바로 나!
친구들과 떠나는 추억여행에 남이섬은 어떤 추억을 안겨줄지...
**남이섬을 둘러보는 방법
강변 따라 경관을 감상하면서 남이섬 둘레 한 바퀴를 구경할 수 있는
자전거, 전기자전거, 하늘 자전거, 스토리 투어버스와
남이섬의 중심역을 지나는 유니세프 나눔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남이섬 강변 둘레길을 스토리 투어버스를 타고
아름다운 강과 길 따라 먼저 둘러보면 좋을 듯하다.
다람쥐와 청설모는 도토리를 물고 후딱 지나가버린다.
남이섬을 휘젓고 다니는 앙증맞은 모습
상수리나무, 밤나무, 잣나무 열매가 떨어져 땅 위를 뒹굴지만
겨울 양식이 되어주는 도토리는 일부러 줍지 않는다.
MICE센터를 중심으로
여러 종류의 식당들과 휴게소, 전시관, 공연장,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방송국, 환경학교, 체험공방 등과 세미나실이 마련되어 있다.
북카페에서 잠시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며 쉬어간다.
스쳐 지나가는 욘사마와 지우히메의 아름다운 장면들
오래된 드라마인데도 여전히...
남이섬에서 가장 먼저 이슬이 내리는 곳으로
남이섬에서 나온 각종 폐품을 이용하여 조형물로 조성한 재활용 환경 정원이다.
소주병을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대부분 참이슬 병을 활용하여
'이슬 정원'이라 이름 붙였다.
메타세쿼이아 길 사이로 살짝 보이는 강물
이 아름다운 길에 잠시 머무르며 머릿속에 사계절 모습을 담아본다.
남이섬의 대표 명소 소개와 스토리텔링을 포함하고 있는
스토리 투어버스를 타고 강변을 따라 섬을 일주한다.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자작나무, 하얀 수피가 아름다운 나무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행객들이 눈에 들어온다.
'백합나무'라고도 부르는 튤립나무는 낙엽활엽수로
아직은 연녹색의 아름다운 잎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어 편안함을 준다.
녹황색 튤립 모양의 꽃이 하늘 위를 바라보며 5~6월에 피는데 향이 고운 밀원 식물이다.
이 작은 섬은 자연이 선물해주는 자연생태학습장이다.
덜컹거리는 투어버스 타고 창경원까지 가는 길에는
수양벚나무, 계수나무, 편백나무 군락지 등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상쾌함을 더해주고
나미나라 공화국 기상대가 설치되어 시시각각 날씨 상황을 전해주기도 한다.
갈대숲길과 헛다리를 지나니 낙우송과 산딸나무 군락지가 눈에 들어온다.
논습지에 노랗게 익어가는 벼
이곳 남이섬에도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해가 떠있는 방향으로 잎사귀들이 움직인다.
아침에는 동쪽을 향해, 그리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서쪽으로 향하는
아름다운 중국굴피나무의 모습을 오래 담고 싶었지만
투어버스는 휙 지나쳐버린다.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이곳을
2시간 정도 머물다 가는 마음이 못내 아쉬워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세 번째 스무살~
2박 3일 일정으로 떠나는 추억 여행길
생각이 같을 수는 없지만 오랜 친구들이기에
말하지 않아도 기억해주고,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격려와 배려, 그리고 감사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숨어있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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