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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제주 영등할망 신화공원

by 고니62 2023. 2. 20.

제주 영등할망 신화공원(2023.2.14. 화)

 

매년 음력 2월 초하루는 하늘의 북쪽 끝 

영등나라에서 이곳 제주까지 1만 8천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바람의 신 

천하를 바람으로 움직이는 영등할망이 오시는 날이다.

영등할망은 마지막 꽃샘추위와 봄 꽃씨를 가지고 제주섬에 찾아오는데 

할망이 맨 처음 도착하는 바람 길의 올레가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복덕개이므로 

제주사람들은 복덕개를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영등올레라 부른다.

영등할망이 오면 한라산과 세경너븐드르(뭍의 밭), 그리고 바당밭까지 씨를 뿌리고 

영등달 15일에 영등할망을 실은 배가 우도를 떠나야 제주에 봄이 온다.

그 때문에 제주사람들은 음력 2월을 영등할망이 들어와

봄 꽃씨를 뿌리는 달이란 뜻에서 영등달이라 한다.

 

[궤물동산]

영등할망이 처음 오시는 아름다운 제주의 마을 귀덕1리 

한림읍의 가장 동북쪽에 자리한 해안마을로 

사동, 하동, 중동, 성로동, 신서동 등 5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의 대표적인 밭담 유형 중 하나인 잣담이 많아 

'잣질동네'로 불릴 만큼 농어업문화의 다양한 가치를 품고 있는 마을이다.

귀덕1리의 옛 이름은 '돌여', 또는 '돌덕'으로 

마을 북쪽 바다에 썰물 때만 드러나는 돌섬인 큰여와 작은여가 있어 붙은 이름이다.

해안에는 예로부터 귀덕포로 표기된 '모살개'와 복덕포로 표기된 '복덕개'가 있다.

귀덕1리는 제주문화의 특징인 반농반어의 생활과 문화가 뚜렷이 남아있는 곳으로 

제주신화 속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갯국화]
[땅채송화]
[갯패랭이꽃]

바람 축제의 서막은 영등신맞이 환영제가 

귀덕리 복덕개, 제주영등할망 신화공원에서 시작된다.

 

[영등좌수]

하늬바람 부는 궤물동산 

할망을 보좌하는 영등좌수는 풍류를 좋아하는 문신으로

한라산에 꽃을 피우는 꽃성인이며, 세경너븐드르에 곡식을 파종하는 곡물신이다.

영등좌수는 영등에 와서 풍수지리에 능통한 한라산신 보름웃도를 만나 

함께 하늬바람 길을 따라 한라산과 넓은 세경너븐드르에 

식물도감을 찾고 확인하는 꽃씨의 감상관이다.

 

[귀덕포구(모살개)]

제주포구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귀덕포구(모살개)는 

안캐와 중캐, 밖캐와 같은 3판 구조를 옛날 방식 그대로 잘 간직하고 있는 포구이다.

가장 안쪽인 안캐는 태풍 때 배를 피하거나 배를 수리하던 곳이고, 

중캐는 밀물이 되면 나갈 배가 정박하였고, 밖캐는 수시로 드나드는 배를 정박하였다.

돌방파제를 겹겹이 쌓아 태풍을 막을 수 있게 만들어졌고 

수중암초인 여(물속의 큰 바위)는 파도를 막아주었다.

 

[영등우장]

영등할망을 도와주는 영등신들 중에

비 날씨를 예보하는 일관을 영등우장이라 한다.

영등달에 비가 오면 "올해는 비옷 입은 영등이 왔다."라고 한다.

영등우장은 할망이 일으키는 매운 칼바람에 비우자(雨) 색깔을 입히고, 

궂은비 날씨에 대비해 비옷까지 입고 온다.

 

[불턱]
[영등할망 딸]

영등할망이 제주 올 때는 딸을 데리고 올 때가 있다.

딸은 언강이 너무 좋아서 할망은 바람도 빨리 거두고 가서 

그해는 봄이 일찍 든다고 한다.

 

[되물]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대수층을 따라 흐르다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물을 용천수라 한다.

제주도의 여러 마을들은 용천수를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용천수(산물)는 식수원이자 생명수인 것이다.

그 물의 양은 그 마을의 인구수를 결정하는 근간이 되었다.

현재는 중산간개발과 도로개설 등으로 수량이 감소하고 

용천수 자체가 파괴되어지고 있다.

 

[귀덕본향당]

영등나라는 지구의 북쪽 끝 시베리아에 있는데 

여기엔 추위와 함께 온갖 바람의 씨를 만드는 영등하르방이 산다.

제주에 영등이 들려면 영등하르방이 영등바람의 씨를 만들어 할망에게 내어주어야 한다.

영등하르방은 영등 2월 초하루 남방국 제주를 찾아가는 

영등할망의 바람주머니에 오곡의 씨앗과 봄 꽃씨를 담아주는 신이다.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영등대왕]

세상의 북쪽 끝 영등나라엔 영등대왕이 얼음산과 서북풍을 지키고 있다.

영등할망이 제주에 왔다가 바람을 뿌리고 가는 내방신이라면 

대왕은 영등할망이 영등바람을 뿌리며 제주의 새봄을 준비하는 동안 

영등나라의 긴 겨울을 지키는 외로운 대왕이다.

 

[영등할망]

음력 2월 영등달의 바람의 축제

영등할망(해신)은 바람의 여신이자 내방신(來訪神)으로 

할망이 가져온 바람은 겨울과 봄 사이에 제주에 불어오는 서북계절풍이다.

할망이 봄을 만들기 위해 뿌리는 바람은 

1만 8천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할망의 변덕이라 한다.

때문에 할망이 뿌리는 칼바람은 헤아릴 수 없지만

할망은 영등에 뿌린 바람은 다 거둬간다.

음력 2월 초하룻날에 꽃샘추위와 함께 바람길의 올레 귀덕1리 복덕개로 들어왔다가 

보름동안 바다밭에는 해산물 씨앗을, 밭에는 온갖 곡식의 씨앗을 뿌려주며 제주 산야를 구경하고 

음력 2월 15일 남풍(마파람)이 불면 우도를 마지막으로 제주를 떠나간다.

 

[거북등대]

영등할망 신화마을 '귀덕1리'

귀덕1리는 제주시내에서 서쪽으로 25km 지점에 위치하여

한림읍에서 제일 먼저 손님을 맞이하는 곳으로써 한림읍의 16 절경 중의 하나인 

귀덕 석잔도 거북등대에서 바라보는 석천예와 미역 따는 해녀들의 모습, 

그리고 배들이 들고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할망의 착한 며느리]

영등할망은 며느리를 질투하고 싫어한다.

영등며느리는 세지만 곧은 하늬바람 같은 신이다.

며느리는 할망이 아무리 궂은 척 해도 할망의 기분을 맞춰준다.

착하고 부지런하고 어질고 반듯한 영등며느리는 바다에 들면 

바당밭에 전복, 소라, 미역, 전초 등 해초의 씨를 뿌려주는 좀녀의 수호신이다.

 

[큰이물]
[영등호장]

영등호장은 성깔 없고 무게 없는 영등바람 같지 않은 바람이다.

영등할망이 맵고 아린 바람과 마지막 꽃샘추위를 선사하기 전에 

호장은 너무 빨리 햇빛을 내리고 

사람보다 먼저 날이 덥다고 얇은 옷 하나만 걸치고 온 신 '헛영등' 

말만 영등이지 옷 벗은 영등, 심심한 영등이다.

그 해는 빨리 여름이 온다.

 

[도대불]

도대불은 선박의 항로를 알려주는 등대와 기능이 같은 신호유적으로

제주도 해안마을 포구에 설치되어 있다.

도대불은 마을 주민들의 필요에 의하여 만들어졌고 

과거 도민들에게 기초적인 생계수단인 어업문화를 보여주는 흔적이자 유산이다.

 

[복덕개포구]

복덕개포구는 천연암반을 이용한 복어형태의 형국으로 

옛부터 복덕개라 불렀으며 귀덕리에 처음으로 포구가 되어 '큰개'라고도 불리어 왔다.

영등할망(해신)은 복덕개로 들어오면 

어민, 해녀들은 복덕개포구 서쪽 돈지빌레에서 영등용왕제도 지냈다.

 

[영등별감]

할망의 아래쪽 마파람 부는 갯가 

영등별감은 바다에 물고기 씨를 뿌려주는 어부들의 영등이다.

별감은 무장이라 창과 방패를 가지고 바다에 불어오는 

태풍을 창으로 찌르고 방패로 막으며 배를 단속한다.

그러나 화가 나면 폭풍을 몰고 와 배를 부수는 풍랑의 신이기도 하다.

15일 제주를 떠날 때는 영등달의 금승을 풀어주는 배방선의 신이다.

 

[빌레 용암]

귀덕마을의 해안선은 매우 평평한 암반조간대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거북등같이 규칙적으로 갈라진 암석의 표면구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 빌레 용암(파호이호이 용암류)을 귀덕리 현무암이라 한다.

 

 

제주 바람의 신화 

음력 2월 영등달의 바람 축제 

봄을 만들기 위해 뿌리는 바람 '영등바람' 

제주 바람을 대표하는 신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제주 영등할망 신화공원 

아무리 추워도 귀한 바람이니 귀덕리에서 영등바람을 몸소 느껴보자.

칠머리당 영등굿을 비롯한 제주 전 지역의 영등굿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