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2편)
겨울을 지나 언 땅을 뚫고 일찍 봄을 맞는 작은 들꽃부터
겨울이 오기 전에 수분을 마치려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생명의 꽃들은
제주의 세찬 바람과 뜨거운 태양,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바닷길을 시작으로 올레길, 곶자왈, 오름, 계곡, 한라산 둘레길과 정상까지
수없이 걷고, 오르고 내리기를 하는 동안
발아래 작은 꽃들의 속삭임은 늘 감동을 준다.
봄꽃의 향연, 여름꽃의 향기, 가을꽃의 동화, 겨울꽃의 여행
사계절 들꽃세상을 계절별로 담아본다.
진분홍 꽃잎이 더없이 아름다운 논 풍경
봄바람에 하늘하늘 일렁이며 들녘 가득히 무리 지어 곱게 피었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한껏 뽐을 낸 우리들의 놀이 꽃밭
자운영은 그 자체만으로도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물질의 덫에 이제 곧 시름시름 색을 잃어간다.
자운영(紫雲英)은 군락을 이루어 꽃이 한꺼번에 피는 모습이
마치 연분홍색 구름이 피어 오른 듯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아침, 깨어나는 시간
온 힘을 다해 꽃대를 치켜세우고
누가 돌보지 않아도 꿋꿋하게 피어나는 들꽃들의 움직임 속에
익숙한 풍경이지만 자연은 늘 겸손하게 한다.
드넓은 태역밭에는 스치는 봄바람에 멈출 줄 모르는 작은 꽃잎들
이름을 알 수 없는 들꽃까지 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선주름잎은 줄기가 곧게 서며 주름잎에 비해 꽃부리가 2배 이상 길다.
소박하지만 눈이 머무는 곳마다 예술을 담은 들꽃들~
작은 바람에도 흔들거리는 들꽃의 고운 자태는 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냥 지나쳐도 좋으련만 들꽃들의 움직임을 담고 또 담아내며
길에서 만난 들꽃과 보낸 하루가 설렌다.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어야만이 볼 수 있는 들꽃들은
작은 바람에도 흔들거리며 수수하지만 고운 자태는 걸음을 멈추게 하고
들꽃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늘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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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3편)가 이어집니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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