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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추자도를 걷다...

by 고니62 2023. 11. 26.

추자도를 걷다...(2023.11.20~21)

 

17일 제주 산지에 대설경보가 내려지면서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결항 등 뱃길에 차질이 빚어졌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제주항을 떠나는 퀸스타 2호 

쾌속선은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 물결을 타고 꿀렁꿀렁...

제주항을 떠나 1시간 10여 분 만에 도착한 상추자항 

걱정과 달리 바다와 사람이 동화되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섬은 봄날이다.

바다가 건네주는 아침 

자연스레 나바론 하늘길에 시선이 멈추고, 

상추자항은 제주에서 가장 높은 상추자 올레(18-1코스)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상추자항]

제주여행의 시작 추자도(秋子島) 

제주도로부터 4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제주의 다도해 

제주와는 또 다른 제주 상·하추자도, 횡간도, 추포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가 모여 있는 군도 '섬 속의 섬 추자도'는 

제주도에 속해 있지만 풍속은 전라도에 가깝다.

 

[마을 프로젝트 '다 함께 춤추자']

낚시꾼들의 성지이자 올레꾼들의 필수 코스 

'죽기 전에 꼭 걸어봐야 할 제주올레 길'로 꼽히는 

상추자 올레 18-1코스는 추자도를 구석구석 만날 수 있는 길이지만 

봉골레산 주변 공사로 첫날은 상추자올레 18-1 구간을 줄여 걷고 

둘째 날은 버스 타고 대왕산 황금길(18-2코스), 추자 등대,

추자도의 백미 나바론 하늘길  또 다른 매력의 추자도를 채워본다.

완주보다는 바람이 머무는 섬 추자도의 가을을 걷자 

그리고, 꼬닥꼬닥 걷다가 힘에 부치면 그만 걷자...

 

[추자교]
[참굴비 조형물]
[추자올레 안내도]

묵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은 섬이 아니라 

깊은 산 중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아늑하고 아름다운 숲길이 이어진다.

 

[돈대산 경방초소]
[우묵사스레피나무]
[장구밥나무]
[남오미자]
[갯쑥부쟁이]
[구절초]
[바위솔]

땅바닥 돌 틈에 숨어 애타게 기다렸을까?

그 많던 바위솔은 어디로 가고 홀로 남아 애간장을 태운다.

 

[돈대정과 올레 중간 스템프]
[돈대산 정상에서 바라 본 풍광]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

추자도의 숨은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섬 내 최고봉인 돈대산(해발 164m) 정상에 서면  

바람이 허락한 추자도이지만 오늘만큼은 잔잔한 파도와 바람 한점 없는 날씨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섬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움, 

눈 덮인 한라산과 하추자도 마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걷다가 힘들다가도 이 기막힌 풍경을 마주하면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 준다.

올레 중간 스탬프를 찍고 저마다의 아름다움으로 추자도를 품었다.

 

[추석산 소원길]
[추석산 일제 진지동굴]
[학교가는 샛길]
[엄바위장승]
[횡간도와 흑검도]
[예초리 기정길]
[눈물의 십자가]

111번째 천주교 성지순례길 

물생이 끝 바위에 눈물형상의 십자가와 두 살 아기 황경한

 

[신대작지]
[황경한의 눈물]
[전망대]
[황경한의 묘]
[사방오리나무]
[사자섬 뒤로 눈덮인 한라산]

바다가 움푹 들어온 곳에 동글동글 몽돌이 깔려있는 몽돌해안 

뒤쪽으로 언덕이 감싸고 있어 아늑하고 운치가 있다. 

파도는 뭔가 아쉬운 듯 거칠게 밀려오면

음악을 연주하는 듯 달그락거리는 몽돌 부딪히는 맑고 경쾌한 소리 

깨끗하고 청명한 날씨 탓에 한라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모진이 몽돌해안]
[올레 18-1코스 종점인 신양항의 거인]
[돈대산과 추자초등학교 신양분교장]
[신양2리 '장작평사']

애매한 시간 탓에 예초리 5시 30분 출발 버스를 타기로 했다.

그땐 몰랐다, 중학교 하교시간과 겹칠 거란 걸...

신양항을 출발하여 걷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장작평사 버스정류장 

만원 버스에 겨우 몸을 맡긴 채 어둠이 깔린 묵리 고갯길을 힘겹게 올라가는 공영버스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잠시, 

학창 시절 등·하교 콩나물 버스 추억이 떠올라 나쁘지만은 않았다.

불빛 속 항구를 기억하는 동안 추자의 밤도 깊어간다.

 

[대왕산 올레 중간 스탬프]

둘째 날~

상추자항에서 9시 출발하는 공영버스를 타고 

대왕산 입구에서 하차, 하추자 18-2코스는 역 올레로 

놀멍놀멍 쉬멍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대왕산 황금길을 걸었다.

 

[용둠벙]
[용둠벙 전망대]
[대왕산 황금길]

대왕산 황금길은 2022년 추자도에 새롭게 열린 길로

추자면 신양2리의 도움으로 18-2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을 함께 일구어 완성했다.

대왕산 산꼭대기에서 바라본 하추자 앞바다와 하늘은

서로 다른 파란 빛깔로 맞붙어 있다.

산봉우리를 넘나들며 드넓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길에는

겹겹이 보이는 섬의 봉우리들, 산봉우리 아래는 끝없이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한 발짝 걸을 때마다 감췄던 비경을 들춰내며 새로운 풍광을 쏟아낸다.

 

대왕산을 내려와 장작평사에서 다시 공영버스로 추자교까지 이동했다.

폐가에 마을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우뚝 솟은 추자 숟가락나무, 

볼거리가 충만한 묵리 마을은 다음을 기약한다.

 

[추자도 올레길 해안 데크 산책로]
[멋스러운 소나무]

'제주도의 다도해 추자도' 

추자등대까지 좁은 오르막 숲길이 이어진다.

상추자도의 산 정상에 위치한 추자등대는 제주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등대로 

제주해협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밤길을 안전하게 인도한다.

 

[추자등대]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추자군도의 전경이 사방을 둘러싸는 주황빛 지붕이 특징인 영흥리 마을부터 

상추자항까지 상추자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추자교와  하추자도의 아름다운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추자군도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유일하게 한라산과 다도해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추자군도 섬들이 마치 바다 위에서 뛰노는 돌고래 모습처럼 

42개의 크고 작은 섬들의 장관이 펼쳐지는 곳이다.

 

[추자등대에서 바라본 풍광(다도해 방향)]
[추자등대에서 바라본 풍광(한라산 방향)]
[참굴비 조형물]
[코끼리 바위]
[나바론 절벽]

대서리 소재 속칭 '용둠벙'에서 산, 큰산 및 등대전망대로 이어지는 

능선의 바닷 쪽 경사면을 '나바론 절벽'이라 부른다.

추자주민이 자랑하는 추자의 비경, 절벽의 능선을 따라 조성된 '나바론 하늘길'은 

상추자 대부분과 추자군도의 크고 작은 섬들을 발아래 품고 있을 만큼 

상추자의 근간을 이루는 해안절벽 위로 난 2.1km의 험한 산길로 

깎아내릴 듯한 절벽과 주위 풍광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정상에 오르면 추자항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능선을 타고 불어오는 작은 바람에도 절벽의 높이에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나바론 절벽은 추자도에 낚시 온 외지인들이 

이곳의 절벽이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나바론 요새'에 나오는 

절벽처럼 지형이 험하다고 하여 '나바론 절벽'으로 부르다 보니 

지역주민들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나바론 하늘길]

추자도 탐방의 백미 '나바론 하늘길' 

사방이 수평선으로 터진 바다, 하늘 아래 가장 짜릿한 트레킹 구간, 

아름다운 기암괴석들과 날카로운 절벽, 길게 펼쳐진 하늘을 향하는 오르막 절벽의 아찔함, 

해안선을 따라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와 바다 위를 떠다니는 섬들의 군무, 

빼어난 해안절경과 청정바다, 장엄하고 경이로운 자연이 내린 감동 

구불구불 길을 낸 나바론 하늘길을 걷는 맛이 제대로다.

 

[나바론 하늘길 '전망대']
[말머리 형상]
[나바론 절벽]

용둠벙 전망대로 가는 숲길을 지나 

탁 트인 절벽을 바라보면 온몸으로 전율이 느껴진다.

 

[용둠벙]

상추자 나바론 하늘길의 끝 

용둠벙은 용이 노는 웅덩이와 같다는데서 유래된 것으로 

둠벙은 '물 웅덩이' 방언으로 물이 고인 곳을 뜻한다.

 

[후포해변]

과거 강풍을 피하고 순풍을 기다린다는 뜻에서 

'후풍도'로 불릴 만큼 바람이 사람을 지배하는 바람의 섬 추자도 

와보지도 낯설지도 않은 조용히 걸을 수 있는 매력이 넘쳐나는 추자도 

그 길 위에는 정겨움이 있어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가능했던 도전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서 있기만 해도 영화가 되어주는 절경, 마음속에 꼭꼭!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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