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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겨울 '노루손이 오름'

by 고니62 2023. 12. 27.

겨울 '노루손이 오름'(2023.12.25. 월)

 

온 세상이 반짝이는 12월...

폭설이 내린 제주, 중산간 높은 산지에 눈이 쌓여 

언 곳이 있으니 산간도로는 교통안전에 유의하라는 안내 문자 

하지만 산록도로는 이미 제설작업을 끝내 교통에는 별문제가 없다.

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붐비기 전에 일찍 서둘러 

가자! 자연 눈썰매장으로...

 

[노루손이 오름]
[어승생악]
[자연 눈썰매장]

가을의 억새와 메밀꽃 풍경이 아름다웠던 초원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겨울 풍광으로 

노루손이 오름 일대에 눈이 쌓여 장관을 연출한다.

좁은 도로에는 일렬로 주차된 차량들로 벌써 혼잡하고 

눈썰매를 타기 위한 행렬이 이어지는 동안 

누군가 진심으로 만든 동글동글 제법 멋스러운 눈사람이 나를 맞아준다.

 

[노루손이 오름]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노루손이 오름은 

높이 616m, 비고는 136m로 난이도가 높지 않아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이지만 

소나무와 삼나무, 그리고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노루손이 오름의 노리는 노루의 고유어로 

노루가 많이 살아서 노루사냥으로 이름났던 오름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넓은 초지는 눈으로 뒤덮혀 자연스레 차량 진입을 막고 있다.

 

[노루손이 오름 출입구]

입구에서 바라본 소나무가 아름다운 노루손이 오름 

조금 머뭇거리다가 무릎까지 오는 눈밭을 지나 탐방로로 들어서자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겨울소리는 귀를 맑게 해 주고 

인적이 드문 조용하고 한적한 빽빽하게 숲을 이룬 울창한 길은 온통 하얀 세상이다.

싱그러움을 더해주는 초록초록 귀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자연이 만들어낸 크리스마스 트리가 사열하듯 늘어서서 반긴다.

 

[소나무]
[산담]
[산담]
[눈 덮인 산담]
[분홍 리본]

숲길이 아름다운 한적하고 나지막한 오르기 좋은 오름 

평지가 대부분이라 걷기에는 큰 불편이 없고 

겨울 싱그러움을 담은 공기마저 기가 막힌 소나무 길 

눈이 쌓여 갈림길을 놓칠 수 있지만 나무에 표시된 분홍 리본이 길을 안내한다.

오른쪽 오르막을 올라도 앞서 간 발자국 따라 직진해도 

정상에서 만나게 된다.

 

[삼나무]
[편백나무]
[색바랜 억새]

정상이라는 특별한 풍경 없이 

삼림이 우거져 바깥 풍경을 담기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햇빛이 들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 

숲의 바다를 건너는 듯 

숲 사이를 헤치고 나가는 길이 가파르고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정상을 내려오다 다시 만난 소나무가 있는 풍경 

우아한 아름다움이 있는 소나무는 

따뜻한 기후와 적당한 햇빛을 좋아하는 대표적인 침엽수이다.

 

[소나무]
[산수국]
[어승생악]

걷는 내내 공기마저 초록으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맑은 기운이 그대로 전해진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희미한 한라산 능선과 어승생악이 드러나고 

기슭 주변으로는 넓은 목장지대가 펼쳐진다.

 

[노루손이 오름 들머리]

특별한 볼거리나 유명한 포토 스팟이 있는 오름은 아니지만 

엽서의 그림 속을 여행하 듯 힐링 숲길을 걸으며 

제주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끼며 산책하기에 매력이 있는 오름이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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