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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산책하기 좋은 '고근산'

by 고니62 2024. 3. 14.

산책하기 좋은 '고근산'(2024.3.12. 화)

 

여전히 꽃샘추위와 비소식...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오랜만에 고근산 가는 길은 

겨울 한라산의 모습을 드러내고 차창 안으로 들어오는 봄햇살은 

나를 밝게 해주는 고마운 마음으로 아침을 열게 해 준다.

 

[고근산 주차장]

예전에는 길가에 주차하고 다녔지만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넓은 주차장이 여유 있어 주차하기에 편하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산책하며 걷기 좋은 

제주올레 7-1코스 중간 지점에 위치한 고근산은 

산책과 운동을 위하여 방문객이 늘면서 새로운 운동 휴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장딸기]

담벼락에는 봄의 전령사 장딸기 

큼지막하게 핀 하얀 순백의 미에 이끌려 자연스레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다.

주차장에서 고근산로를 따라 100m를 더 진입하면 입구에 도착하고 

정상까지는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등산로 입구]

호근리는 서귀포 앞바다에 있는 

범섬(虎島)이 가까이 보이는 마을이라 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서귀포시 서호동에 위치한 고근산은 

서귀포시 신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기생화산으로 

표고 396.2m로 산정부에는 깊지 않은 원형분화구를 갖고 있는 오름이다.

고근산(孤根山)은 주위에 산이 없이 외로운 산이라는 뜻으로 

예전에 호근리에 소속되어 있어 호근산으로도 불려지기도 한다.

 

[산책로]
[먼지버섯]

지그재그로 난 정비가 잘된 계단(854 계단) 

올라온 계단 숫자와 정상까지 남은 계단수를 적어 놓았다.

강인한 생명력으로 겨울을 견뎌낸 털머위 

산책로를 노란색으로 수놓았던 꽃대는 잘려나가고 막 연둣빛 잎을 달고 

삼나무 아래는 먼지버섯이 일렬로 정열 되어 있다.

 

[지압발판]

정상가는 길에는 체력단련기구와 의자가 설치되어 있고

오름 정상 부근에는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정상까지 50M]

조선시대에 섬 남쪽의 정의현과 대정현을 가르던 고근산 

예전에는 풀밭오름이었다고 하지만 오름 중턱에는 

단풍나무, 상수리나무, 밤나무, 소나무, 삼나무, 편백나무 등이 조림되어 있고 

정상 부근에는 자연석과 산철쭉, 예덕나무, 사스레피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계단이 많고 삼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

고근산은 그리 높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지는 않지만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탁 트여 있어 

마라도에서 지귀도까지 제주 바다와 서귀포시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라산과 범섬 사이에 서귀포칠십리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구름에 갇혀 눈 덮인 한라산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지만 

마음속에 담아 가는 서귀포, 학수암으로 불리는 '각시바위', 

이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버린다.

 

[정상 전망대]

굼부리 안에는 내 키보다 훌쩍 자란 색 바랜 억새가 길을 안내한다.

 

[굼부리]

오롯이 나만의 세상 

전설상의 설문대할망 방석인 동그랗고 예쁜 굼부리 

세상 시끄럽던 소리는 사라지고 봄바람과 열린 하늘이 전부인 굼부리 

은빛물결 억새와 띠로 가득 찼던 가을날의 굼부리 바닥은 빛바랜 모습으로 변해 버렸지만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풍광에 설레었을 얼굴들이 연상된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굼부리']

오름의 굼부리에는 전설 속의 거신(巨神) 설문대할망이

심심할 때면 한라산 정상부를 베개 삼고, 고근산 굼부리에는 궁둥이를 얹어,  

앞바다 범섬에 다리를 걸치고 누워서 물장구를 쳤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매화나무]
[산철쭉]
[봄, 산철쭉이 아름다운 산책로]

봄과 여름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화려한 꽃들 

 새들의 늦은 도시락이 되어주었던 겨울 내내 탐스런 열매 

굼부리를 빠져나오니 일찍 꽃망울을 터트린 산철쭉이 반겨준다.

 

 

시원스레 조망되던 억새길을 지나니 아름다운 편백나무길이 나온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잠시나마 나무가 주는 좋은 기운은 

머리를 맑게 해 주며 상쾌한 아침을 열어준다.

 

[올레7-1 중간스탬프]

넉넉한 시간 탓에 짧은 산행은 

완주는 아니지만 역올레로 엉또폭포까지 걷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7-1 고근산]
[돌탑]
[사스레피나무]
[백량금]
[목이]
[먼지버섯]

겨울딸기의 초록 잎사귀는 지천으로 널브러져 있고, 

땅바닥에는 낙엽들이 푹신한 길을 내어준다.

갈색으로 바싹 말라 떨어진 밤나무, 상수리나무도 한몫을 하고, 

겨울을 지나 초록의 잎들은 봄빛으로 가득 찼다.

 

[털머위]
[수리딸기]
[자주괴불주머니]
[남산제비꽃]
[봄까치꽃(큰개불알풀)]
[주인 잃은 안경]
[흰겹동백]
[서향]
[수선화]
[엉또폭포]

한라산 지역에 70mm 이상의 큰비가 내려야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폭포다.

평소에는 50m 높이의 기암절벽이지만 

큰 비가 내리면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큰비가 내린 뒤 '엉또폭포']

폭우가 지나간 뒤 뜻밖의 선물 

산책로 옆으로 기암절벽과 울창한 천연 난대림 

나무 사이에 숨은 그림처럼 감춰진 위용을 드러낸 비밀의 폭포 

항상 볼 수 있는 폭포가 아니기에 더욱 귀한 비경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는 귀를 힐링시키며 장관을 연출한다.

 

[원나라(몽골) 금은보화 숨겨둔 곳(유력)]
[맥문아재비]
[금귤]
[동백나무가 아름다운 산책로]

물러가는 겨울이 아쉬운 듯 새로 시작되는 봄과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따뜻한 행복으로 가득 채우는 시간,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잠시지만 봄햇살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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