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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세복수초 피는 '거친오름'

by 고니62 2024. 3. 16.

세복수초 피는 '거친오름'(2024.3.14. 목)

 

봄이 문을 여는 심술부리는 3월~

언 땅을 녹이던 봄햇살은 쉼없이 쏟아지는 봄비, 

그리고 지독한 추위와 힘겨루기를 한다.

오랜만에 찾아와준 봄햇살 아래 밀려드는 그리움은 보고픔으로 이어져 

설렘을 담은 봄아기씨들을 그저 만나고 싶은 하루이다.

 

[절물자연휴양림]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을 가지면서 

주변 풍광이 숨막히게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봉개동에 위치한 '거친오름'은 

숲길 관찰로와 상시관찰원이 조성되어 있는 '제주노루생태관찰원'과 

숲과 마음이 하나 되는 곳인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삼울길]

삼나무가 울창한 '삼울길' 

하늘을 찌를 듯한 50여 년생의 통 바람이 부는 수직의 정원에는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로 만든 장승들이 크게 웃어주고 

울창한 쑥쑥 자라 쑥대낭(삼나무) 길을 걷는 동안 

초록으로 가득한 은은한 숲 향기에 몸과 마음까지 맑아진다.

 

[제주상사화]
[구멍으로 보는 삼울길]

삼울길을 지나 장생의 숲길로 들어서자 

연일 내리던 비와 거센 바람, 그리고 꽃샘추위를 이겨내며 용기를 내준 

봄의 전령사 '세복수초'는 무성하게 자라고,  

숲 속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기 전 차가운 땅 위로 남들보다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난 

하얀 치맛자락을 살랑거리던 변산 아씨 '변산바람꽃'은 

봄바람 타고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산책로]
[세복수초]
[변산바람꽃]
[산쪽풀]

장생의 숲길, 숫모르 숲길, 노루생태관찰원 방향표지판 

두 갈래 길에서 노루생태관찰원 방향으로 들어선다.

 

[세복수초]

변산바람꽃과 함께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전령사 

능선마다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는 

초록 치마에 샛노란 저고리로 갈아입은 세복수초가 꽃길을 만들었다.

 

[생태연못]

흙 냄새, 풀 냄새, 나무 냄새, 

낮은 언덕을 오르면 숲이 주는 자연의 냄새, 

지저귀는 새들의 고운소리까지 눈물날 것 같은 그림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그리고 마주한 거친오름은 어서 오라고 재촉한다.

 

[정자에서 바라본 눈 덮힌 한라산]
[거친오름]

이름 그대로 거칠게 솟아 있는 산봉우리, 

자연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산세가 거칠고 험한 기생화산 '거친오름' 

몸집이 크고 산세가 험해 전체적인 모습이 거칠어 보이는 데서 유래되었다.

크고 작은 여러 줄기의 산등성이가 사방으로 뻗어 내리고 

북향으로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이루고 있다.

산등성이 사이사이에 깊은 골이 파여 있어 전체적인 산세가 매우 복잡한 편이다.

비탈면 전체에는 낙엽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해송과 상록활엽수가 드문드문 섞인 울창한 자연림을 이루고 있다.

 

 

발에 닿는 굴곡, 세월이 느껴지는 앙상한 숲길 

보송보송 하얀 솜털이 앙증맞은 '새끼노루귀'가 기지개를 켠다.

 

[새끼노루귀]
[세복수초]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경관 

오랜만에 속살을 보여주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봉곳하게 솟아오른 크고 작은 오름 군락들의 파노라마 

바농오름~족은지그리오름~큰지그리오름~민오름~절물오름 등 

고즈넉한 중산간의 잊을 수 없는 풍광은 눈을 즐겁게 한다.

 

[거친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오름 군락]

빗장을 활짝 연 바람도 멈춘 자연을 머금은 정상 

낙엽 위로 황금접시를 연상하는 봄의 전령사 세복수초의 환상적인 모습 

야생화 꽃밭을 꿈꾸며 따스한 햇살 아래 봄의 왈츠가 한창이다.

 

[세복수초]

숲 속 나무들이 초록색을 감췄기에 

초록 치마에 샛노란 저고리로 곱게 차려입은 황금 꽃길은 환상적이다.

 

[세복수초]

햇빛이 스며들고 바람이 내준 길 위에는 어김없이 찾아와준 봄꽃들 

이른 시간이라 꽃잎을 닫았던 봄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람도 멈춘 따스한 햇살 아래 봄의 왈츠가 한창이다.

보송보송 솜털을 달고 기지개 켜는 앙증맞은 '새끼노루귀' 

진분홍 봄이 매력적인 '(분홍)새끼노루귀' 

자주색 줄무늬가 특이한 '큰괭이밥'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난 '큰개구리발톱' 

햇살이 퍼지듯 하얀 속살을 드러낸 '꿩의바람꽃' 

작지만 품위 있는 모습이 별을 닮은 노란 별 '중의무릇' 

고양이 눈을 닮은 '산괭이눈' 

앙증맞은 이름도 별난 골짜기의 황금 '흰털괭이눈' 

종달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 '현호색'의 화려한 외출이 시작되었다.

 

[새끼노루귀]
[큰괭이밥]
[큰개구리발톱]
[큰개별꽃]
[꿩의바람꽃]
[중의무릇]
[민족도리풀]
[산괭이눈]
[흰털괭이눈]
[현호색]
[뱀톱]
[삼울길 쉼터]

숲과 마음이 하나 되는 곳 

험한 숲이 어수선하고 우거져 거칠게 보인다는 '거친오름' 

자연이 주는 편안한 휴식과 치유할 수 있는 숲 속 쉼터 역할을 한다.

꽃샘추위와 거센 바람을 이겨내며 용기를 내준 

숲과 더불어 살아가는 꽃 아기씨들 

따스한 햇살에 빗장이 열린 봄, 꽃 아기씨들은 앞을 다투어 봄소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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