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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눈종(snowbell) '때죽나무'

by 고니62 2015. 1. 29.

눈종(snowbell) '때죽나무'

나무이야기12




때죽나무과 / 낙엽활엽소교목

학명 : Styrax japonicus

꽃말 : 겸손





5월.. 따스한 봄날이 시작되면 산골짜기 계곡 따라 가는 길에는 은은한 꽃향기가 코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 채 대롱대롱 매달려 꽃동무들과 "학교종이 땡땡땡~"을 부르며 재잘거리는 아이들 앞에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만리까지 간다는 때죽나무의 향은 기분 좋은 하루를 열어준다.




껍질이 어두운 흑갈색이어서 마치 나무에 때가 잔뜩 낀 것 처럼 보인다고 해서 때죽나무이다.

때죽나무의 과피는 독성이 있어 덜 익은 열매를 찧어서 물에 풀면 물고기들이 순간 기절하는데 '떼로 죽는다'하여 때죽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때죽나무의 열매를 으깨어 냇물에 풀어 물고기를 잡았는데 아주 재밌고 독특한 쓰임새가 많은 나무이다.




하얀색으로 곱게 단장한 아이들은 2~5개씩 땅을 향해 어긋나게 달려 있고, 밑에서 피기 시작한 꽃은 종모양으로 끝까지 핀다.

꽃부리는 5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수술은 10개이고 수술대의 아래쪽에는 흰색 털이 보인다.

영명으로 snow bell(눈종)이라 하는데 하얗게 핀 꽃이 고개 숙여 땅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웃는 모습이 눈으로 만든 하얀종을 닮았다.






많은 꽃을 만드는 밀원(蜜源) 식물이어서 다양한 곤충들이 꽃 주위를 들락거린다.

때죽나무에는 곤충의 애벌레들의 집인 충영이 자주 보이기도 하는데 꽃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고, 잎의 가장자리에는 약한 톱니가 보인다.






가을(7~9월) 회백색의 반질반질한 열매는 타원 모양으로 긴 꼭지에 매달려 있는데, 익으면 껍질이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한방에서는 종자를 약용으로 활용하고, 나무가 단단하여 목재는 농기구와 가공재 등으로 쓰인다.





씨앗에 들어있는 '에고사포닌'은 기름 때를 없애주는 성분이 있어서 빨래 때를 없애준다고 하여 비누대용으로 사용했고, 열매에 기름 성분이 풍부해서 쪽동백나무와 함께 동백기름을 대신했는데, 여자들의 머릿기름이나 등잔불의 원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때죽나무 열매를 푼 물에 빨래를 했던 옛 어른들의 지혜가 돋보이기도 한다.


제주어로 '종낭'이란 정감가는 이름 때죽나무의 산뜻한 내음이 사방으로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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